(인터뷰)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 "패밀리기업 조직, R&BD의 큰 장될 것"
“K클럽이 단순한 원내 친목단체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R&BD(사업화 연계기술개발)의 큰 장이 될 겁니다.”
최근 과학기술계는 ‘코리아 연구개발 패러독스(Korea R&D paradox)’라고 불리는 고비용·저효율 R&D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 비중이 어느덧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상황이 됐지만, 세계 시장을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이 여전히 더딘 데다 경제성장에 이바지 하는 정도도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는 것이다. 예전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 이때, 새삼 K클럽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은 최근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K클럽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패밀리기업 단체 중에선 처음으로 사단법인화됐다”고 밝혔다.
‘패밀리기업’은 출연연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을 선정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이전하는 사업이다. ‘K클럽’은 KIST 패밀리기업의 단체명이다. 출연연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수천 개의 패밀리기업을 지정·확보한 곳도 있다. 이러면 대개 주먹구구식으로 허술하게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KIST는 2020년말 K클럽 9기까지 뽑아 현재 100개 기업만을 엄선해 지원하고 있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관리가 어렵다는 게 제해준 본부장의 생각이자 원칙이다. 제 본부장은 1985년 KIST와 인연을 맺은 후 재료공학자로서 28년, 기술 이전·사업화 업무를 8년간 하면서 연구와 행정을 모두 꿴 ‘R&BD계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K클럽의 사단법인 설립을 이끌었다.
K클럽 전체 회원사의 면면을 보면 평균 20년 업력에 매출은 약 150억원 수준이다. 제 본부장은 “100개 기업 매출을 다 합치면 약 1.5조 원 정도 된다”면서 “회원사 어떤 사장님은 ‘1조 클럽’이라고도 부른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부분의 출연연은 설립 목적에 맞는 기업들로만 패밀리기업을 구성, 운영하는 반면 KIST는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른다. 국내 유일한 종합연구기관으로 차세대 반도체, 센서, 에너지 등 다학제적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를 테면 5G(5세대 이동통신)의 필수 소재인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는 KIST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물질 특허를 획득한 결과다. 통신·전자·소재 분야 연구력이 결합해 이룬 성과다.
제 본부장은 이번 사단법인화로 K클럽의 무게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뜻 맞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대형사업을 수주할 수도 있다"며 "K클럽 사무국이 만들어지면 KIST는 회원사 간 협업·공동 R&BD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기업은 늙은 회사도 회춘하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고 제 본부장은 강조했다. K클럽 회원사 중엔 업력 30년 가량의 중기·벤처들도 있다. 이중엔 사업아이템이 시대에 뒤떨어져 새 아이템 발굴에 목맨다. 제 본부장은 “이런 회사들이 연구소와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독창적 영역을 개척해 나가게 되면, 새 아이템을 얻어 살아남게 되고, 그러면 일자리도 그대로 유지된다"며 "나라 경제 회복에 이만한 치료제가 없다"고 했다.
KIST는 AI(인공지능) 기반 원격 수술로봇 개발 연구, 다분야 빅데이터 생성·활용기술, 차세대 양자 컴퓨팅 기술, 극한환경 미래소재 등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연구를 폭넓게 가져가며, 이런 원천기술들이 회원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공동연구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KIST K클럽의 궁극적인 방향은 ‘글로벌 히든챔피언’이다. 패밀리기업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국책연구소가 보증해줘 해외 진출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란 설명이다. KIST는 이를 위해 최근까지 이란과 베트남, 중국의 국책연구소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해왔다.
제 본부장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즈음엔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 많아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중심으로 물꼬를 트고 있고,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2018년엔 이란나노위원회와도 손을 잡았다"며 "그들이 우리 K클럽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더니 최근 우리랑 비슷한 ‘I클럽’을 만들었다고 알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근 과학기술계는 ‘코리아 연구개발 패러독스(Korea R&D paradox)’라고 불리는 고비용·저효율 R&D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 비중이 어느덧 세계 1, 2위를 다투는 상황이 됐지만, 세계 시장을 선도할 원천기술 개발이 여전히 더딘 데다 경제성장에 이바지 하는 정도도 이전에 비해 약해졌다는 것이다. 예전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한 이때, 새삼 K클럽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제해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기술사업전략본부장은 최근 서울 성북구 KIST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K클럽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 패밀리기업 단체 중에선 처음으로 사단법인화됐다”고 밝혔다.
‘패밀리기업’은 출연연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벤처기업을 선정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이전하는 사업이다. ‘K클럽’은 KIST 패밀리기업의 단체명이다. 출연연마다 다르지만 많게는 수천 개의 패밀리기업을 지정·확보한 곳도 있다. 이러면 대개 주먹구구식으로 허술하게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KIST는 2020년말 K클럽 9기까지 뽑아 현재 100개 기업만을 엄선해 지원하고 있다. 그 이상을 넘어가면 관리가 어렵다는 게 제해준 본부장의 생각이자 원칙이다. 제 본부장은 1985년 KIST와 인연을 맺은 후 재료공학자로서 28년, 기술 이전·사업화 업무를 8년간 하면서 연구와 행정을 모두 꿴 ‘R&BD계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해 12월 K클럽의 사단법인 설립을 이끌었다.
K클럽 전체 회원사의 면면을 보면 평균 20년 업력에 매출은 약 150억원 수준이다. 제 본부장은 “100개 기업 매출을 다 합치면 약 1.5조 원 정도 된다”면서 “회원사 어떤 사장님은 ‘1조 클럽’이라고도 부른다”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부분의 출연연은 설립 목적에 맞는 기업들로만 패밀리기업을 구성, 운영하는 반면 KIST는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른다. 국내 유일한 종합연구기관으로 차세대 반도체, 센서, 에너지 등 다학제적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를 테면 5G(5세대 이동통신)의 필수 소재인 고강도 아라미드 섬유는 KIST가 국내 최초로 개발해 물질 특허를 획득한 결과다. 통신·전자·소재 분야 연구력이 결합해 이룬 성과다.
제 본부장은 이번 사단법인화로 K클럽의 무게감이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뜻 맞는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대형사업을 수주할 수도 있다"며 "K클럽 사무국이 만들어지면 KIST는 회원사 간 협업·공동 R&BD를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패밀리기업은 늙은 회사도 회춘하게 만드는 효능이 있다고 제 본부장은 강조했다. K클럽 회원사 중엔 업력 30년 가량의 중기·벤처들도 있다. 이중엔 사업아이템이 시대에 뒤떨어져 새 아이템 발굴에 목맨다. 제 본부장은 “이런 회사들이 연구소와 융·복합 연구를 통해 독창적 영역을 개척해 나가게 되면, 새 아이템을 얻어 살아남게 되고, 그러면 일자리도 그대로 유지된다"며 "나라 경제 회복에 이만한 치료제가 없다"고 했다.
KIST는 AI(인공지능) 기반 원격 수술로봇 개발 연구, 다분야 빅데이터 생성·활용기술, 차세대 양자 컴퓨팅 기술, 극한환경 미래소재 등 원천기술 확보에 대한 연구를 폭넓게 가져가며, 이런 원천기술들이 회원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공동연구를 수행해나갈 예정이다.
KIST K클럽의 궁극적인 방향은 ‘글로벌 히든챔피언’이다. 패밀리기업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국책연구소가 보증해줘 해외 진출이 비교적 수월한 편이란 설명이다. KIST는 이를 위해 최근까지 이란과 베트남, 중국의 국책연구소와 MOU(업무협약)을 체결해왔다.
제 본부장은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즈음엔 베트남 진출에 관심이 많은 기업이 많아서 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을 중심으로 물꼬를 트고 있고, 중동시장 개척을 위해 지난 2018년엔 이란나노위원회와도 손을 잡았다"며 "그들이 우리 K클럽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더니 최근 우리랑 비슷한 ‘I클럽’을 만들었다고 알려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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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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