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수용 수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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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을 때 제한된 경작지에서 작물 생산성을 높이고 소실되는 토양의 영양분을 보충하려면 '비료'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무기질비료'는 토양의 산성화와 온실가스 배출 우려에 의해 국가 차원의 사용량 감축 노력이 이어진다.
정부는 환경보호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올해까지 농업용 무기질비료 12% 감축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대안으로 '완효성(緩效性) 비료'의 사용이 꼽힌다.
완효성 비료는 말 그대로 물에 천천히 녹는 비료다. 질소와 인, 칼륨 등으로 구성돼 있는 비료 원물에 미세한 폴리머 입자를 도포하고 토양 속 수분과의 삼투압을 활용해 작물에 필요한 만큼의 영양분을 공급한다.
토양에 시비한 후 양분이 천천히 공급돼 비료 이용률을 높이고 유실이나 용탈에 의한 양분 손실을 최소화한 비료다. 무기질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토양 침출, 유출수를 통한 양분 손실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생력화(노동력 절감)가 가능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일부 비료 업체들이 완효성 비료 제품을 상용화해 판매 중인 가운데,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계약을 맺은데 이어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 수출을 앞두고 있는 '수인'의 행보가 주목된다.
비료 녹는 시간 6개월~1년 자유자재 설정 2020년 설립된 수인은 전라남도 순천 해룡산단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수인의 완효성 비료는 폴리머 코팅 속 비료가 녹는 시간을 6개월에서 1년까지 작물에 따라 자유자재로 설정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수용 수인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료는 폭우가 내리는 등 수분을 과하게 공급받으면 땅에 뿌려진 비료가 예정보다 빨리 녹아 작물이 이를 흡수하기 전에 하천과 바다로 씻겨 내려간다"고 했다.
김 대표는 "완효성 비료는 폴리머 코팅의 정도를 미세하게 조정해 작물에 따라 이론적으로 원하는 시기에 비료를 한 번만 뿌려도 필요한 영양분의 공급이 가능하다"며 "기존 비료 이용량의 8분의 1만 사용해도 고품질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비료 사용량의 감소는 환경보호와 탄소중립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작물들이 흡수하지 못하고 흘려 보내는 비료 성분이 상당하다. 토양 깊은 곳과 지하수, 하천, 바다 등에 쌓이면서 토양오염과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등 각종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 SNI 인증 획득 하지만 국내 비료시장의 경우 완료성 비료는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기존 비료업체들의 지배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인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았다.
수인은 지난해 인도네시아국가표준(SNI)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 진출 자격을 얻었다. 김 대표는 "비료 포장지에 라이센스 번호를 찍고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것은 국내 기업 중 수인이 최초"라고 했다.
수인의 생산설비는 연 1만~1만5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올해 5000톤을 수출하고 이듬해 1만톤, 이후 판매량을 매년 1만톤씩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말레이시아·태국 수출을 위한 라이선스 취득 등 사전 준비 작업들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그는 "올해부터 매출이 300~400억원 나오며 계속 확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봄·가을 작물이냐에 따라 비료 시비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동남아시아는 항상 여름이기 때문에 1년 내내 꾸준히 수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게는 1년까지 분해 속도를 조절하는 완효성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수인이 가장 잘 만든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외국산 비료의 가격대가 원물 대비 높게 형성돼 있지만 수인은 해외의 3분의 2 수준의 가격을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TI, 기술고도화 및 해외 진출 지원 수인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산·학·연·정 교류형 네트워크인 과학기술정보협의회 '아스티'(ASTI)의 소속사로서 KISTI로부터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KISTI는 수인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팜트리 관련 식용·산업적 활용에 대한 분석물을 제공했다. 식물성 기름과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되는 팜트리 내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완효성 비료 적용 방안을 제안하고, 기술분석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했다.
수인이 SNI를 획득하고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KISTI의 전문적 분석이 바탕이 됐다. 특히 KISTI는 출연(연) 지역조직 협의체와의 공동 R&D(연구개발)을 추진하며 수인의 기술력이 한층 고도화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박형욱 KISTI 호남지원장은 "완효성 비료의 생분해성 코팅 방안에 대한 공동 R&D를 실시했다"며 "한국농수산대학과 연계해 인도네시아 실증지 내에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수집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데이터 수집·분석에 나선 것은 수인이 단순히 '비료 생산업체'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농업기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용 대표 자체도 농가나 농업쪽 출신이 아닌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이다.
김 대표는 "제약도 그렇고 식품도 그렇고 좋은 원료가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다. 그 앞단에 있는 것이 농업에서 나오는 작물인데, 이 작물 데이터를 가진 회사가 없다"며 "결국 농업에도 AI와 데이터가 붙어야 한다. 비료는 농업의 원천기술 중 하나로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농업 데이터를 플랫폼화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처럼 땅이 넓고 농업으로 돈을 벌면서도 농법이 고도화되지 않은 곳에 진출해 우수한 농작물이 생산되고 식량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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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을 때 제한된 경작지에서 작물 생산성을 높이고 소실되는 토양의 영양분을 보충하려면 '비료' 사용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무기질비료'는 토양의 산성화와 온실가스 배출 우려에 의해 국가 차원의 사용량 감축 노력이 이어진다.
정부는 환경보호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올해까지 농업용 무기질비료 12% 감축을 목표로 설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대안으로 '완효성(緩效性) 비료'의 사용이 꼽힌다.
완효성 비료는 말 그대로 물에 천천히 녹는 비료다. 질소와 인, 칼륨 등으로 구성돼 있는 비료 원물에 미세한 폴리머 입자를 도포하고 토양 속 수분과의 삼투압을 활용해 작물에 필요한 만큼의 영양분을 공급한다.
토양에 시비한 후 양분이 천천히 공급돼 비료 이용률을 높이고 유실이나 용탈에 의한 양분 손실을 최소화한 비료다. 무기질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토양 침출, 유출수를 통한 양분 손실과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생력화(노동력 절감)가 가능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일부 비료 업체들이 완효성 비료 제품을 상용화해 판매 중인 가운데,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와 계약을 맺은데 이어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 수출을 앞두고 있는 '수인'의 행보가 주목된다.
비료 녹는 시간 6개월~1년 자유자재 설정 2020년 설립된 수인은 전라남도 순천 해룡산단에 기반을 두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수인의 완효성 비료는 폴리머 코팅 속 비료가 녹는 시간을 6개월에서 1년까지 작물에 따라 자유자재로 설정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김수용 수인 대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비료는 폭우가 내리는 등 수분을 과하게 공급받으면 땅에 뿌려진 비료가 예정보다 빨리 녹아 작물이 이를 흡수하기 전에 하천과 바다로 씻겨 내려간다"고 했다.
김 대표는 "완효성 비료는 폴리머 코팅의 정도를 미세하게 조정해 작물에 따라 이론적으로 원하는 시기에 비료를 한 번만 뿌려도 필요한 영양분의 공급이 가능하다"며 "기존 비료 이용량의 8분의 1만 사용해도 고품질의 작물을 재배하도록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비료 사용량의 감소는 환경보호와 탄소중립으로 이어진다. 김 대표는 "작물들이 흡수하지 못하고 흘려 보내는 비료 성분이 상당하다. 토양 깊은 곳과 지하수, 하천, 바다 등에 쌓이면서 토양오염과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등 각종 환경 문제의 원인이 된다"고 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인도네시아 SNI 인증 획득 하지만 국내 비료시장의 경우 완료성 비료는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 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기존 비료업체들의 지배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인은 해외에서 활로를 찾았다.
수인은 지난해 인도네시아국가표준(SNI) 인증을 획득하며 현지 진출 자격을 얻었다. 김 대표는 "비료 포장지에 라이센스 번호를 찍고 인도네시아에 수출하는 것은 국내 기업 중 수인이 최초"라고 했다.
수인의 생산설비는 연 1만~1만5000톤을 생산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에는 올해 5000톤을 수출하고 이듬해 1만톤, 이후 판매량을 매년 1만톤씩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말레이시아·태국 수출을 위한 라이선스 취득 등 사전 준비 작업들도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다.
그는 "올해부터 매출이 300~400억원 나오며 계속 확장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봄·가을 작물이냐에 따라 비료 시비 시기가 정해져 있지만 동남아시아는 항상 여름이기 때문에 1년 내내 꾸준히 수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길게는 1년까지 분해 속도를 조절하는 완효성 비료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수인이 가장 잘 만든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외국산 비료의 가격대가 원물 대비 높게 형성돼 있지만 수인은 해외의 3분의 2 수준의 가격을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STI, 기술고도화 및 해외 진출 지원 수인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주관하는 국내 최대 산·학·연·정 교류형 네트워크인 과학기술정보협의회 '아스티'(ASTI)의 소속사로서 KISTI로부터 동남아시아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KISTI는 수인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팜트리 관련 식용·산업적 활용에 대한 분석물을 제공했다. 식물성 기름과 바이오 연료의 원료가 되는 팜트리 내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완효성 비료 적용 방안을 제안하고, 기술분석과 함께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했다.
수인이 SNI를 획득하고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KISTI의 전문적 분석이 바탕이 됐다. 특히 KISTI는 출연(연) 지역조직 협의체와의 공동 R&D(연구개발)을 추진하며 수인의 기술력이 한층 고도화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박형욱 KISTI 호남지원장은 "완효성 비료의 생분해성 코팅 방안에 대한 공동 R&D를 실시했다"며 "한국농수산대학과 연계해 인도네시아 실증지 내에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축하고 데이터 수집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데이터 수집·분석에 나선 것은 수인이 단순히 '비료 생산업체'에 그치지 않고 '데이터 농업기업'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수용 대표 자체도 농가나 농업쪽 출신이 아닌 연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이다.
김 대표는 "제약도 그렇고 식품도 그렇고 좋은 원료가 좋은 결과물로 이어진다. 그 앞단에 있는 것이 농업에서 나오는 작물인데, 이 작물 데이터를 가진 회사가 없다"며 "결국 농업에도 AI와 데이터가 붙어야 한다. 비료는 농업의 원천기술 중 하나로서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료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농업 데이터를 플랫폼화할 것"이라며 "동남아시아처럼 땅이 넓고 농업으로 돈을 벌면서도 농법이 고도화되지 않은 곳에 진출해 우수한 농작물이 생산되고 식량 물가가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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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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