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창업은 안된다?...매출·수출 성과 터진 경남 스타트업, 비결은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2.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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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랩 경남센터 1기 성과공유회 개최
코드오브네이처 등 7개사 남다른 성과
2기 발대식·투자자 네트워킹 행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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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랩 경남센터 1,2기들이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시리즈벤처스
디노랩 경남센터 1,2기들이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시리즈벤처스
# 액상 항균·바이러스 소재를 개발한 한국재료연구원 연구소기업 트윈위즈는 국내 최대 필름 생산업체인 도레이첨단소재에 올해 초도 물량을 공급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양산·납품에 나선다. 이 소식이 시장에 알려진 뒤 국내 G사, C사, P사 등 대기업의 러브콜이 연이어 쏟아졌다. 트윈위즈는 이들 기업과 함께 현재 의료·조리·미용·위생용 라텍스 제품 등에 항균 코팅제를 추가하는 PoC(기술검증)을 진행 중인데 정식 발주가 이뤄지면 내년 매출액이 2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에선 섬유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독일의 호헨슈타인 연구소와 일본 항균제품기술협의회(SIAA)에서 품질 인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해외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국내 경제 주역으로 부상한 스타트업의 수도권 편중현상이 지속하면서 지역창업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상남도 소재 초기 스타트업들이 매출, 수출, 특허 등 잇따라 성과를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은 경남 양산시 물금신도시 미래디자인융합센터에서 '디노랩 경남센터 1기 성과공유회'를 개최했다. 디노랩경남센터의 별칭은 'G스페이스동부'로 경남도와 우리금융이 경남도 창업 활성화를 위해 만든 거점 중 하나다. 디노랩은 올해 금융기관 액셀러레이터(AC) 최초로 비수도권 센터를 설치하고,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지역 불균형 극복, 지역 창업 활성화, 그룹 계열사 연계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목표로 활동해왔다.

이날 행사에선 지난 10월 공모를 통해 선정된 트윈위즈를 비롯해 프로소프트, 스템덴, 하이셀텍, 코넥시오에이치, 코드오브네이처, 플렉시블 7곳이 디노랩 지원을 받아 이뤄낸 실적을 각각 발표했다. 디노랩 측은 1기 선정 후 전용 업무공간, 세무·회계·법률·특허 등 전문가 컨설팅, 투자유치, 우리금융 그룹사와의 협업,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디노랩 경남센터 1기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먼저 이끼 포자 인공배양기술을 활용해 황폐화 된 토양을 복원하는 솔루션 '모스비'(MosBy)로 2021년 창업한 코드오브네이처는 올해 해외수출 계약을 통해 25만달러(약 3억 600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전 세계 기상 이변으로 홍수, 대형산불 등이 잇단 발생하면서 피해 지역 복원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 그 수혜를 톡톡히 본 것이다.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는 "보통 산림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드는 데, 기존 공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4분의 1만으로도 복원 작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큰 호응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코드오브네이처는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으로부터 각각 5억원,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0억원, 세계 3대 사모펀드인 EQT파트너스의 사회공헌재단 EQT파운데이션으로부터 10만 유로(1억5000만원)의 투자를 획득했다. 기술 고도화 부문에선 그간 신규로 출원한 특허 및 논문이 22건에 달한다. 박 대표는 "세계 토양 복원 시장 규모가 26조원에 이른다"며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한편 내년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템덴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시리즈벤처스
스템덴이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시리즈벤처스
2021년 부산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원창업기업으로 시작한 스템덴은 치아 상아질 재생치료제를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올해 △R&D(연구개발) 기획 지원사업(양산시) △바이오헬스기업 맞춤형 지원사업(양산시)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IP-R&D 전략 지원사업(한국특허전략개발원) 등 연구과제를 잇달아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국제 스타트업 경진대회 '싱가포르 SLINGSHOT 2024'에서 헬스·바이오메디컬 도메인 우승 및 그랜드파이널 2위를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물류창고에 필요한 입출고 관리, 물품 조립·해체, 주문·재고 관리 기능을 지원하는 종합솔루션 '로지스프로'를 개발한 프로소프트는 올해 현대글로빌스, 현대로템, 한화오션 등 굵직한 대기업 고객사를 여럿 확보했다. 또 경상국립대학교 창업중심대학사업단의 '창업도약패키지'에도 선정, 솔루션 고도화를 위한 투자와 지속적인 맞춤형 기술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밖에 표적항암제를 개발하는 하이셀텍은 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원료생산계약을 체결하고, 판교에 지사를 설립하는 한편 '전이성 암표적 압타머 혁신신약' 개발 등 총 14억원 규모의 국책사업 3개를 수주했다. 전자상거래 사업자 정보 및 공공 데이터를 분석하는 'CAH'와 B2C 마케팅 분석툴 '매모판'을 운영하는 코넥시오에이치는 조만간 IPO(기업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 자리엔 킥더허들(개인 맞춤형 영양제), 크리스틴컴퍼니(스마트신발 제조 솔루션) , 엔돌핀커넥트(하이퍼캐주얼 게임 개발), 링크업(온라인 주류유통플랫폼), 휴밀(식물성 밀크 파우더), 다다닥헬스케어(소아과 비대면진료기기) 등 새롭게 선발된 경남센터 2기 기업들의 발대식과 더불어 이들이 보유한 기술과 비즈니스를 소개하는 전시회도 열렸다.

이와 함께 투자 네트워킹 행사도 가졌다. 이 자리엔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 △부산연합기술지주 △와이앤아처 △서울랩파트너스 △코업파트너스 △TAPL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크립톤 △지앤텍벤처투자 △신용보증기금 △다래전략사업화센터 △우리금융캐피탈 △우리벤처파트너스 관계자가 참석했다.

우리금융지주 김성현 부장은 "디노랩은 경남을 시작으로 충북, 베트남 등 국내외 센터를 개소했으며, 내년엔 부산, 전북에서 추가로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서울 경기로 집중된 사업협력 및 투자를 지역에 있는 우수 창업기업에까지 확장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 산업 육성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디노랩 경남센터를 모델로 한 '전국 디노랩 네트워크'를 구축 완료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 투자사들이 참여한 토크콘서트/사진=시리즈벤처스
지역 투자사들이 참여한 토크콘서트/사진=시리즈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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