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스타트업씬] 9월 4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응급신고 전화에서 단 몇 초라도 줄일 수 있다면…"
2012년 12월 14일, 미국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한 남성이 교직원,어린이 등 26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샌디훅 총기난사 사건이다. 당시 이 근처에 살았던 이들 중 예일대에 진학한 청년 셋이 있다. 마이클 차임, 딜런 글라이처, 닐 소니는 사건 7년 후인 2019년 예일대를 중퇴하고 스타트업 프리페어드(Prepared)를 설립했다.
경험 탓일까, 이들이 만든 것은 학교 관리자를 위한 공공 안전 앱. 학교 총격사건 대응에 집중했다. 그런데 다른 영역에도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 한국의 119에 해당하는 미국 911 긴급 콜센터다. 프리페어드는 최근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이끈 시리즈B 라운드에서 2700만달러(약 355억원)를 투자유치했다고 밝혔다.
유선전화 기반 오래된 911시스템, 웹기반·위치확인 가능하게 이들의 핵심기술은 발신 휴대폰이 허용만 한다면 911 긴급 신고전화를 받는 대응요원(디스패처)이 발신자의 실시간 GPS 위치를 알게 한다. 디스패처는 전화 외에 문자와 이미지도 수신하고 발신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의 '이머전시 SOS 라이브 비디오' 기능이 있는 아이폰이라면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미 규제 당국에 따르면 911 대응 시간을 단 1분만 단축해도 매년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많은 911 센터가 유선전화 기반으로 설치됐다. 때문에 발신자 위치 검색, 이미지나 SMS 처리 등 달라진 통신환경에 어울리지 않았다. 미 당국도 전국 5500개 이상의 911 콜센터 현대화를 위해 수년간 인터넷 기반의 통신망 '차세대 911'(NG911)을 구축해 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에 프리페어드 공동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차임은 자사의 기술이 911 긴급 전화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비상 대응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각 통화의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며 "911 신고 전화에서 단 몇 초라도 절약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페어드는 디스패처에게 웹 기반으로 통화기록을 보여주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주소 및 비상 상황에 대한 설명과 같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항목을 추출한다. 특히 번역 서비스도 주목 받는다. 텍스트 번역은 물론, 디스패처가 AI 생성 음성을 사용해 스페인어 사용자와 채팅할 수 있는 도구를 출시했다.
911 긴급신고는 미국내 외국계 시민이 늘어난 데 따른 문제도 안고 있다. 영어가 익숙지 않은 신고자의 경우 정확한 위치나 처지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 이 대목에서 실시간 번역과 음성생성을 통해 언어장벽을 깨는 혁신은 눈에 띈다.
차임은 "대도시에서 비영어권 인구가 증가하면서 (실시간 번역은) 시급한 요청"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통화에 참여하기 위해 몇 분이 더 걸릴 번역가·통역사에 의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배민?…"주문시스템 너무 구려" 창업한 대학생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일본 스타트업 디니(Dinii)가 4800만 달러(74억6000만엔)를 투자유치했다. 우리돈 약 631억원이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에셀렉틱 등이 동참했다.
야마다 마오 CEO, 오토모 카즈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도쿄대 재학중이던 2018년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다 식당의 주문 및 배달 시스템이 얼마나 구식인지 느꼈다. 이것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해 도쿄에서 설립된 디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모바일 주문 플랫폼을 제공한다. 온라인 주문, 정산, QR 코드 주문 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레스토랑이 접객서비스를 개선하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를 보면 B2C(기업-소비자 거래) 관점에서 배달의민족, B2B(기업간 거래)에서 자영업자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한국신용데이터)와 비슷하다.
디니는 투자금을 특히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 확장에 투입하려 한다. 현재 현금 없는 결제 솔루션 '디니페이먼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사가 정산, 재고관리, 급여관리와 같은 이른바 '백오피스' 업무를 하는 데 디니를 쓰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야마다 CEO는 "우리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POS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직원 관리, 음식점 예약, 배달 등과 같은 더 많은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매체 테크크런치는 "일본은 세계적인 외식 강국이고 항상 식품 소비 경험에 기술을 도입하는 데 강했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해외 투자자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씨없는 ○○' 수박만 있나, 거액 유치 이 기업
"품종개량으로 씨를 없앤 과일" 하면 국내엔 '씨없는 수박'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샤인머스켓 등 씨가 없는 포도 품종도 있다. 해외에서도 먹기 간편하게 씨없는 과일을 개발하는 유전자 편집(유전자 조작)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스타트업 페어와이즈플랜트는 최근 디어필드 매니지먼트가 주도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 4000만달러(526억원)를 투자 받았다고 밝혔다. 립스바이베이어, 코르테바 애그리사이언스 등 애그테크(농업+기술) 관련 대형 투자사가 동참했다. 페어와이즈는 새 투자금을 씨없는 블랙베리, 씨없는 체리 등 새 품종 생산확대에 투입한다.
페어와이즈는 흔히 크리스퍼(CRISPR)라 부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작물에 적용한다. 이 기술이 씨없는 과일에만 쓰이는 건 아니다. 작물이 더 환경에 잘 적응하고 강하게 자라도록 개량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이 같은 기술은 농업분야에 절실해졌다.
이번 투자와 함께 페어와이즈와 코르테바 측은 5년간의 합작 투자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내용이다. 페어와이즈 측은 "세상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의 음식도 그에 발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바다의 테슬라? 무인·자율운행 선박, 시드투자 유치
미국드라마(미드) 속 자율주행차 '키트'가 강이나 바다 위에 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 무인·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 해벅(Havoc)AI가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1100만달러(144억원)를 투자유치했다. 이 회사의 무인수상선박(USV)은 상업용은 물론, 군사·방위용도로 쓸 수 있어 주목된다.
해벅AI는 트라우즈데일 벤처스, 스카우트 벤처스 등으로부터 이 같은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로드아일랜드주(RI) 프로비던스에 본사를 둔 해벅AI는 단일 운영자가 수천 개의 무인선박 등을 지휘하고 제어할 수 있는 초저가 무인 수상 선박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한 무인자율선박은 국방 및 상업 시장 모두에 확장 가능한 걸로 전해졌다. 스카우트벤처스 측은 "해벅AI가 USV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경계를 넓히는 데 지원하게 돼 기쁘다"며 "그들의 기술은 업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해벅AI는 투자금을 생산 확대, 기술 개발 등에 쓸 예정이다.
이 회사 폴 르윈 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충하고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조직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응급신고 전화에서 단 몇 초라도 줄일 수 있다면…"
2012년 12월 14일, 미국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한 남성이 교직원,어린이 등 26명을 총으로 쏴 살해했다. 샌디훅 총기난사 사건이다. 당시 이 근처에 살았던 이들 중 예일대에 진학한 청년 셋이 있다. 마이클 차임, 딜런 글라이처, 닐 소니는 사건 7년 후인 2019년 예일대를 중퇴하고 스타트업 프리페어드(Prepared)를 설립했다.
경험 탓일까, 이들이 만든 것은 학교 관리자를 위한 공공 안전 앱. 학교 총격사건 대응에 집중했다. 그런데 다른 영역에도 기술을 적용할 수 있었다. 한국의 119에 해당하는 미국 911 긴급 콜센터다. 프리페어드는 최근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가 이끈 시리즈B 라운드에서 2700만달러(약 355억원)를 투자유치했다고 밝혔다.
유선전화 기반 오래된 911시스템, 웹기반·위치확인 가능하게 이들의 핵심기술은 발신 휴대폰이 허용만 한다면 911 긴급 신고전화를 받는 대응요원(디스패처)이 발신자의 실시간 GPS 위치를 알게 한다. 디스패처는 전화 외에 문자와 이미지도 수신하고 발신자에게 응답할 수 있다. 특히 애플의 '이머전시 SOS 라이브 비디오' 기능이 있는 아이폰이라면 영상통화도 할 수 있다.
미 규제 당국에 따르면 911 대응 시간을 단 1분만 단축해도 매년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많은 911 센터가 유선전화 기반으로 설치됐다. 때문에 발신자 위치 검색, 이미지나 SMS 처리 등 달라진 통신환경에 어울리지 않았다. 미 당국도 전국 5500개 이상의 911 콜센터 현대화를 위해 수년간 인터넷 기반의 통신망 '차세대 911'(NG911)을 구축해 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에 프리페어드 공동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차임은 자사의 기술이 911 긴급 전화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비상 대응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각 통화의 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며 "911 신고 전화에서 단 몇 초라도 절약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페어드는 디스패처에게 웹 기반으로 통화기록을 보여주고,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주소 및 비상 상황에 대한 설명과 같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항목을 추출한다. 특히 번역 서비스도 주목 받는다. 텍스트 번역은 물론, 디스패처가 AI 생성 음성을 사용해 스페인어 사용자와 채팅할 수 있는 도구를 출시했다.
911 긴급신고는 미국내 외국계 시민이 늘어난 데 따른 문제도 안고 있다. 영어가 익숙지 않은 신고자의 경우 정확한 위치나 처지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 이 대목에서 실시간 번역과 음성생성을 통해 언어장벽을 깨는 혁신은 눈에 띈다.
차임은 "대도시에서 비영어권 인구가 증가하면서 (실시간 번역은) 시급한 요청"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통화에 참여하기 위해 몇 분이 더 걸릴 번역가·통역사에 의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의 배민?…"주문시스템 너무 구려" 창업한 대학생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식당에서 주문할 수 있게 하는 일본 스타트업 디니(Dinii)가 4800만 달러(74억6000만엔)를 투자유치했다. 우리돈 약 631억원이다. 베세머 벤처 파트너스, 힐하우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라운드를 주도했고 에셀렉틱 등이 동참했다.
야마다 마오 CEO, 오토모 카즈키 CTO(최고기술책임자)는 도쿄대 재학중이던 2018년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다 식당의 주문 및 배달 시스템이 얼마나 구식인지 느꼈다. 이것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그해 도쿄에서 설립된 디니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모바일 주문 플랫폼을 제공한다. 온라인 주문, 정산, QR 코드 주문 등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레스토랑이 접객서비스를 개선하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를 보면 B2C(기업-소비자 거래) 관점에서 배달의민족, B2B(기업간 거래)에서 자영업자 경영관리서비스 캐시노트(한국신용데이터)와 비슷하다.
디니는 투자금을 특히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 확장에 투입하려 한다. 현재 현금 없는 결제 솔루션 '디니페이먼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사가 정산, 재고관리, 급여관리와 같은 이른바 '백오피스' 업무를 하는 데 디니를 쓰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야마다 CEO는 "우리는 이미 클라우드 기반 POS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며 "직원 관리, 음식점 예약, 배달 등과 같은 더 많은 서비스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매체 테크크런치는 "일본은 세계적인 외식 강국이고 항상 식품 소비 경험에 기술을 도입하는 데 강했다"며 "이런 아이디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해외 투자자들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씨없는 ○○' 수박만 있나, 거액 유치 이 기업
"품종개량으로 씨를 없앤 과일" 하면 국내엔 '씨없는 수박'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샤인머스켓 등 씨가 없는 포도 품종도 있다. 해외에서도 먹기 간편하게 씨없는 과일을 개발하는 유전자 편집(유전자 조작)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미국 스타트업 페어와이즈플랜트는 최근 디어필드 매니지먼트가 주도한 시리즈C 라운드에서 4000만달러(526억원)를 투자 받았다고 밝혔다. 립스바이베이어, 코르테바 애그리사이언스 등 애그테크(농업+기술) 관련 대형 투자사가 동참했다. 페어와이즈는 새 투자금을 씨없는 블랙베리, 씨없는 체리 등 새 품종 생산확대에 투입한다.
페어와이즈는 흔히 크리스퍼(CRISPR)라 부르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작물에 적용한다. 이 기술이 씨없는 과일에만 쓰이는 건 아니다. 작물이 더 환경에 잘 적응하고 강하게 자라도록 개량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의 영향이 커지면서 이 같은 기술은 농업분야에 절실해졌다.
이번 투자와 함께 페어와이즈와 코르테바 측은 5년간의 합작 투자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내용이다. 페어와이즈 측은 "세상이 바뀌고 있다"며 "우리의 음식도 그에 발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바다의 테슬라? 무인·자율운행 선박, 시드투자 유치
미국드라마(미드) 속 자율주행차 '키트'가 강이나 바다 위에 등장하면 어떤 모습일까. 무인·자율운행 선박 개발 스타트업 해벅(Havoc)AI가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1100만달러(144억원)를 투자유치했다. 이 회사의 무인수상선박(USV)은 상업용은 물론, 군사·방위용도로 쓸 수 있어 주목된다.
해벅AI는 트라우즈데일 벤처스, 스카우트 벤처스 등으로부터 이 같은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지난 22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로드아일랜드주(RI) 프로비던스에 본사를 둔 해벅AI는 단일 운영자가 수천 개의 무인선박 등을 지휘하고 제어할 수 있는 초저가 무인 수상 선박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렇게 개발한 무인자율선박은 국방 및 상업 시장 모두에 확장 가능한 걸로 전해졌다. 스카우트벤처스 측은 "해벅AI가 USV 영역에서 할 수 있는 경계를 넓히는 데 지원하게 돼 기쁘다"며 "그들의 기술은 업계를 극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해벅AI는 투자금을 생산 확대, 기술 개발 등에 쓸 예정이다.
이 회사 폴 르윈 CEO는 "이번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확충하고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서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조직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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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성휘 차장 sunnykim@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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