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과 결혼하겠다는 금발미녀?…딥페이크 잡는 유니콘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4.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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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타트업씬] 5월 3주차

[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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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상에서 퍼진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러시아 여성의 영상이 AI로 만든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조작물)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X 캡처
최근 SNS상에서 퍼진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러시아 여성의 영상이 AI로 만든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조작물)로 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X 캡처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러시아 금발 미녀들이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는 영상이 확산하며 화제가 됐다. 나타샤, 소피아 등의 이름을 가진 이 여성들은 유창한 중국어로 자국 남성은 게으르고 술에 취해 있다고 불평하며 중국 남편을 위해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알고보니 이 영상은 진짜가 아닌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들어진 딥페이크(이미지 합성 조작물)였다. 심지어 실제로 존재하는 여성의 초상권을 무단으로 사용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인 우크라이나 여성 올가 로이에크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딥페이크에 이용된 영상을 보고) 역겨웠고 개인의 자율성이 침해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딥페이크 기술이 단순히 초상권을 도용한 가짜 영상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예인을 사칭한 투자사기 영상은 물론 음란물을 제작하고 특정 정치인을 깎아내리기 위한 딥페이크 영상이 유포되면서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딥페이크를 방지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이 부상하는 가운데 블록체인 기술로 딥페이크를 차단하는 스타트업이 설립 1년도 안돼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으로 성장해 주목받고 있다.


해시드도 투자한 '휴머니티 프로토콜', 유니콘 등극


1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가 투자한 스타트업 휴머니티 프로토콜이 설립한 지 1년도 안 돼 유니콘에 등극했다.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인정받아 3000만달러(약 407억원) 규모로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킹스웨이 캐피탈이 리드투자자로 나섰으며 애니모카 브랜드, 블록체인닷컴, 시마 캐피탈이 참여했다. 암호화폐 인플루언서들도 약 150만달러(약 2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 3월에는 해시드를 비롯한 20곳 이상의 암호화폐 벤처캐피탈(VC)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지난해 말에 설립한 휴머니티 프로토콜은 온라인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의 손바닥을 스캔해 개인을 인식한다. 휴머니티 프로토콜은 비밀번호나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신원을 증명하는 '영지식 증명'을 통해 사용자 개인정보를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휴머니티 프로토콜의 기술은 최근 증가하는 딥페이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인간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도화된 딥페이크라도 블록체인에 등록된 신원정보로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본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면 임의로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대조할 수 있다.

휴머니티 프로토콜은 올해 2분기 안에 테스트 네트워크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원 증명을 대기하는 인원도 약 50만명에 달한다. 휴머니티 프로토콜은 핸드폰 카메라로 손바닥 지문을 스캔해 신원을 확인하는 앱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테렌스 곽 휴머니티 프로토콜 창립자는 "앞으로 손바닥 스캔으로 호텔 체크인도 가능하고 건물에 출입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휴머니티 프로토콜 외에도 생체인식과 블록체인을 결합하려는 스타트업들이 있다. 오픈AI 최고경영자 샘 알트만이 공동 창립한 월드코인이 대표적이다. 월드코인은 오브라는 장치로 사람들의 홍채를 스캔해 신원을 증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셀린 디온 음악 쓰지마"…IP 침해 소송 이어지는 AI 스타트업들


음성 AI 스타트업 로보 /사진제공=로보 홈페이지
음성 AI 스타트업 로보 /사진제공=로보 홈페이지
최근 AI 스타트업들이 지적재산권(IP) 제작사로부터 저작권 침해 관련 경고를 받거나 집단 소송에 휘말리고 있다. 앞서 챗GPT를 만든 오픈AI도 뉴욕타임즈와 저작권 소송을 진행하는 등 생성AI 기업들의 법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각)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소니뮤직은 700개의 글로벌 AI 기업과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에 자사 아티스트의 IP를 AI 학습에 쓰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소니뮤직은 "AI 훈련, 개발, 상품화 목적으로 (자사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소니와 아티스트의 작품에 대한 통제권과 보상를 박탈하는 행위"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소니뮤직은 세계 3대 음반기업 중 하나로 컬럼비아 레코드, 에픽 레코드, RCA 레코드 등 유명 음반사를 레이블로 두고 있다. 셀린디온, 릴 나스 엑스 등 유명 팝스타가 소속돼 있으며, 걸그룹 블랙핑크의 멤버 리사도 소니뮤직의 RCA레코드에 파트너십을 맺고 솔로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국인이 창업한 음성AI 스타트업 로보도 미국 성우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로보는 UC버클리대 출신의 이승건 대표가 2019년 창업한 음성AI 스타트업이다.

블룸버그통신, 뉴욕타임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성우인 폴 레이먼은 지난해 여름 들었던 팟캐스트에서 챗봇이 자신의 목소리를 말하는 것을 듣게 됐다. 로보는 레이먼의 아내 리니아 세이지의 목소리도 도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들은 "프리랜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라디오 대본 녹음용으로 각각 1200달러, 4000달러를 받았다"며 "당시 녹음은 학문적 목적이나 라디오 광고 테스트용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안내 받았는데 기술개발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자율주행 '크루즈' 창업자, 이번엔 로봇으로 재창업


로봇 스타트업 보트 컴퍼니를 창업한 카일 보그트 전 크루즈 창업자/로이터=뉴스1
로봇 스타트업 보트 컴퍼니를 창업한 카일 보그트 전 크루즈 창업자/로이터=뉴스1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창업자가 로봇 사업으로 재창업에 나섰다.

14일(현지시각) 크루즈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카일 보그트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보트 컴퍼니'라는 로봇 스타트업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파릴 자인 전 테슬라 AI 기술 리더와 루크 홀루벡 전 크루즈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도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보트컴퍼니는 집안일을 하는 로봇을 개발한다. 보그트는 "우리 팀은 수년간 사람들에게 시간을 돌려줄 수 있는 로봇(자율주행 포함)을 개발해왔으며 (보트컴퍼니 설립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트컴퍼니는 설립과 함께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콰이어트캐피탈, 스트라이프의 CEO 패트릭 콜리슨, 스트라이프의 공동 창업자 존 콜리슨, 스파크캐피탈의 나빌 하얏트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보그트는 2013년 크루즈를 창업해 2016년 GM에 매각했다. 매각된 후에도 CEO로 지내다가 지난해 사임했다. 202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다른 차에 치여 쓰러진 보행자를 크루즈 자율주행 택시가 인지하지 못하고 끌고 가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모든 자율주행 차량 테스트를 중단하고 캘리포니아에서 크루즈의 자율주행 택시 운영 면허를 정지시켰다.


스노우플레이크, 레카AI 10억달러에 인수 추진


글로벌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 스노우플레이크가 AI 스타트업 레카AI를 10억달러에 인수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레카AI는 2022년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출신의 연구원이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산업에 사용될 수 있는 최첨단 멀티모달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개발한다. 멀티모달 LLM은 AI가 텍스트 외에도 영상, 음성, 이미지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많은 문서에 차트나 도형 등 이미지가 포함된 문서가 많아 기업용 LLM에 멀티모달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지난해 6월 레카AI에 투자했는데,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약 3억달러(약 4000억원)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료되면 레카AI는 약 1년만에 기업가치가 3배 넘게 오르게 된다.

2012년 설립된 스노우플레이크는 세계적으로 8500여개의 고객사를 둔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화학,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자체 개발한 오픈소스 LLM '아크틱'을 선보였다.

최근 빅테크들은 경쟁이 치열한 생성AI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거나 인수를 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으며, 퀄컴은 반도체 스타트업 암페오와 협력해 AI향 칩을 개발 중이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경쟁사 데이터브릭스도 지난해 AI 스타트업인 모자이크ML을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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