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문제는 큰 시장이 된다"…이 투자사가 '임팩트'에 올인한 이유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3.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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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인비저닝파트너스 제현주·김용현 공동대표
"인류·사회·지구 위한 모험자본의 역할이 바로 임팩트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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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현주(왼쪽)·김용현 인비저닝파트너스 공동대표 /사진=인비저닝파트너스
제현주(왼쪽)·김용현 인비저닝파트너스 공동대표 /사진=인비저닝파트너스
'임팩트(Impact)' 투자는 환경·빈곤·교육·인권 등 우리 사회에 산재한 여러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사업에 나선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에는 임팩트 창출을 사업 목표로 하면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기후변화와 인구감소, 양극화 심화 등의 상황에서 투자사들은 기업이 단순히 수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지속가능하고 건전한 성장을 추구하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대형 금융기관들은 2010년대 후반부터 조 단위의 임팩트 펀드를 결성하고 임팩트 창출 기업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은 임팩트 지향 조직에 대한 자본시장의 관심을 더욱 높였다. 국내 임팩트 투자는 글로벌과 비교하면 아직 작은 수준이지만 많은 투자사들이 임팩트 투자에 뛰어들며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비저닝파트너스'의 실적이 눈에 띈다. 이곳은 국내 1세대 임팩트 투자사 옐로우독의 주요 구성원들이 기존에 운용하던 투자자산을 이관받아 2021년 새롭게 출범한 벤처캐피탈(VC)이다.


전체 투자의 62%를 기후테크에 집중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자산(AUM)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2114억원이다. 지난 1월 440억원 규모의 '인비저닝 임팩트 솔루션펀드'를 새롭게 조성하면서 AUM이 크게 늘었다.

신규 펀드의 유한책임조합원(LP)으로는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싱가포르 파빌리온캐피탈, 대상, 대상홀딩스, 세아제강, 카카오임팩트, 아산나눔재단 등 국내외 다양한 기관·기업이 참여했다. 해외 LP가 참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인비저닝파트너스는 이번 펀드를 활용해 그간 집중해 온 기후테크 등 주요 임팩트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주로 시리즈A 이후 단계에 투자하고 기존 포트폴리오 가운데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기업에 적극적으로 후속 투자를 한다는 구상이다.

인비저닝파트너스는 현재까지 46개사에 1175억원을 투입했다. 전체의 30%는 해외 스타트업이다. 임팩트 분야는 △기후변화 △헬스와 웰니스 △교육 접근성 △미래의 노동 등 5가지로 설정했으며, 그중에서도 기후테크에 62%(729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투자한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로는 △기업의 탄소중립을 돕는 '엔츠' △사용자 중심 전기차 충전 솔루션 '에바' △환자 맞춤형 디지털 치료제 '웰트' △희소광물 순환자원 솔루션 '피닉스 테일링스' △대기직접포집(DAC) 기술 기업 '애브노스' 등이 있다.

기후테크의 경우 △에너지 전환 촉진 기술 △산업 및 순환경제 솔루션 △지속가능한 농식품 △카본테크(탄소 포집 및 자원화) △기후변화 적응 등 세부 카테고리를 규정하고 각 영역별 투자 방법론을 고도화했다.

제현주·김용현 인비저닝파트너스 공동대표는 "전세계가 극단적인 기후 현상을 수없이 경험하면서 더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2020년부터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고려해 현재는 전체 투자 비중의 절반가량을 기후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인류 위협하는 난제, 엄청나게 큰 시장 기회"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주목하는 사회적 문제의 두 축과 핵심 임팩트 도메인(왼쪽) 및 임팩트 투자 기준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주목하는 사회적 문제의 두 축과 핵심 임팩트 도메인(왼쪽) 및 임팩트 투자 기준
인비저닝파트너스는 임팩트 투자가 더욱 성장하고 역할을 하려면 '수익률을 희생하는 투자'라는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처럼 자선 활동이나 공적 성격 투자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투자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제현주 대표는 "실제 임팩트 투자기관의 목표 수익률 분포를 보면 시장수익률 이상을 추구하는 상업적 투자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도 시장 평균 수익률에 부합하거나 이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 문제는 큰 시장이 된다"며 "기후 위기라는 난제는 인류를 위협함과 동시에 엄청나게 큰 새로운 시장 기회를 열고 있다. 각각의 산업과 사회가 서로 연결된 구조를 이해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자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최대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오는 2030년까지 1000억달러(약 135조원)를 기후 솔루션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용현 대표는 "아직 상업화되지 않은 기술의 리스크를 계산하고 감수하며 이 기술의 규모화를 지원하기 위해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하고, 주류 자본시장과 연결될 수 있도록 영리한 구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구조의 변화'도 위기이자 기회라고 봤다. 꾸준히 투자해 온 헬스와 웰니스, 미래의 노동, 교육 등 3가지 영역 모두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적으로 점점 더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그와 함께 새로운 시장 기회와 만나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 대표는 "기후 위기와 인구 구조 변화가 맞물려 일어나는 우리 시대의 문제를 더욱 첨예하게 인식하고 보다 다면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팩트를 추구하겠다. 올해 더욱 박차를 가해 임팩트 투자가 자본 시장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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