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고순도 재료로"…지구 지키는 기술에 105억 쐈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3.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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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 테라클, 105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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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오는 13일에 케냐에서 개최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3)을 앞두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플라스틱 괴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01. hwang@newsis.com /사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스타광장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오는 13일에 케냐에서 개최되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INC3)을 앞두고 강력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촉구하는 '플라스틱 괴물'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01. hwang@newsis.com /사진=
플라스틱은 매우 유용한 소재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꼽힌다. 전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한 자릿수(9%)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때문에 플라스틱을 효과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혁신 기술에 국내외 많은 기업들이 도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폐플라스틱을 순도 99% 원재료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하는 국내 스타트업 '테라클'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테라클은 플라스틱과 의류 폐기물 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여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 등 재생 원료를 생산한다. TPA는 플라스틱 패키지뿐만 아니라 섬유, 필름,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자동차, 전자제품 등 산업계 전반에서 널리 활용되는 기초 화학소재다.

테라클은 최근 10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임팩트 투자사 인비저닝파트너스가 주도하고 DSC인베스트먼트와 현대차그룹의 제로원펀드, 한국산업은행, 슈미트가 참여했다.

지구(Terra)와 기적(Mirracle)이라는 단어로 사명을 정한 테라클은 '지구의 기적은 테라클의 기술로부터'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운다.
국내 최초로 상업화 규모의 고순도 재생 TPA(CR-TPA) 생산에 성공했으며, 현대차 AVP본부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차량 폐부품의 화학적 재활용 실증연구를 통해 기술 역량을 입증했다.

테라클은 재생 원료를 생산하는 공정 자체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도록 설계했다. 고온·고압이 필요한 기존 재활용 기술과 달리 플라스틱을 원료로 되돌리는 해중합 과정이 섭씨 60도 미만의 대기압 상태에서 진행돼 에너지 사용 측면에서 월등히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환경부 녹색기술인증의 재활용 전환율 기준을 상회하는 97% 수준의 전환 결과를 보여주며, 화학 분해에 의한 단량체 생산기술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최초의 기업으로 해당 분야에서 녹색기술인증을 받았다.



인비저닝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 하겠다는 비전에 투자"




배수현 인비저닝파트너스 이사는 "테라클의 팀원이 4~5명 정도였던 초창기부터 회사의 성장을 지켜봤다. 굉장히 작은 랩(연구실) 스케일의 연구개발(R&D) 단계였기 때문에 많은 부분들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흥미로운 사업을 하고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배 이사는 "2년여 지나 최근 여수의 공장에서 실제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것을 견학했는데 매우 훌륭한 수준으로 생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뛰어난 인재 영입과 기술의 고도화로 회사가 탄탄히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테라클이 초기부터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비전을 확립하고 사업을 이어온 점을 높게 평가했다. 배 이사는 "세상에 정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이 널리 전파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번 투자를 집행했다"고 했다.

테라클 사업모델(BM)의 시장성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재생 플라스틱을 만든다고 해도 시장성이 없으면 의미가 없어진다. 하지만 테라클의 해중합 프로세스는 고온·고압이 아닌 상온·상압으로 재료를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했다.

이어 "다른 기술들과 비교해 에너지 소모량이 굉장히 적고 압력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가 설비들도 적다. 기본적으로 서비스 비용 자체가 낮다는 점, 또 소각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경제성 측면에서 높은 가능성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연간 4000톤 규모 생산설비 구축…"완전한 자연순환 실현"



테라클이 이번 자금 조달로 생산 역량을 확충할 수 있게 된 만큼 보다 빠르게 스케일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배 이사는 "테라클은 기본적으로 설비 비용 자체가 저렴해 더욱 유리하다. 생산시설이 확보되면 글로벌로 스케일업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 현대차 제로원은 "향후 폐차에서 발생하는 부품의 자원순환 관점에서 테라클이 보유한 해중합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테라클은 이번에 유치한 자금으로 국내 연간 4000톤 생산규모의 해중합 설비를 구축하고 △폐플라스틱 △폐의류 △폐자동차 부품 △해양 폐기물 등 그간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웠던 소재에 대한 자원순환을 촉진할 계획이다.

권기백 테라클 대표는 "인류가 만든 가장 편리한 물질인 플라스틱을 환경오염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비전"이라며 "기업들이 탄소중립 전환을 달성하도록 돕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물리적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궁극적으로 고객사가 사업장이나 제조 공정의 폐기물을 재활용해 다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완전한 자원순환 체계(Closed loop)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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