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맡기고 '급전' 빌리는 스타트업...42개사 벤처대출 249억원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3.10.2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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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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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부터 IBK기업은행이 진행 중인 벤처대출 시범사업이 투자 혹한기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스타트업들의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6~7%에 달하는 고금리, 최대 80% 상당의 담보 지분 전환율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2일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벤처대출 시범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집행된 벤처대출 총액은 249억5000만원이다. 대출 받은 업체 수는 42개, 평균 대출액은 약 5억9000만원이다.

벤처대출은 정부가 '혁신 벤처·스타트업 자금지원 및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한 정책이다. 지난 12월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처음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투자 단계별로는 시리즈A 스타트업이 20개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프리시리즈A(8개), 시리즈B(5개), 브릿지(5개), 시드(3개), 시리즈C 기업(1개) 순이었다. 누적 투자금액 100억원 이상인 시리즈B 이상 기업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누적 투자금액이 429억원 넘는 시리즈 C 업체도 벤처대출을 찾았다.

당초 벤처대출은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다. 그러나 최근 투자혹한기가 장기화되면서 외부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시리즈B 이상 스타트업도 벤처대출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벤처대출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이자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벤처대출 시범사업의 금리는 6~7%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기업 대출의 평균 금리가 5.02%인 걸 감안하면 1~2%포인트 차이가 난다. 벤처대출을 찾을 만큼 자금 융통이 쉽지 않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1~2%포인트의 이자 차이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지분 전환율도 쟁점이다. 현행 제도는 융자금액의 20~80%를 잠재 전환 지분으로 전제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업가치 500억원인 스타트업 A가 50억원을 벤처대출로 받았을 때 지분 전환율을 80%로 적용하면 지분의 10% 수준인 40억원 어치의 지분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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