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트렌드]현실서 보지 못한 개성으로 눈길...카카오엔터, 걸그룹까지 선봬
[편집자주] 혁신은 잔잔한 물결처럼 다가오다가 어느 순간 거대한 너울로 변해 세상을 뒤덮습니다.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발굴하고 관련 기술과 서비스를 분석해 미래 산업을 조망합니다.
여기는 온라인 속 가상 공간에 마련된 무대, 주변에는 용암이 흐르고 높은 단상 위에 앉아있는 심사위원들은 버츄얼 아이돌의 노래와 춤을 심사한다. 탈락한 아이돌은 무너진 무대 밑 '패자룸'으로 떨어진다. 승자는 화려하게 꾸며진 공중정원에서 여유를 만끽한다.
지난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버츄얼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리버스'다. 정체를 숨긴 현직 아이돌 30명이 5인조 버츄얼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녀리버스에 참가한 버츄얼 아이돌들은 첫 방송부터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동물귀에 사슴뿔, 보라색 눈까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반응도 뜨겁다. 공개된 1~3화 방송은 유튜브와 카카오페이지에서 평균 조회수 70만을 넘었고, 라이브 방송 때마다 진행하는 각종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시청자 수는 평균 3만여명이다. 도대체 버츄얼 아이돌이 뭐길래.
전 세계가 브이튜버에 반했다…연간 후원만 20억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처럼 과거에도 가상의 공간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사이버 가수는 있었다. 그러나 사이버 가수와 버츄얼 아이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상호작용이다. 사이버 가수들은 미리 정해놓은 제한된 움직임밖에 못하지만, 버츄얼 아이돌은 실시간으로 원하는 움직임을 할 수 있고, 표정까지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버츄얼 캐릭터 관련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개척한 건 일본이다. 시작은 '키즈나 아이'다. 2016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키즈나 아이는 '버츄얼 유튜버(V-Tuber, 브이튜버)'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주요 콘텐츠인 잡담과 게임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키즈나 아이 채널 구독자 수는 본 채널과 서브 채널을 포함해 456만명이 넘는다.
키즈나 아이를 기획한 건 액티브8(Activ8)다. 2016년 9월 설립된 브이튜버 전문 기획사다. 대표인 오사카 타케시는 1986년생으로 웹디자인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서 사업개발과 경영기획을 담당했다. 이후 2015년 CG 개발 스튜디오에서 임원을 거쳐 액티브8을 설립했다.
키즈나 아이로 시작한 브이튜버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후발주자 니지산지의 2022년 5~7월 매출은 59억3000만엔(약 568억5980만원)이다. 브이튜버 시장에 뛰어든 직후인 2019년 5~7월 당시 매출(4억2400만엔)과 비교하면 2년 사이 15배 가까이 성장했다.
브이튜버를 향한 팬들의 충성도도 엄청나다. 유튜브 채널 전문 분석사이트 플레디보드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월10일부터 현재까지 슈퍼챗(시청자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건 일본 브이튜버 '루시아'다. 2년 남짓 동안 40억원이 넘는 슈퍼챗을 받았다. 루시아를 포함해 슈퍼챗 순위 10위권 내 8개 채널이 모두 브이튜버다. 평균 슈퍼챗 규모는 29억원.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브이튜버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20여개 브이튜버 기획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획사로는 트위치 스트리머 우왁굳이 운영하는 왁엔터테인먼트가 있다.
버츄얼 캐릭터…사람보다 더 사람답게 만드는 기술 가상공간에서 버츄얼 캐릭터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버츄얼 캐릭터가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모델링 기술부터 이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따라갈 수 있는 모션캡처, 표정을 구현하는 페이셜 캡처까지 필요하다.
현실적인 움직임만큼이나 중요한 게 버츄얼 캐릭터의 표정이다. 시청자들이 버츄얼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소통하려면 실시간 표정 변화가 필수적이다. 버츄얼 캐릭터 솔루션 '미츄'를 운영 중인 스콘은 자체 제작한 페이셜 캡처 앱을 통해 생생한 표정 변화를 전달한다.
미츄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별도의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된 웹캠만 있으면 얼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해 버츄얼 캐릭터의 부드러운 표정을 구현할 수 있다. 미츄 운영사인 스콘은 현재 자체 브이튜버 발굴 등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아티픽은 3D(3차원) 아바타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3D 아바타 제작 서비스 '아티메이크'를 운영 중이다. 아티픽의 가장 큰 경쟁력은 커스터마이즈다. 개인 취향에 맞춰 버추얼 캐릭터를 제작해준다. 기존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양산형 버츄얼 캐릭터 모델과는 차이가 크다. 아티픽은 모델링부터 눈깜빡임과 같은 기본적인 페이셜 기능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드는 리깅 작업까지 제공한다.
필더세임은 버츄얼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스타트업이다. 풀바디 모션캡처 솔루션 '멜리고 크리에이터(MELIGO Creator)'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추얼 공연 및 콘텐츠 제작을 위한 '멜리고 스튜디오(MELIGO Studio)'도 선보였다.
필더세임의 경쟁력은 기존 VR(가상현실) 기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밀함이다. 필더세임의 '몰리센 핸드(Mollisen HAND)'는 각 손가락 관절의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러블이다.
장갑처럼 생긴 몰리센 핸드에 손을 넣고 움직이면 가상 공간에서도 손가락 움직임이 그대로 구현된다. 가상 공간에서도 물체를 잡거나 만지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기술의 한계로 느꼈던 가상과 현실의 괴리를 최소화하고,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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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버츄얼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 '소녀리버스'다. 정체를 숨긴 현직 아이돌 30명이 5인조 버츄얼 걸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소녀리버스에 참가한 버츄얼 아이돌들은 첫 방송부터 개성 넘치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동물귀에 사슴뿔, 보라색 눈까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반응도 뜨겁다. 공개된 1~3화 방송은 유튜브와 카카오페이지에서 평균 조회수 70만을 넘었고, 라이브 방송 때마다 진행하는 각종 설문조사에 참여하는 시청자 수는 평균 3만여명이다. 도대체 버츄얼 아이돌이 뭐길래.
전 세계가 브이튜버에 반했다…연간 후원만 20억 '국내 최초 사이버 가수' 아담처럼 과거에도 가상의 공간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사이버 가수는 있었다. 그러나 사이버 가수와 버츄얼 아이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바로 상호작용이다. 사이버 가수들은 미리 정해놓은 제한된 움직임밖에 못하지만, 버츄얼 아이돌은 실시간으로 원하는 움직임을 할 수 있고, 표정까지 바꿀 수 있다. 그만큼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다.
버츄얼 캐릭터 관련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개척한 건 일본이다. 시작은 '키즈나 아이'다. 2016년 12월 활동을 시작한 키즈나 아이는 '버츄얼 유튜버(V-Tuber, 브이튜버)'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주요 콘텐츠인 잡담과 게임으로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유럽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 키즈나 아이 채널 구독자 수는 본 채널과 서브 채널을 포함해 456만명이 넘는다.
키즈나 아이를 기획한 건 액티브8(Activ8)다. 2016년 9월 설립된 브이튜버 전문 기획사다. 대표인 오사카 타케시는 1986년생으로 웹디자인과 콘텐츠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에서 사업개발과 경영기획을 담당했다. 이후 2015년 CG 개발 스튜디오에서 임원을 거쳐 액티브8을 설립했다.
키즈나 아이로 시작한 브이튜버 시장은 빠르게 커졌다. 후발주자 니지산지의 2022년 5~7월 매출은 59억3000만엔(약 568억5980만원)이다. 브이튜버 시장에 뛰어든 직후인 2019년 5~7월 당시 매출(4억2400만엔)과 비교하면 2년 사이 15배 가까이 성장했다.
브이튜버를 향한 팬들의 충성도도 엄청나다. 유튜브 채널 전문 분석사이트 플레디보드에 따르면 집계를 시작한 2020년 1월10일부터 현재까지 슈퍼챗(시청자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건 일본 브이튜버 '루시아'다. 2년 남짓 동안 40억원이 넘는 슈퍼챗을 받았다. 루시아를 포함해 슈퍼챗 순위 10위권 내 8개 채널이 모두 브이튜버다. 평균 슈퍼챗 규모는 29억원.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브이튜버 팬덤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현재 20여개 브이튜버 기획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획사로는 트위치 스트리머 우왁굳이 운영하는 왁엔터테인먼트가 있다.
버츄얼 캐릭터…사람보다 더 사람답게 만드는 기술 가상공간에서 버츄얼 캐릭터가 살아 숨쉬기 위해서는 충분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버츄얼 캐릭터가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모델링 기술부터 이용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따라갈 수 있는 모션캡처, 표정을 구현하는 페이셜 캡처까지 필요하다.
현실적인 움직임만큼이나 중요한 게 버츄얼 캐릭터의 표정이다. 시청자들이 버츄얼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고, 소통하려면 실시간 표정 변화가 필수적이다. 버츄얼 캐릭터 솔루션 '미츄'를 운영 중인 스콘은 자체 제작한 페이셜 캡처 앱을 통해 생생한 표정 변화를 전달한다.
미츄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별도의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PC와 연결된 웹캠만 있으면 얼굴의 움직임을 정밀하게 추적해 버츄얼 캐릭터의 부드러운 표정을 구현할 수 있다. 미츄 운영사인 스콘은 현재 자체 브이튜버 발굴 등 사업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아티픽은 3D(3차원) 아바타 솔루션 스타트업이다. 3D 아바타 제작 서비스 '아티메이크'를 운영 중이다. 아티픽의 가장 큰 경쟁력은 커스터마이즈다. 개인 취향에 맞춰 버추얼 캐릭터를 제작해준다. 기존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양산형 버츄얼 캐릭터 모델과는 차이가 크다. 아티픽은 모델링부터 눈깜빡임과 같은 기본적인 페이셜 기능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뼈대를 만드는 리깅 작업까지 제공한다.
필더세임은 버츄얼 캐릭터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스타트업이다. 풀바디 모션캡처 솔루션 '멜리고 크리에이터(MELIGO Creator)'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버추얼 공연 및 콘텐츠 제작을 위한 '멜리고 스튜디오(MELIGO Studio)'도 선보였다.
필더세임의 경쟁력은 기존 VR(가상현실) 기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정밀함이다. 필더세임의 '몰리센 핸드(Mollisen HAND)'는 각 손가락 관절의 움직임까지 정확하게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러블이다.
장갑처럼 생긴 몰리센 핸드에 손을 넣고 움직이면 가상 공간에서도 손가락 움직임이 그대로 구현된다. 가상 공간에서도 물체를 잡거나 만지는 등의 동작을 할 수 있다. 기술의 한계로 느꼈던 가상과 현실의 괴리를 최소화하고, 몰입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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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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