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스라엘 테크니온大 생물학대 데디 메이리(David Meiri) 교수
'그린 러시(Green Rush)' 19세기 미국에서 금광을 찾아 서부로 몰려든 현상을 일컫는 '골드 러시'(Gold Rush)에 빗댄 신조어다. 그린은 '대마'(大麻)를 가리킨다.
미국, 캐나다, EU(유럽연합) 등에선 이미 헴프(저환각성 대마)와 같은 의료용 대마 규제를 완화하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대마의 유효 성분을 추출, 난치병 치료제나 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며 해당 분야 기술력 강화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불법 마약으로 취급돼 규제 장벽이 높다. 국내에선 대마 종자·뿌리·줄기 사용은 허용하지만, 대마초 재료로 쓰이는 대마엽(잎)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UN 마약위원회는 2020년 WHO(세계보건기구) 권고를 받아들여 우울증 완화 등 치료 기능이 있는 헴프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반면 국내에선 1970년대에 제정된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모든 대마류를 일률적으로 규제해 헴프를 활용하지 못한다.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식물공장 '스마트 유팜'(Smart U-FARM) 등을 둘러본 데디 메이리(David Meiri) 테크니온 생물학과 교수(대마연구소장)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첨단농업·제약 기술을 모두 지닌 한국에게 햄프와 같은 의료용 대마는 수출경제 활성화는 물론 의료·복지 재정 건전화를 동시에 이뤄낼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데디 교수는 의료용 대마 R&D(연구·개발)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이스라엘 최고의 공과대학인 테크니온에서 데디 교수는 대마 등 천연물에서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효 성분을 찾아 추출하는 연구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꾸준히 진행해왔다. 연구성과 상용화를 위해 연구원 50여명 규모의 바이오 스타트업 캐나소울 애널리틱스(Cannasoul Analytics)도 설립·운영하고 있다.
데디 교수는 이번 방한에서 독보적인 대마 성분 추출·가공 공정라인 기술을 갖춘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와 스마트팜 기술을 보유한 KIST와 함께 공동연구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KIST, 네오켄바이오와 함께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나.
▶대마 종류만 1000개가 넘는다. KIST와 네오켄바이오가 대마에서 어떤 특성을 지닌 물질(유효성분)을 발견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이스라엘에서 어떤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임상까지 진행하는 형태로 손발을 맞추려 한다.
-대마 치료제 이점을 꼽으라면.
▶치료 범위도 넓지만 무엇보다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시중에 판매 중인 의약품은 과다 복용시 구토, 발작 등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약품상자에 붙은 성분 안내를 읽어 보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부착돼 있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로 만든 약품의 경우, 어지럽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는 수준이지 장기에 직접적 손상을 준다든지 장기적인 후유증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의사들이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다.
-실제로 약효를 검증한 데이터가 있나.
▶예컨대 구역질, 국소 부위 통증처럼 중증보단 가볍지만 이런 증상 때문에 전일제 직업을 가질 수 없는 800명에게 대마 약물을 처방한 결과 25%가 전일제 작업현장으로 복귀했다. 약효도 약효지만 어떻게 쓰는 가에 따라 경제적인 효과도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소아 뇌전증 환자의 발작 증세를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 이스라엘에 3800명의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 다른 치료약을 하나도 쓰지 않고 의료용 대마 약물을 처방했는데 75% 환자들에게서 발작 증세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선 의료용 대마를 얼마나 쓰고 있나.
▶이스라엘의 경우 2007년부터 의료용 대마를 기반으로 한 치료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이스라엘에서 의료용 대마 약물을 처방 받아 복용한 환자는 대략 14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는 이 환자들이 어떤 증상에 어떤 대마 약물을 처방받았고, 어떤 효과를 봤는지를 조사한 실증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그래도 대마는 환각용이란 인식이 강하다.
▶오락용, 기호용으로 쓰는 몇몇 나라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긴 하나 이스라엘에선 의료용 대마만 취급·판매가 허용된다. 의료용 대마도 그냥 판매하는 게 아니라 약사한테 처방전을 제시해야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처음부터 시스템적으로 의료용 대마 육성·관리를 하고 있다. 오남용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마를 대체할 천연물이 없나.
▶대마는 농업 분야 역사상 가장 오래 전부터 재배해온 특이 작물이다. 4700여년전부터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류는 종간 교배를 통해 새로운 특성을 나타낸 대마를 생산하기도 했다. 자연에서 나온 거지만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계속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온 작물이 지구상에 몇 안 된다. 그런 만큼 대체가 힘든 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관심을 보인 나라가 많을 텐데 왜 한국을 택했나.
▶의료용 대마는 오이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원물에서 농약이나 중금속 등이 절대 나오면 안 된다. 재배 때부터 첨단 농업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엔 최상급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이 많다. 원물에서 효능 있는 성분을 추출하고 결합하고 치료약으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유사한 점도 많다.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야 한다는 점, 땅에서 오일·금이 나오지 않아 오직 기술 개발·수출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점 ,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들의 삶의 질, 건강 관련 의료복지 등을 굉장히 신경쓴다는 점 등이 같다.
우리가 지난 수년간 의료용 대마를 연구하면서 쌓은 전문 지식과 기술, 경험을 잘 연결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와 협력하는 KIST와 네오켄바이오가 교두보 역할을 해주면 한국 뿐만 아니라 극동·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품 개발·생산·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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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캐나다, EU(유럽연합) 등에선 이미 헴프(저환각성 대마)와 같은 의료용 대마 규제를 완화하고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대마의 유효 성분을 추출, 난치병 치료제나 식품·화장품 등 다양한 용도로 개발하며 해당 분야 기술력 강화에 여념이 없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불법 마약으로 취급돼 규제 장벽이 높다. 국내에선 대마 종자·뿌리·줄기 사용은 허용하지만, 대마초 재료로 쓰이는 대마엽(잎)은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UN 마약위원회는 2020년 WHO(세계보건기구) 권고를 받아들여 우울증 완화 등 치료 기능이 있는 헴프를 마약류에서 제외한 반면 국내에선 1970년대에 제정된 마약류관리법에 의해 모든 대마류를 일률적으로 규제해 헴프를 활용하지 못한다.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식물공장 '스마트 유팜'(Smart U-FARM) 등을 둘러본 데디 메이리(David Meiri) 테크니온 생물학과 교수(대마연구소장)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유니콘팩토리와 만난 자리에서 "첨단농업·제약 기술을 모두 지닌 한국에게 햄프와 같은 의료용 대마는 수출경제 활성화는 물론 의료·복지 재정 건전화를 동시에 이뤄낼 새로운 기회를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데디 교수는 의료용 대마 R&D(연구·개발)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이스라엘 최고의 공과대학인 테크니온에서 데디 교수는 대마 등 천연물에서 질병 치료에 도움이 되는 유효 성분을 찾아 추출하는 연구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꾸준히 진행해왔다. 연구성과 상용화를 위해 연구원 50여명 규모의 바이오 스타트업 캐나소울 애널리틱스(Cannasoul Analytics)도 설립·운영하고 있다.
데디 교수는 이번 방한에서 독보적인 대마 성분 추출·가공 공정라인 기술을 갖춘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네오켄바이오와 스마트팜 기술을 보유한 KIST와 함께 공동연구를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KIST, 네오켄바이오와 함께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나.
▶대마 종류만 1000개가 넘는다. KIST와 네오켄바이오가 대마에서 어떤 특성을 지닌 물질(유효성분)을 발견하면 그 결과를 토대로 이스라엘에서 어떤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연구하고 임상까지 진행하는 형태로 손발을 맞추려 한다.
-대마 치료제 이점을 꼽으라면.
▶치료 범위도 넓지만 무엇보다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다. 시중에 판매 중인 의약품은 과다 복용시 구토, 발작 등 치명적인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약품상자에 붙은 성분 안내를 읽어 보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도 부착돼 있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로 만든 약품의 경우, 어지럽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약간의 피로감을 느끼는 수준이지 장기에 직접적 손상을 준다든지 장기적인 후유증을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의사들이 안심하고 처방할 수 있다.
-실제로 약효를 검증한 데이터가 있나.
▶예컨대 구역질, 국소 부위 통증처럼 중증보단 가볍지만 이런 증상 때문에 전일제 직업을 가질 수 없는 800명에게 대마 약물을 처방한 결과 25%가 전일제 작업현장으로 복귀했다. 약효도 약효지만 어떻게 쓰는 가에 따라 경제적인 효과도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소아 뇌전증 환자의 발작 증세를 줄이는 데도 효과가 있었다. 이스라엘에 3800명의 소아 뇌전증 환자에게 다른 치료약을 하나도 쓰지 않고 의료용 대마 약물을 처방했는데 75% 환자들에게서 발작 증세 완화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스라엘에선 의료용 대마를 얼마나 쓰고 있나.
▶이스라엘의 경우 2007년부터 의료용 대마를 기반으로 한 치료약을 환자들에게 처방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이스라엘에서 의료용 대마 약물을 처방 받아 복용한 환자는 대략 14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는 이 환자들이 어떤 증상에 어떤 대마 약물을 처방받았고, 어떤 효과를 봤는지를 조사한 실증 데이터를 축적해 나가고 있다.
-그래도 대마는 환각용이란 인식이 강하다.
▶오락용, 기호용으로 쓰는 몇몇 나라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긴 하나 이스라엘에선 의료용 대마만 취급·판매가 허용된다. 의료용 대마도 그냥 판매하는 게 아니라 약사한테 처방전을 제시해야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처음부터 시스템적으로 의료용 대마 육성·관리를 하고 있다. 오남용 사례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마를 대체할 천연물이 없나.
▶대마는 농업 분야 역사상 가장 오래 전부터 재배해온 특이 작물이다. 4700여년전부터 재배했다는 기록이 있다. 인류는 종간 교배를 통해 새로운 특성을 나타낸 대마를 생산하기도 했다. 자연에서 나온 거지만 인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다양한 형태로 계속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온 작물이 지구상에 몇 안 된다. 그런 만큼 대체가 힘든 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관심을 보인 나라가 많을 텐데 왜 한국을 택했나.
▶의료용 대마는 오이 키우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원물에서 농약이나 중금속 등이 절대 나오면 안 된다. 재배 때부터 첨단 농업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엔 최상급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제약·헬스케어 기업들이 많다. 원물에서 효능 있는 성분을 추출하고 결합하고 치료약으로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
이스라엘과 유사한 점도 많다. 군대를 의무적으로 가야 한다는 점, 땅에서 오일·금이 나오지 않아 오직 기술 개발·수출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점 , 무엇보다 정부가 국민들의 삶의 질, 건강 관련 의료복지 등을 굉장히 신경쓴다는 점 등이 같다.
우리가 지난 수년간 의료용 대마를 연구하면서 쌓은 전문 지식과 기술, 경험을 잘 연결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와 협력하는 KIST와 네오켄바이오가 교두보 역할을 해주면 한국 뿐만 아니라 극동·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제품 개발·생산·수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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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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