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속 '이것'으로 주요 질병 간편진단...건강검진 신기원 연다

고석용 기자 기사 입력 2023.01.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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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 양성욱 제노헬릭스 대표

양성욱 제노헬릭스 대표 /사진=고석용 기자
양성욱 제노헬릭스 대표 /사진=고석용 기자
"어떤 질병들은 MRI(자기공명영상)나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등 영상검사를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합니다. 의료보험이 있다고 해도 상당히 고가죠. 코로나19처럼 간단하면서 저렴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양성욱 제노헬릭스 대표(53)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자사가 개발한 진단 플랫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제노헬릭스는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교수인 양 대표가 2019년 설립한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혈액 등 체액 속 '논코딩RNA(비번역 리보핵산)'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코로나 PCR검사처럼…저렴하고 간단하게 질병 진단"


제노헬릭스의 진단 플랫폼은 몸에서 체취한 RNA를 증폭시켜 탐지하는 코로나19 PCR검사와 비슷한 원리를 활용한다. 특정 질병이나 질환이 발생하면 혈액 속 논코딩 RNA가 늘거나 줄어드는데, PCR검사처럼 혈액 속 논코딩 RNA를 증폭시켜 추출·탐지하고 결과에 따라 질병의 유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양 대표는 "혈액 속 논코딩 RNA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려는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다만 논코딩 RNA를 추출·탐지하는 게 어려워 상용화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노헬릭스는 논코딩 RNA를 증폭시켜 1시간 내 정확하게 추출·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진단방식의 강점은 간편함과 가격이다. 양 대표는 "MRI나 PET 등 고가의 영상검사에 들어가기 전에 질병을 진단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영상검사를 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했다. 영상검사의 비용 문제로 진단 골든타임을 놓치거나 불필요한 검사로 비용을 낭비할 가능성을 줄여준다는 설명이다.
제노헬릭스가 개발한 진단 플랫폼
제노헬릭스가 개발한 진단 플랫폼


"진단 플랫폼으로 공급…주요 질병 진단 가능할 것"


제노헬릭스는 일단 해당 기술을 활용해 파킨슨병과 비알콜성 간 섬유화 진단에 집중하고 있다. 연내 임상적 성능시험을 시작해 2024년에는 인허가를 모두 완료하는 게 목표다.

궁극적인 목표는 진단 기술의 플랫폼화다. 논코딩 RNA와 질병의 관계를 연구하는 의료진들이나 바이오기업에 증폭 추출·탐지기술을 공급하면 주요 질병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대표는 "이론적으로 논코딩 RNA 종류만큼 질병이나 질환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제노헬릭스는 곳곳에서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고 있다. 구글·라파스는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대·스타해결사 플랫폼에서 협업 대상으로 제노헬릭스를 선정했다.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도 '2022년 실험실 창업 Uni-Tec(유니-테크) 데모데이'에서 우수상(장관상)을 수여하며 기술력을 인정했다. KB인베스트먼트, 얼머스인베스트먼트 등 투자자들은 제노헬릭스에 55억원(시리즈A)을 투자했다.


"연구 효율 높이려고 만든 기술…수많은 질병 사전 검진에 활용되길"


진단 플랫폼 개발은 미국, 싱가포르, 덴마크, 한국 등 대학에서 생물학을 연구해온 양 대표가 연구 중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양 대표가 연구하는 논코딩 RNA는 다른 RNA보다 길이가 짧아 탐지가 쉽지 않았는데 연구 효율성을 개선하려고 다양하게 시도해보다 제노헬릭스의 증폭 기술을 개발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증폭 기술이 제가 하는 연구 뿐 아니라 논코딩 RNA를 바이오마커(기준)로 삼아 질병을 진단하려는 의료진·연구진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며 "이 기술을 플랫폼화해 다른 곳에도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창업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제노헬릭스의 진단 플랫폼을 건강검진의 혈액검사나 소변검사처럼 간소화시키는 게 목표라고 했다. 양 대표는 "건강검진에서 제노헬릭스의 플랫폼을 사용해 수많은 질병들을 사전에 검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전세계 사람들이 질병을 먼저 발견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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