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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한패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전 세계 200개 국가에 2.6초마다 1건 송금, 2024년 해외 송금건수 400만건·송금액 3조원 돌파'
해외 송금 전문 핀테크 기업 한패스가 지난해 세운 기록이다. 한패스는 올해 국내 체류 외국인을 위한 금융·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외국인 슈퍼앱'(애플리케이션)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김경훈 한패스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해외 송금을 넘어 외국인의 한국 정착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송금액과 건수가 급증했다"며 "올해는 대출비교, 모빌리티 등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패스는 지난해 매출액 550억원, 영업이익 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9.6%, 153.8% 증가했다. 주요 매출원인 송금수수료, 외화거래수수료, 카드수수료 등이 모두 성장세를 보였는데 특히 다양한 서비스 연결로 받는 기타수수료 수익이 23년 53억원에서 24년 2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한패스를 신뢰하는 탄탄한 고객층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월 현재 한패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40만명, 월간 송금 이용자 수는 15~20만명 수준이다. 전체 사용자의 15%가 2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패스 개요/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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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외국인 생활 돕는 '슈퍼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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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패스의 강점은 빠르고 간편하면서 저렴한 송금 시스템이다. 외국인이 은행을 방문해 송금을 하면 소요시간이 1~3일이 걸리고, 100만원 송금 시 약 3~5% 수준의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한패스는 송금수수료 최대 5000원, 송금 소요시간 5분 이내면 가능하다.
기존 스위프트(Swift)망을 이용하면 국내은행, 중개은행, 현지은행 등을 거치면서 각종 수수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한패스는 현지 송금 파트너에 예치금을 미리 적립한 뒤, 고객의 송금 요청이 있을 때마다 지급하는 방식을 사용해 송금수수료를 낮추고 송금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했다.
김 대표는 해외 송금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국내 체류 외국인이 국내 정착 과정에서 겪는 불편이 많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불편 사항을 해소할 수 있는 비금융 서비스를 접목시켰고, 이는 자연스럽게 한패스 이용률을 높이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한패스는 현재 해외 송금과 대출 연결 외에 비금융 영역인 △교통카드 충전 △고속버스, KTX, 항공권 예약 △모바일 충전 △행정서비스 △공과금 납부 △구인·구직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구인구직 서비스는 구직자의 지역별, 비자별, 한국어 능력 등을 고려한 일자리를 제안한다. 다국어 번역을 제공해 통합 이력서 관리도 할 수 있다. 행정 서비스는 비자, 임금체불, 형사사건 등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이용자 위치 기반의 분야별 전문가를 연결해준다.
김 대표는 "해외 송금은 한 달에 1~2번 이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외국인들이 꼭 필요한 생활 금융 서비스를 고민했다"며 "이에 카드·월렛이 나왔고 이제는 하루에 3번 카드 결제, 한 달에 약 7번 월렛을 이용하면서 생활 필수앱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울러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겪는 고충을 해결해주는 비금융 서비스로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훈 한패스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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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외국인 비대면 신용대출 비교서비스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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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인은 금융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찌감치 '외국인 금융'에 적극 뛰어들었던 지방은행부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까지 각종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한패스는 국내 최초, 유일의 외국인 비대면 신용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우선 외국인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전북은행, 웰컴저축은행, 광주은행 등을 입점시켜 대출금리를 비교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E9(단순업무) 받는 외국인은 4년간 근무가 확정되고, 최대 4000~5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며 "금리가 높은 본국 대신 한국에서 대출받은 뒤 송금해 자국에서 집을 사거나 빚을 갚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패스는 연내 모빌리티 기업과 손잡고 택시 호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의 택시 호출 앱은 외국인 회원 가입 시 인증 절차가 복잡하고 한국어, 영어, 일본어 밖에 서비스되지 않는다. 반면 한패스는 여권으로만 간편 가입이 가능하고 20개국 다국어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한패스의 외국인 직원이 전체 50%인 140여명에 달한다"며 "준비된 글로벌 서비스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한패스 앱의 비금융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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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상장예비심사 청구…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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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패스는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면서 올해 3분기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이다. 지난 3월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유치도 성공했다.
한패스는 IPO 이후 해외 시장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이미 일본과 호주에 해외 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계열사를 갖고 있다. 2027년까지 10개국 이상에 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한 계열사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김 대표는 "한패스의 핵심가치는 국경 없는 '보더리스'"라며 "국내 체류 외국인이 안정적인 정착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더 나아가 방한 외국인, 해외 거주하는 교민, 제3국에서 3국으로 이용하는 외국인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시장은 한패스로 통한다는 공식을 인정받는, 독보적인 플랫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