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도 반한 MZ 감성 스테이...투자 혹한기에도 100억 몰렸다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2.12.24 08:3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이주의핫딜]스테이폴리오, 10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제주시에 있는 스테이폴리오 '눈먼고래' /사진제공=스테이폴리오
제주시에 있는 스테이폴리오 '눈먼고래' /사진제공=스테이폴리오
제주국제공항에서 해안도로를 타고 동쪽으로 40분 정도 내달리면 제주 바다를 안은 작은 포구마을이 나온다. 마을 안쪽으로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고래 등을 닮은 집을 볼 수 있다. '눈먼고래'다.

눈이 멀어 육지에 부딪혀 집이 됐다는 눈먼고래는 너른 마당을 가운데 두고 쌍둥이 집 두 채가 마주보고 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의 결혼기념일 파티 장소로 입소문을 탄 눈먼고래는 이후 8개월 동안 예약률 100%를 기록했다. 주말 1박 50만원이라는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눈먼고래를 독점으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스테이폴리오다. 2015년 건축가 이상묵 대표가 설립한 스테이폴리오는 숙박시설 중개 플랫폼이다. 독창적인 숙소로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저렴하지 않은 숙박비에도 월 평균 예약률은 78%로 국내 특급호텔에 준하는 수준이다.

투자자들은 선뜻 스테이폴리오에 투자했다. 이번 시리즈A 투자에서 TBT파트너스와 IBX파트너스가 공동 운영하는 '티비티-아이비엑스 넥스트유니콘 제2호 투자조합', 쿼드자산운용이 100억원을 투자했다. 유동성 경색으로 플랫폼 투자가 끊긴 상황에서 이례적이다.


'스테이'를 넘어 '스토리'까지…MZ세대 감성 숙박 서비스


투자자들은 스테이폴리오가 단순한 숙박 중개 플랫폼이 아닌 숙박 콘텐츠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이끈 김도윤 IBX파트너스 이사는 "스테이폴리오는 투자 전부터 이용해봤다. 기존 여행 숙박예약 플랫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감도 높은 숙소들이 입점해 있다"며 "차별화된 공간 경험과 콘텐츠 기반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했다.

특히 스테이폴리오는 남들과는 차별화된 경험을 원하는 MZ세대의 감성과 맞닿아 있다. 김 이사는 "스테이폴리오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독특한 숙박 경험을 가장 잘 제공해준다"며 "코로나19(COVID-19)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스테이폴리오는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입점 숙소 선정부터 까다로운 절차를 거친다. 가장 중요한 입점 요건은 역시나 스토리다. 스토리가 없는 숙소는 입점을 받지 않는다. 건물과 땅을 갖고 컨설팅 요청이 와도 열에 아홉은 거절한다.

입점 이후에는 기본적인 예약 중개 서비스 외 해당 숙소만의 콘텐츠를 만든다. 전문적인 사진 및 영상작가와 협업해 숙소의 경험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한다. 숙소에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스타일링이 필요할 경우 해당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가구 브랜드 '지누스'와 쿡웨어 브랜드 '모도리' 등 타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숙소가 가진 매력을 강화한다.

오리지널 숙소는 스테이폴리오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킬러 콘텐츠다. 현재 국내외 430여개 입점 숙소 중 27개가 스테이폴리오가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오리지널 숙소다.

김 이사는 "스테이폴리오는 토지 혹은 독창적인 공간, 건물을 직접 발굴해 특색이 넘치는 숙소로 리모델링하고, 운영까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독점적인 숙소와 경험 서비스를 직접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계속적으로 경쟁사 대비 차별성을 가져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있는 스테이폴리오의 '밭담집' 내부 모습. 밭담집은 스테이폴리오에서 개발을 진행한 독점 숙소다. /사진제공=스테이폴리오
제주시에 있는 스테이폴리오의 '밭담집' 내부 모습. 밭담집은 스테이폴리오에서 개발을 진행한 독점 숙소다. /사진제공=스테이폴리오


안젤리나 졸리가 찜한 호텔과 협업…해외로 영토 넓힌다


투자자들이 스테이폴리오에 주목한 두번째 이유는 해외 확장성이다. 스테이폴리오는 이번 투자를 유치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를 '마일스톤(단계별 경영성과)'으로 삼았다.

스테이폴리오는 현재 일본,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라오스 등 8개국에서 97개 해외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주로 일본과 대만에 집중돼 있다.

스테이폴리오는 싱가포르와 일본에 있는 지사를 필두로 동남아시아 내 숙소를 발굴하는 한편 해외 전담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투자금의 상당 부분 역시 이에 투입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이제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면서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시점이 됐다"며 "스테이폴리오 역시 이번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면서 아시아를 거쳐 글로벌 최고 파인 스테이 플랫폼을 마일스톤으로 제시했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스테이폴리오는 '아만' 등 글로벌 호텔 브랜드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아만은 럭셔리 중에서도 럭셔리로 불리는 리조트다. 마크 주커버그, 안젤리나 졸리, 킴 카다시언 등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리조트로 20개국, 34개 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김 이사는 "현재 스테이폴리오의 숙소들은 높은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어떤 숙소는 티켓팅하듯이 기다리는 일도 빈번하다"며 "이러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을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여행객들의 아웃바운드 수요 뿐만 아니라 해외 여행객들의 인바운드 수요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스테이폴리오' 기업 주요 기사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