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 김규리 그린리본 대표 인터뷰
"받을 수 있는데도 몰라서 놓치는 보험금이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1월 중순까지 그린리본이 '라이프캐치'를 통해 찾아낸 숨은 보험금만 1540억원에 달합니다."
김규리 그린리본 대표(사진·34)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들어준 보험상품의 보험비를 직장인이 된 후엔 직접 납부하면서도 보장 내용은 몰라 놓치는 보험금이 상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잡한 증빙과정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4월 녹색소비자연맹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병원방문, 증빙서류 준비 등의 이유로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472명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차 병원비도 쉽게 청구…라이프캐치 유료전환율 9% 2020년 3월 설립된 그린리본은 보험금 청구 대행 플랫폼 '라이프캐치'를 운영하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이다. 아울러 보험사의 지급심사에 대한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보험사와 보험가입자가 모두 그린리본의 고객인 셈이다.
보험 가입자는 최근 3년간 놓친 보험금을 쉽게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린리본에 몰리고 있다. 2021년 11월 라이프캐치 정식 출시 후 1년만에 37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이중 20·30대가 78.2%에 이를 정도로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생)에게 인기다.
놓친 보험금을 조회하고 직접 청구하는 것은 무료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서류를 발급받아 보험금 수령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는 유료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해 찾은 보험금은 약 35억원으로 집계했다. 김 대표는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을 직접 찾아가 서류를 발급받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다"면서 "회사에 발이 묶인 직장인 20·30대에게 유료 대행서비스는 오히려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보니 유료 전환율이 9% 정도 된다"고 했다.
병원서류 발급 대행의 경우 경쟁사는 3차 의료기관 또는 특정지역의 2·3차 의료기관만 서비스하는 반면 그린리본은 전국의 1·2·3차 의료기관을 모두 대행하고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청구서 접수 대행도 특정 손해보험사나 일부 생명보험사가 아닌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김 대표는 "직장인에게는 병원서류 준비가 가장 큰 장애물이어서 전산 연동이 안되는 의료기관의 경우 전국에 있는 300여명의 대행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방문해 필요 서류를 구비한다"며 "의료법에 따라 위임서류가 있으면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위임서류에 전자서명을 받아 대행하고 있다"고 했다.
타보험사에 가입한 보험금까지 조회·청구 보험사 역시 지급심사 자동화와 함께 통합청구시스템 도입으로 잠재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린리본과 손잡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부터 추진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이노스테이지온(ON)'을 통해 그린리본을 선발한 후 통합청구시스템과 지급심사 솔루션을 동시에 개발중이다.
통합청구는 교보생명 앱에서 타사 보험금까지 한번에 확인·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달 론칭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지급심사는 손해액 규모와 보험금 지급이 적당하고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인데 그동안 보험사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온 과거 병력·진단 적정성 등 고지의무위반 재검토를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화하고 있다.
병원에서 의무기록 사본 발급시 필요한 위임 서류에 대한 전자서명 기능은 현재 보험사 현장 조사원들이 청구대행을 할 때도 활용한다.
가입자가 몰라서 놓치는 보험금 1억 넘기도
그린리본이 후발업체인데도 이같이 고성장중인 건 김 대표가 병원과 보험사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6.25참전으로 다리 한쪽이 불편한 외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후 재활 전문 정형외과에서 5년간 일했다"면서 "그러다 병원으로 심사나온 보험사 분들을 알게됐는데 더 재미있는 직업군이라고 여겨 법인손해사정사로 이직해 현장조사 업무를 3년간 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며 의료 데이터를 보는 방법이나 환자의 동선을 잘 알고 있던터라 김 대표는 1년차에 5년차 연봉을 받았을 정도로 성과를 냈다. 일명 '나이롱 환자'를 잘 걸러냈다. 그런데 보험사가 당연히 줘야 할 보험금에 대해서는 가입자가 청구하지 않는 한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가입자가 몰라서 놓치는 보험금이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대표는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재미있게 하던 일을 더이상 할 수 없었다"며 "가입자들이 놓친 보험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으로 퇴사하고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험금 알아서 자동청구·입금되는 상품 개발할 것" 그린리본이 보유한 핵심기술은 개인의 금융·건강·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부도율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험에서 부도율은 가입자의 건강 리스크를 말한다. 과거 지출한 의료비 내역을 기반으로 앞으로 얼마나 의료기관에 돈을 써야할지 예측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숨은 보험금 찾기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보험 가입과 동시에 청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그린리본은 개인부도율 측정으로 보험금을 선지급해주는 금융상품을 만들수 있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보험사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기존 보험상품에 그린리본의 자동지급심사 기능을 붙여 보험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검증이 되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보험 구조를 가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가입자가 청구하는 게 아니라 1년에 한번씩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보험상품과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김규리 그린리본 대표(사진·34)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들어준 보험상품의 보험비를 직장인이 된 후엔 직접 납부하면서도 보장 내용은 몰라 놓치는 보험금이 상당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복잡한 증빙과정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4월 녹색소비자연맹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병원방문, 증빙서류 준비 등의 이유로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472명이 보험금 청구를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1차 병원비도 쉽게 청구…라이프캐치 유료전환율 9% 2020년 3월 설립된 그린리본은 보험금 청구 대행 플랫폼 '라이프캐치'를 운영하는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이다. 아울러 보험사의 지급심사에 대한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다. 보험사와 보험가입자가 모두 그린리본의 고객인 셈이다.
보험 가입자는 최근 3년간 놓친 보험금을 쉽게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린리본에 몰리고 있다. 2021년 11월 라이프캐치 정식 출시 후 1년만에 37만명이 회원으로 가입했으며, 이중 20·30대가 78.2%에 이를 정도로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생)에게 인기다.
놓친 보험금을 조회하고 직접 청구하는 것은 무료지만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서류를 발급받아 보험금 수령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는 유료다. 유료서비스를 이용해 찾은 보험금은 약 35억원으로 집계했다. 김 대표는 "보험금 청구를 위해 병원을 직접 찾아가 서류를 발급받기까지 드는 시간과 비용이 적지 않다"면서 "회사에 발이 묶인 직장인 20·30대에게 유료 대행서비스는 오히려 경제적인 경우가 많다보니 유료 전환율이 9% 정도 된다"고 했다.
병원서류 발급 대행의 경우 경쟁사는 3차 의료기관 또는 특정지역의 2·3차 의료기관만 서비스하는 반면 그린리본은 전국의 1·2·3차 의료기관을 모두 대행하고 있다는 게 차별화 포인트다. 청구서 접수 대행도 특정 손해보험사나 일부 생명보험사가 아닌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김 대표는 "직장인에게는 병원서류 준비가 가장 큰 장애물이어서 전산 연동이 안되는 의료기관의 경우 전국에 있는 300여명의 대행인이 직접 의료기관을 방문해 필요 서류를 구비한다"며 "의료법에 따라 위임서류가 있으면 의무기록 사본을 발급받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비대면으로 위임서류에 전자서명을 받아 대행하고 있다"고 했다.
타보험사에 가입한 보험금까지 조회·청구 보험사 역시 지급심사 자동화와 함께 통합청구시스템 도입으로 잠재고객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그린리본과 손잡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부터 추진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이노스테이지온(ON)'을 통해 그린리본을 선발한 후 통합청구시스템과 지급심사 솔루션을 동시에 개발중이다.
통합청구는 교보생명 앱에서 타사 보험금까지 한번에 확인·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달 론칭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지급심사는 손해액 규모와 보험금 지급이 적당하고 적합한지 확인하는 과정인데 그동안 보험사들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해온 과거 병력·진단 적정성 등 고지의무위반 재검토를 데이터 기반으로 자동화하고 있다.
병원에서 의무기록 사본 발급시 필요한 위임 서류에 대한 전자서명 기능은 현재 보험사 현장 조사원들이 청구대행을 할 때도 활용한다.
가입자가 몰라서 놓치는 보험금 1억 넘기도
그린리본이 후발업체인데도 이같이 고성장중인 건 김 대표가 병원과 보험사에서 근무하면서 관련 내용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6.25참전으로 다리 한쪽이 불편한 외할아버지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물리치료학을 전공한 후 재활 전문 정형외과에서 5년간 일했다"면서 "그러다 병원으로 심사나온 보험사 분들을 알게됐는데 더 재미있는 직업군이라고 여겨 법인손해사정사로 이직해 현장조사 업무를 3년간 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관에서 일하며 의료 데이터를 보는 방법이나 환자의 동선을 잘 알고 있던터라 김 대표는 1년차에 5년차 연봉을 받았을 정도로 성과를 냈다. 일명 '나이롱 환자'를 잘 걸러냈다. 그런데 보험사가 당연히 줘야 할 보험금에 대해서는 가입자가 청구하지 않는 한 알려주지도 않는다는 것을 인지하게 됐다. 가입자가 몰라서 놓치는 보험금이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대표는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재미있게 하던 일을 더이상 할 수 없었다"며 "가입자들이 놓친 보험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겠다는 사명감으로 퇴사하고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보험금 알아서 자동청구·입금되는 상품 개발할 것" 그린리본이 보유한 핵심기술은 개인의 금융·건강·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부도율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험에서 부도율은 가입자의 건강 리스크를 말한다. 과거 지출한 의료비 내역을 기반으로 앞으로 얼마나 의료기관에 돈을 써야할지 예측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숨은 보험금 찾기로 시작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보험 가입과 동시에 청구하지 않아도 알아서 보험금을 지급해주는 보험상품을 출시하는 게 목표"라며 "그린리본은 개인부도율 측정으로 보험금을 선지급해주는 금융상품을 만들수 있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보험사들과 컨소시엄 형태로 기존 보험상품에 그린리본의 자동지급심사 기능을 붙여 보험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검증이 되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보험 구조를 가진 일본과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린리본
- 사업분야금융∙투자, IT∙정보통신
- 활용기술빅데이터, 인공지능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김 대표는 "가입자가 청구하는 게 아니라 1년에 한번씩 보험금이 자동으로 지급되는 보험상품과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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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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