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세미파이브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서 주목
조명현 대표 "기술력 세계가 인정, 기술고도화로 스케일업 속도낼 것"
'누적 투자유치금 1731억원, 국내외 4개 기업 인수합병(M&A), 전세계 엔지니어 직원 400여명, 2022년 예상 매출 700억원'
2019년 5월 설립된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세미파이브'가 창업 3년여만에 이룬 성과다. 차세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 중인 세미파이브는 최근 서울 여의도에 몰린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만난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42·사진)는 "국내 반도체와 딥테크 업체에 관심이 있는 해외 투자기관들이 많았다. 발표에 이어 글로벌 투자기관 3곳과 미팅을 가졌는데 국내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려는 열기가 매우 높아 놀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하루에만 글로벌 투자자 8곳과 미팅을 했다.
서울투자청과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해외 큰손 투자자 30여명과 국내 투자자 100여명 등을 초청해 21일과 22일 양일간 서울 유망 기업 28개사를 위한 글로벌 투자유치 행사 '서울 인베스터스 포럼'을 개최했다.
세미파이브는 현재 △AI(인공지능) 플랫폼 △AI+IoT(사물인터넷) 플랫폼 △HPC(하이 퍼포먼스 컴퓨팅) 플랫폼 등 총 3개의 SoC(한칩에 여러 반도체 기능 탑재) 설계 플랫폼을 제공한다. 세미파이브의 플랫폼들은 반도체 개발 비용과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조 대표는 "세미파이브의 플랫폼이 현재 기존 설계 비용대비 63% 절감할 수 있고, 시간은 48%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플랫폼의 효율성을 기반으로 3년 동안 6개의 복잡한 반도체를 '핀펫'이라고 부르는 3차원 입체 구조의 첨단공정에서 빠르게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등 확고한 기술력이 있다면 스타트업도 적은 비용과 빠른 시간내에 칩을 만들고 양산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모빌린트 등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을 비롯한 다수의 고객사가 세미파이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6종의 전용 반도체를 개발했다.
세미파이브는 앞으로 플랫폼의 효율화를 높여 기존 설계 비용이나 시간을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추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반도체 설계 비용이 100원이라면 세미파이브의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현재 47원이 드는데 앞으로는 10원에 설계 가능하도록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국내외 4개사를 M&A(인수·합병)한 것도 세미파이브가 빠르게 성장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하나텍, 세솔, 다심 등 반도체 설계업체 3곳을 인수해 합병했고, 2021년 12월엔 6000만달러를 투입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반도체 파운드리 지식재산권(IP) 업체 '아날로그 비츠(Analog Bits)'의 지분 100%를 인수해 자회사로 뒀다. 조 대표는 "지금까지 M&A를 통해 플랫폼 업체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기술과 규모를 확보했다"며 "앞으로는 새로운 플랫폼 개발과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내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했다.
세미파이브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인도, 베트남에 개발 및 영업조직을 구축했다. 조 대표는 "국내는 물론 미국, 인도, 베트남 등 4개국에서 40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이중 엔지니어가 90% 이상"이라고 밝혔다.
세미파이브가 시리즈B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1731억원이다.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해 올해 2월 1300억원을 확보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 소프트뱅크벤처스, 본엔젤스, LB인베스트먼트, 게임체인저,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 등이 투자했다.
조 대표는 "투자유치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투자기관들과 연결되고 세미파이브의 성장력이 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미파이브는 올해 매출액 7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4년 BEP(손익분기점) 달성 후 2025년 IPO(기업공개)를 하는 것이 목표다.
세미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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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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