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핫딜]씨엔티테크 '전기보트계 테슬라' 꿈꾸는 KSV에 시드 투자 "선박업 투자는 처음"
전기추진선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상 사고시 가라앉지 않는 '자가복원' 기술 등 보유
[편집자주]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저희도 (선박업에 투자한 건) 처음입니다."
지난해 액셀러레이터 업계 최다 투자(74개 스타트업, 총 91억3000만원) 기록을 세웠던 씨엔티테크가 새해 벽두부터 공격적인 신영토 확장에 나섰다. 씨엔티테크는 지난 19일 해양레저용 친환경 전기보트를 제조하는 알루미늄 선박 설계·제작업체인 '케이에스브이'(KSV, Korea-Smart ship-Vehicle)에 본격 투자키로 했다고 밝혔다.
투자액은 약 2억원 정도의 시드급이나 씨엔티테크가 작년까지 집중해온 모빌리티, 협동로봇, O2O서비스, 조각투자 플랫폼, 메타버스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와는 결이 달라 이번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KSV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 전기추진 선박 건조를 주전공으로 한 딥테크(첨단기술) 기업이다. 전기보트업계 '테슬라'가 되겠다는 목표로 전기추진 어선·수륙양용버스·카라반캠핑보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는 투자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전기차만큼 전기보트도 혁신이 필요한 분야로 향후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국내 레저용 선박 대부분이 수입산인데 국산화를 통해 비용을 대폭 낮추면 전기레저선 보급에 탄력이 붙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 선박→전기추진 선박 전환 추세 …건조비용 30% 보조금 지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세계해양산업협회(ICOMIA)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휴양과 레저, 문화가 공존하는 마리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해양레저선박수는 약 3000만척, 시장규모는 500억 달러(약 60조원) 수준이다.
또 국제해사기구 등 선박연료의 황산화물 함유 기준이 2020년부터 강화되는 등 세계적으로 선박의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선박의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엔 대기오염의 주범물질인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 포함돼 있다.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가운데 선박이 6.4%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레저선박용 전기추진 장비는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 받는다. 중소형 선박에서 대형 선박에 이르기까지 전기추진시스템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우리 정부도 2020년 시행된 친환경선박법을 근거로 올해부터 전기추진선 보조금을 건조비용의 30%까지 지원한다.
전화성 대표는 "미래형 친환경 선박의 전기추진시스템 핵심기술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기추진선박 시장은 초기에 정부조달을 통한 B2G(기업·정부간 거래) 위주로 성장하다 기존 선박 수요처 기반의 B2B(기업간 거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거리 운항 가능한 '쌍동형 전기추진선' 개발…오뚝이처럼 일어나는 '자가복원' 기술 보유 KSV는 2017년 '환호조선' 상호로 선박 건조업을 시작해 현재까지 40여척의 알루미늄 선박을 건조했다. 또 친환경 전기추진 선박을 건조할수 있는 R&D(연구개발)에 공을 들이며, 지난해 10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과제에 선정돼 '해수 냉각방식을 적용한 해양레저용 50ft급(약 15m) 쌍동형 전기추진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쌍동형 전기 추진선은 배터리 발열관리시스템을 탑재하고, 파도·마찰저항을 적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게 장점이다.
KSV 기업부설연구소에 따르면 전기추진선은 배터리 용량 때문에 기존 내연기관에 비해 장시간·장거리 운항에 불리하다. 운항거리를 늘리려면 배터리를 추가하면 되지만 그만큼 중량이 증가하고 선체가 물의 저항을 많이 받아 운항 효율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 배터리는 작동온도가 40도를 초과하면 급격히 효율이 떨어져 발열에 의한 효율 감소도 문제점이다. 이 때문에 배터리 발열에 따른 운항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배터리 발열관리시스템' 개발이 필수다. 고정현 KSV 대표는 "배터리 에너지 밀도의 한계를 극복해 운항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50FT급 쌍동형 전기추진선 개발에 온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SV는 '자가복원'되는 보트도 제작한다. KSV가 보유한 특허기술로 해상 사고 시 배가 가라앉지 않게 만드는 기능이다. 고정현 대표는 "보트 후방 양측에 설치된 부력체와 조종실 상부의 부력지붕 내부에 공기가 채워진 박스모양의 구조로 설계해 보트가 뒤집어지지 않도록 잡아준다"며 "선박의 전복사고 피해를 획기적으로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술을 기반으로 KSV는 조종공간과 침실, 주방 등으로 구성된 전기추진 수륙양용 카라반캠핑보트, 전기추진 패밀리 레저보트·수륙양용버스 등의 라인업을 구축했다. 전 대표는 "캠핑문화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면서 "육지캠핑장 뿐만 아니라 호수나 해상에서도 캠핑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KSV의 수륙양용 카라반 캠핑보트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SV가 최근 수주한 전기추진선박 및 조선 기자재 생산 계약건은 총 220억원 규모로 올 하반기까지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2023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고 대표는 "2025년 국내 해양레저 시장 규모는 약 20조2000억원으로 예상되며 그중 전기추진 소형 선박은 1조2000억원 규모"라며 "여기서 약 10% 점유율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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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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