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사귄 새 친구 알고보니 'AI 휴먼'…3년내 이런 시대 온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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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업팩토리]2022년 기술 지배 시대, 거대 가속 만들 10대 미래 기술

[편집자주] '테크업팩토리'는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유망기술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바꿀 미래유망기술의 연구개발 동향과 상용화 시점,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인간처럼 인식하고 표현하는 감각 지능이 결합된 '다중감각 AI', 겉으로 봐선 실제 사람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의 외모를 지닌 '디지털 휴먼' 등이 향후 3년 내 사회적·기술적 임팩트가 예상되는 10대 기술에 뽑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20일 'ETRI가 바라본 2022년 10대 기술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외 기술동향 보고서와 ETRI 기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선정된 기술들이다.

보고서는 이중 '다중감각 AI'에 주목했다. 이는 단일 지능으로 이뤄진 AI에 인식하고 표현하는 감각 지능을 결합하면 사람과 같은 유연한 능력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의 기술이다.

다중감각 AI는 질감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는 등의 육감 정보를 통합적으로 학습한다. 이를 보고서는 '멀티모달 머신러닝'(Multimodal Machine Learning) 기술이라고 칭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 이승민 박사는 "인간이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언어와 표정·행동·시선 등의 비언어적 정보, 웃음·감탄사·목소리의 높낮이와 떨림 등의 준언어적 정보를 함께 사용하듯, 다중감각 AI를 탑재한 로봇도 이런 표현이 가능해 앞으로 인간과 더 자연스런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 이승민 박사/사진=ETRI
ETRI 기술전략연구센터 이승민 박사/사진=ETRI
이미 구글 등 세계적인 AI 기업들과 선도국에선 멀티모달 머신러닝 연구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이를 테면 EU(유럽연합)에선 음악(음성) 데이터와 음악 관련 커뮤니티(텍스트) 등을 토대로 앞으로 유행하거나 인기 있을 장르나 노래, 가수를 예측해 음반 관련 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음성인식, 자연어 이해, 음성 합성, 컴퓨터 비전 모델을 혼합한 멀티모달 대화형 AI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다중감각 AI는 교육, 방송, 패션, 의료, 자동차 등의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서비스에 핵심 기능으로 내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내다봤다. 예컨대 현재 제조 프로세스나 공장 내부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눈에 보이는 정보를 처리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쉬운 작업에만 사용되나, 오디오와 촉각, 언어 정보를 통합하면 다양하고 고수준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서로 다른 감각 지능을 연결해 인간과 유사한 유연성을 가진 다중감각 AI를 구현한다는 것은 인공지능이 디지털 공간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언어와 시각 데이터의 결합을 넘어 영상을 창작하거나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나아가 종합적 사고가 요구되는 투자나 국방 분야 등에서 직업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역할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소개된 '디지털 휴먼'은 3차원(D) 콘텐츠 제작 기술과 대화형 AI가 결합된 가상인간을 뜻한다. 주목할 점은 인간을 어설프게 닮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과 달리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넘어서며 우리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불쾌한 골짜기는 인간이 인간과 유사한 존재에 호감을 느끼다가도 일정 수준에 이르면 불쾌감을 느끼고, 그 수준을 넘어서 인간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닮았다면 다시 호감도가 상승한다는 내용이다.

디지털 휴먼 기술은 이미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고 있다. 샤넬, 프라다, 디올은 가상 인간 '릴 미켈라'를 홍보 모델로 쓰고 있다. 릴미켈라가 1년에 버는 광고 수익은 약 130억원에 달한다. 가트너는 디지털 휴먼 기술 시장이 오는 2035년 약 1250억 달러(약 14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소프트웨어 2.0'은 사람 대신 AI가 데이터를 이용해 스스로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술이다. 구글은 최근 반도체 칩 개발의 평면 배치 과정에서 데이터 강화학습을 통해 AI 스스로 최적의 배치 방법을 익히도록 했다. 이는 기존 엔지니어 대비 속도와 효율성을 모두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박사는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지면서 앞으로는 인간이 설계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며 "이제 개발의 주체는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상과 공중, 실내외 구분없이 10cm 이하의 정확도로 위치를 확인하는 '실시간 정밀 측위'와 드론과 위성통신 등의 '비지상 통신', 자동화로봇군대 등의 기반이 된 'AI 밀리테크', 양자 서비스, NFT( 대체불가토큰), 사이버 팬데믹, 기술표준 신지정학 등이 향후 3년 내 사회적·기술적 임팩트가 예상되는 10대 기술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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