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키플랫폼] 본격화하는 글로벌 AI 패권 경쟁

이처럼 갈수록 AI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글로벌 패권에 있어서도 AI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AI 기술력과 관련 제도에서 앞서 나가는 국가들은 안보, 경제 등에서 지배력을 가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이들 국가에 종속되며 국가 경쟁력도 약화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AI 분야에서도 첨예하게 경쟁하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이전 바이든 정부의 AI 기술의 안전·보안·윤리·책임 등에 대한 행정명령을 폐지했다. 그리고 곧이어 '미국의 AI 리더십을 위한 장벽 제거'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미국의 AI 글로벌 리더십 유지·강화를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 중심의 AI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미국 AI 인프라를 강화하는데 향후 4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들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중국의 AI 기술 발전을 견제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미 안면인식 등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고 평가받았으며, 특히 최근 중국의 헤지펀드 회사 환팡퀀트가 설립한 AI 연구 기업 '딥시크'가 선보인 AI가 기존 AI들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더 강력한 성능을 나타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韓, 인프라·애플리케이션·규제 등에서 AI 생태계 선도 가능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2025)이 만난 전문가들은 한국도 AI 생태계 내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들은 데이터의 한계 등으로 근원 기술에서는 미국, 중국 등과 직접 경쟁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인프라,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규제 분야 등에서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AI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한다.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필수인 반도체를 비롯해 전력을 위한 배터리, 원자력 발전 등은 이미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R&D(연구개발)를 통해 AI 인프라에 맞는 제품을 선보이며 리더십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으로 모든 영역에서 AI가 활용될 것이 확실시되는 점도 우리나라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제조업,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업 등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이들 영역에 결합되는 AI 역시 세계 최고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 밖에 아직 걸음마 단계인 AI 정책과 규제 분야에서 한국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한국은 개인정보보호 등에 있어 앞서고 있는 만큼 AI 관련 보안 정책 등을 정교하게 만들어 제시한다면 국제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기준이 글로벌스탠더드가 된다면 향후 AI 관련 여러 사안에 있어 미국, 중국, 유럽 등 글로벌 AI 주요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주경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AI 패러다임 변화와 대응 전략 - 트럼프 정부의 AI 정책 전환과 중국 딥시크의 부상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최근 AI 기술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주요 AI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 연구개발 투자 규모, 인프라 등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좁히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국내 AI 기업들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 추진을 통해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같은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사업에 국내 기업들의 참여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반도체, 에너지, 데이터센터 운영 등의 강점을 활용한 협력 방안 발굴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자국주의 정책과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산 AI 반도체 개발과 공급망 다변화 추진 등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4월 23~25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리는 '2025 키플랫폼'에서는 르노 베델 프랑스 국가평의회 고문, 윤혜선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개막총회에서 AI 정책과 한국의 기회에 대해, 이상현 가디언AI 대표, 전동근 퀀텀에어로 대표, 이정환 마인드AI 대표, 이동헌 에이슬립 대표, 이학경 오브로 대표, 이승곤 딥블루닷 이사가 AI 세션에서 한국 AI의 발전 방향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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