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어떻게 혁신인재를 얻을 것인가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1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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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로봇개, 자율주행차, 사람처럼 표정을 짓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초실감형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얼마 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가전전시회 'CES 2022'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핵심으로 한 파괴적 혁신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전개되는지를 실감케 했다.

급격한 기술변혁 시대에 우리는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의 등장, CVC(기업형 벤처캐피탈)를 통한 도전적 벤처투자,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M&A(인수·합병) 활성화 등 혁신 원천의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기술패권 경쟁시대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한편에선 혁신 생태계 주체들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청년 실업난 속에 중소·벤처기업의 만성적 구인난을 그 이유로 꼽는다. 한쪽에선 일자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다른 한쪽에선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실정이다. 이런 일자리 미스매칭은 대학의 구시대적 인재양성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전문가들은 미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어떤 분야에서든 응용력을 지닌 '창의적 융복합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과에 소속되지 않고도 도전적 연구를 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어떤가. 최근 AI(인공지능)대학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처럼 정부가 소위 '뜬다'는 산업을 가리키면 대학들이 우르르 몰려드는 꼴이다. 언제까지 특정산업에 한정된 인재를 정부 주도로 단기간에 길러내는 구태를 반복할 것인가.

1차 원인은 '링크플러스'(LINC+) '두뇌한국(BK)21' 등 정부의 대학지원 사업이 단기적 '프로젝트'에 치우쳤다는 점이다. 지역 중소규모 대학의 경우 관련사업 하나를 따느냐, 마느냐에 따라 거의 명운이 걸릴 정도다.

또 "대학을 언제까지 고등교육기관으로만 볼 것인가"도 던져야 할 물음이다. 이미 대학은 연구기관이자 혁신경제의 주체가 됐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플랫폼 유니콘팩토리의 '유니밸리' 코너에서 소개된 대학들의 면면을 보면 IP(지식재산권) 이전 등을 통해 이익을 취득하고 대학 구성원이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창업하도록 지원해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사회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정부의 대학지원 사업을 '블록펀딩' 방식으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의 교육여건과 성과를 측정할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 지원대학을 선정하고 자금을 줄 땐 구체적인 사용처를 정하지 않고 총장에게 모두 맡기는 형태를 말한다. 이를 통해 대학별 전략적 특성화가 가능하고 학과간 장벽을 뛰어넘는 대학부설연구소 설립도 활성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파급력이 강한 교원창업을 주도할 '기업가형대학'을 만들고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자는 의견도 있다. 혁신인재 양성의 플랫폼으로서 대학, 혁신의 촉진자로서 정부 역할을 새롭게 부여하고 과감한 정책전환을 고려해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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