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글로벌 스타트업씬'은 한주간 발생한 주요 글로벌 벤처캐피탈(VC) 및 스타트업 소식을 전달합니다. 이에 더해 국내 스타트업 시장에 미칠 영향과 전망까지 짚어드립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로이 리 클루엘리 대표는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레스토랑에서 AI(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여성에게 거짓말을 하는 클루엘리 홍보 영상을 올렸다. 사진은 영상 속 한 장면. /사진=로이 리의 X 캡처"크루엘리(Cluely)가 출시됐습니다. 모든 것을 속이세요."(Cluely is out. cheat on everything.)
21세의 한국계 미국인 로이 리(한국이름 이충인)이 부정행위를 도와주는 AI(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이 리는 이 기술로 아마존 면접까지 합격했지만, 대학에서 징계를 받고 자퇴를 했다. 그러나 이후 오히려 7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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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부정행위 도구, 530만달러 투자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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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부터 클루엘리 공동창업자인 닐 샨무감과 로이 리/사진=로이 리의 X 계정21일(현지시각) 테크크런치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로이 리 크루엘리 최고경영자(CEO)는 부정행위를 돕는 AI 기술을 개발하는 크루엘리를 설립해 530만달러(약 76억원)의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크루엘리는 시험이나 면접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부정행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도구를 개발했다. 사용자는 면접관이나 시험감독자는 볼 수 없는 브라우저 내 창을 통해 질문에 대한 실시간 답변이나 요약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리 CEO에 따르면 크루엘리는 연간반복매출(ARR) 300만달러(약 43억원)를 돌파했다.
크루엘리는 로이 리 CEO와 닐 샨무감이 함께 창업했다. 둘 다 콜롬비아대 출신으로, 코딩 면접에서 부정행위를 하는 AI 도구인 '인터뷰 코더'를 개발했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징계받았고, 결국 자퇴했다.
로이 리와 공동 창업자인 닐 샨무감은 콜롬비아대 출신으로, 두 사람 모두 대학 시절 코딩 면접 보조 AI '인터뷰 코더'를 개발했다가 학교의 징계를 받고 자퇴했다. 이들은 이 도구를 활용해 실제 아마존 면접에 응시했고, 합격했다는 사실을 유튜브에 공개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로이 리 CEO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세상은 우리의 도구를 부정행위라고 부르겠지만, 계산기나 맞춤법 검사기처럼 결국 보편화된 도구가 될 것"이라며 "AI 모델이 몇 초만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왜 뭔가를 외우고 코드를 작성하고 연구를 해야 하느냐"며 도발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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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워크 창업자가 설립한 '플로우', 기업가치 25억달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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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뉴먼 전 위워크 창업자/로이터=뉴스1 기업공개(IPO)에 실패해 위워크에서 쫓겨난 아담 노이만 위워크 창업자가 설립한 스타트업 플로우(Flow)가 기업가치 25억달러(약 3조5800억원)을 인정 받았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주거용 부동산 스타트업 플로우는 최근 앤드리슨 호로위츠(a16z) 등 다수의 벤처캐피탈(VC)로부터 1억달러(약 1435억원)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a16z가 플로우에 투자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a16z는 2022년 플로우에 3억5000만달러(약 5023억원)를 투자하며 기업가치 10억달러(1조4350억원)으로 평가했다. 플로우는 이번 투자를 통해 약 3년만에 기업가치가 2배 이상 상승했으며, a16z의 지분은 20%에서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다.
플로우는 주거용 부동산 스타트업이다. 마이애미, 내슈빌 등에서 3000채 이상 아파트를 매입해 임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위워크가 공유 사무공간과 함께 수제 맥주, 간식 등 휴게 공간을 제공한 것처럼 고급 주거 서비스에 커뮤니티 기능까지 확대한 임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편, 노이만은 위워크를 한때 470억달러(약 62조원)의 기업가치로 성장시킨 인물이지만, 2019년 IPO에 실패하면서 회사에서 퇴출됐다. 당시 위워크에 160억달러(약 21조3360억원) 이상을 투자했던 소프트뱅크는 그의 경영능력에 의심을 품고 쫓아냈다. 코로나 팬데믹에 사무실 공실이 늘어나자 경영난에 빠졌고 2023년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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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속 1850억 투자유치한 철강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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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라의 철강 생산 공정 이미지/사진제공=일렉트라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 관세 정책으로 글로벌 철강 업계가 흔들리는 가운데 미국 철강 스타트업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 친환경 기술로 철을 생산하는 이 스타트업은 트럼프 정부의 친환경 정책 후퇴와 철강 관세라는 거센 파도 속에도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인정 받았다는 평가다.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친환경 철강 생산 스타트업 일렉트라는 최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설립한 기후펀드 브레이크스루에너지 벤처스를 비롯해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홀딩스, 카프리콘 투자그룹 등이 2억1400만달러(약 3071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특히 이번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기후정책과 철강 관세가 추진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미국 내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철강 수입 관세가 시행되고 있지만 관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렉트라와 같은 철강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았다.
일렉트라는 미국 콜도라도에 500톤 가량의 철을 생산하는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전기로(EAF) 방식을 사용해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전력을 공급 받는다면 배기가스 배출 없이 철강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제철업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7%를 차지하며, 이는 해운과 항공업을 합친 것보다 많은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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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하러 인도로…플립카트, 싱가포르서 인도 본사 이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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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플립카트가 인도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인도로 이전한다. 미국 상장을 도전하던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들이 차선택지로 인도 증시에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각) 플립카트는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인도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2007년 인도 벵갈루루에 설립된 플립카트는 2011년 외국인 투자 유치, 세금 혜택, 규제 대응을 위해 본사를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플립카트는 이르면 내년 인도 증시에 상장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장을 위해 본사를 인도로 이전한 스타트업은 플립카트가 처음이 아니다. 핀테크 스타트업 폰페도 2022년 본사를 싱가포르에서 인도로 옮겼다. 제프토, 그로우 등 여러 스타트업들이 최근 몇 달 사이 상장을 준비하며 본사를 인도로 이전했다.
최근 인도 주식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와 내년 상장을 계획하는 기업이 여럿 대기 중이기 때문이다.
수다르샨 라마크리슈난 골드만삭스 인도 투자은행 공동대표는 "인도는 비교적 유리한 기업 가치 평가 환경을 제공하고 있어, 미국 상장을 고려하던 유니콘 기업들이 인도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외에도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인도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시에 상장했으며, LG전자 인도법인도 현지 상장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 월마트,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의 인도법인도 인도 상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