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려면 20년은 걸릴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장을 흔들었던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20일(현지시간) 실수를 인정했다. 황 CEO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퀀텀데이 행사 사회자로 무대에 올라 "CEO가 자신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여러 전문가를 초청하는 역사상 최초의 이벤트일 것"이라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양자컴퓨팅에 대한 문제의식은 놓치 않으면서도 섣부른 언급이 일으켰던 파장과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흔쾌히 인정하고 나선 것이다.
황 CEO는 "지난 1월 언론 인터뷰 보도를 통해 양자컴퓨터 상용화 20년 발언이 알려진 다음날 관련업체 주가가 급락하고 업계 전체 주가가 60% 떨어졌다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다"며 "이런 소식을 접했을 때 보였던 첫 반응은 '이 회사들이 상장사였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양자컴퓨터 관련 회사가 상장된 줄 몰랐기 때문에 발언의 파급력을 생각하지 못한 채 생각을 밝혔다는 것이다. 당시 아이온큐, 디웨이브, 리게티 등 주요 양자컴퓨팅 관련 업체의 주가는 수십%씩 하락했다.
황 CEO는 "이 회사들이 상장사라는 걸 뒤늦게 알고 모두 초대하기로 했다"며 올해 엔비디아 연례개발자회의 'GTC 2025'에서 처음으로 퀀텀데이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대담에는 아이온큐, 디웨이브, 파스칼, 퀀티넘 등 글로벌 주요 양자컴 스타트업 12개사 CEO와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양자컴 담당자가 참석했다.
황 CEO는 "이들이 내게 토마토나 사과를 던지지 않는다면 이 자리는 양자컴퓨팅 관련 최첨단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매우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이들은 내가 틀렸다는 것을 설명할 수도 있고 바로 이런 점이 이 행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간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복잡한 기술이기 때문에 개발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며 "현재의 컴퓨터도 이만한 형태로 발전하기까지 거의 2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 10년, 15년, 20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당시 인터뷰에서도 그래서 그런 예측을 밝혔던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이날 자리에서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텀에 설립하기로 한 엔비디아 가속 양자 연구센터(NVAQC)도 언급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는 양자컴퓨터를 만들지는 않지만 가속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제품을 만들고 이 제품은 양자컴퓨팅을 가능케 한다"며 "연구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가속화 컴퓨팅과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 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지난 18일 NVAQC 설립을 발표하면서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공과대(MIT)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담에서는 황 CEO와 양자컴퓨팅 업체 관계자들 사이에 팽팽한 논쟁이 진행됐다. 황 CEO는 양자컴퓨팅 기술의 유용성을 파고들었고 업계 관계자들도 평소 지론을 거침없이 폈다.
황 CEO는 내년에도 퀀텀데이 대담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1년 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는 황 CEO의 질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퀀텀을 이용한 범용인공지능(AGI), 양자컴을 활용한 저전력 데이터센터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엔비디아'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젠슨 황 "엔비디아, 반도체 제조업체 아니다" 이유는
- 기사 이미지 "올해 1.5배, 내년 3.3배 또"…엔비디아 초격차 'AI칩 로드맵' 공개
- 기사 이미지 '엔비디아 베팅' 스타트업에 오픈AI도 투자…"17조 계약, 지분 확보"
관련기사
- 기자 사진 새너제이(미국)=심재현 특파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