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승부 내려는 소프트뱅크, 칩 설계 암페어도 품는다…9.5조원 인수

김종훈 기자 기사 입력 2025.03.20 17:3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미국 팹리스 암페어, 데이터센터용 CPU에 강점…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 서버 공급에 역할 기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 관련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지난달 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AI 관련 행사에서 발언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페어를 9730억엔(9조5746억원)에 인수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올해 1월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미국에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등 소프트뱅크는 AI(인공지능) 경쟁 주도권을 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날 소프트뱅크그룹은 미국 반독점당국과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심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 중 암페어의 지분 전체에 대한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공지에 따르면 암페어 지분은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이 59.65%, 미국 테크기업 오라클이 32.27%, 암의 계열사가 8.08% 보유하고 있다.

암페어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설계를 기반으로 데이터센터용 CPU(중앙처리장치)를 개발한 회사다. 암이 AI 개발 필수재로 꼽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신경망처리장치)에서 강점을 보인다면 암페어는 클라우드 컴퓨팅에 필수인 데이터서버 시장에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암페어는 데이터서버 CPU 시장 강자인 인텔, AMD보다 전력 소모가 적은 모델을 제작한다는 목표를 갖고 시장에 진입했다. 그러나 최근 구글과 엔비디아 등이 암 설계 기반 자체 CPU를 출시하면서 영업 상황이 악화됐다. 암페어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5억1000만 달러 영업손실, 5억8000만 달러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순자산은 15억1000만 달러 적자였다.

소프트뱅크는 암과 암페어 간 시너지를 통해 AI 시장 주도권을 노린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영국 암을 3조3000억엔(32조4720억원)에 인수해 2023년 9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시켰다. 홈페이지에서 소프트뱅크는 "암페어는 차세대 클라우드 컴퓨팅과 AI 처리에 특화된 고성능, 전력 효율이 높은 프로세서를 설계하는 반도체 회사"라며 "1000명의 숙련된 엔지니어와 기술 역량을 갖춰 미래 성장 시장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인수는 AI, 컴퓨팅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의지와 일치한다"며 "암페어의 암 기반 칩 개발 전문성을 통합해 암의 강점인 설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1월 챗GPT 개발사 오픈AI, 오라클과 함께 합작회사 '스타게이트'를 설립, 미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픈AI는 미국 10개 지역 데이터 센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중 첫 번째가 될 텍사스 애빌린 센터는 엔비디아 AI 칩 40만 개를 수용할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센터에 들어갈 데이터서버 반도체 수급에 암페어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프트뱅크' 기업 주요 기사

  •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