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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사람들은 개구리를 뜨거운 물에 넣으면 재빨리 뛰어나오지만,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물을 끓이면 개구리는 온도 변화를 모르고 계속 물 속에 있다 삶겨서 죽는다고 여긴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으로 잘 알려진 이 표현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지 않으면 서서히 악화돼 결국엔 큰 화를 당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법으로 널리 쓰인다. 그러나 많은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로는 대부분의 정상적인 개구리들은 서서히 끓는 물에서도 살기 위해 탈출한다.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도 널리 알려져 있다. 주로 능력이 떨어지는데 욕심을 내서 억지로 남을 따라했을 때 오히려 피해를 본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은연 중에 뱁새는 능력 밖의 것을 탐하는 욕심 많은 새로 각인됐다. '뱁새눈'이라는 표현은 또 어떠한가. 대개 남을 시기하며 쳐다볼 때 쓰는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텃새이자 '붉은머리오목눈이'라는 정식 종 명을 가진 뱁새를 실제로 보면 우리는 그동안 선입견에 사로잡혀 일종의 거짓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뱁새의 눈은 실제로는 앙증맞고 동그랗다. 몸은 작고 토실토실하게 깃털로 덮인 귀여운 모습이다. 주로 사이 좋게 떼를 지어 다니며, 여러 재료로 튼튼한 둥지를 짓고 산다. 무엇보다 뱁새와 황새는 서식지가 완전히 달라 서로 마주칠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뱁새는 주로 덤불이나 수풀 속에 살고, 황새는 호숫가나 개울가에 산다. 두 개체는 서식지가 다를 뿐이지 어디가 더 낫고 못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자연의 일부에서 살아간다.
이처럼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사실인지 의심하거나 따져보지 않고, 또 자신이 모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아간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새로운 사실과 지식을 배우려 하지 않고 교만에 사로잡힌 채 거짓된 믿음을 지키며 살기 쉽다.
붉은머리오목눈이(뱁새)/사진=한국향토문화대전DB요즘 정보의 홍수 시대 속에 거짓 뉴스와 선동적인 이야기들이 난무한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포장되고 거짓된 정보 중에 사실을 가려내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확증편향 때문에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믿고 싶어하는 뉴스만 찾아보고 그 뉴스의 거짓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채 무작정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이를 고착화하기 쉽다. 수많은 경영자들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도 거짓 속에서 참된 사실을 알아보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할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네 자신을 알라'라는 표현한 이유는 다른 것을 확실히 안다고 자만하기 전에 무지한 자기자신을 아는지, 네 자신이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깨우치라는 의미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과연 사실인가, 나는 확실히 아는가를 스스로 의심하며 질문을 던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겸손함이 진실을 배우는 앎의 근원이다. 자신이 안다고 여기는 것이 정말 그러한지 고민하고,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며, 끝없이 알고자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실천이 중요한 것이다.
또다른 유명한 철학자 데카르트의 명언 중에 "나는 의심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구절이 있다. 그는 절대 불변의 진리를 찾아 일반적으로 알려진 상식을 비롯해 수학의 해답, 사물의 존재 등 모든 것들이 과연 사실인지 아니면 거짓일 수 있는지 의심해봤다. 그러다보니 아무리 의심해도 부정할 수 없는 가장 근원적인 진리 탐구의 출발점을 찾았다. 바로 자신은 사실여부 판단을 위해 의심을 하고있고, 그렇게 의심하는 자신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어쩌면 존재의 본질은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일 수 있겠다. 있는 그대로 단순히 받아들이지 말고 내가 모를 수 있다는 겸손함, 그리고 과연 진짜 사실일까 의심하는 자세야말로 거짓을 거르고 참된 사실을 찾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