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키운다"…'네이버 아버지' 이해진, 7년만에 구원 등판

김소연 기자, 이찬종 기자 기사 입력 2025.02.06 09:30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내달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 의결, 의장 복귀 수순
한국형 AI 청사진 기대감…주가 장중 5% 뛰기도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네이버 제공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한다. 중국발 가성비 AI(인공지능) '딥시크' 쇼크가 불러온 나비효과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위기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던 이해진 창업자가 답보 상태인 네이버의 AI 사업을 본 궤도로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이사회는 이번 주 중 이해진 창업자의 사내이사 복귀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릴 예정이다.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창업자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의장을 맡을 전망이다. 이사회에서 나온 지 7년 만이다.

이사회 안건은 공시 사항으로, 네이버는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그의 귀환을 기정 사실화한다. 한국 빅테크 업계를 상징하는 이 창업자는 2018년 등기이사에서 내려온 후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해외 진출에 집중해왔다. 그의 복귀는 최근 AI를 둘러싸고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과 맞물려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중국이 고효율, 저비용을 앞세운 AI '딥시크'를 선보이면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후, 미·중 AI 패권 전쟁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딥시크의 등장은 비싼 칩을 많이 쓸수록 좋은 AI를 개발할 수 있다는 '스케일링 법칙'을 보기 좋게 깨뜨렸다.

천문학적 비용을 AI 진입 장벽으로 여겨 사실상 답보상태였던 국내 AI 업계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자국의 인프라, 데이터, 인력을 활용해 자체적으로 AI를 개발하려는 '소버린 AI'를 내세워 한국형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출시했다. 다만 네이버의 AI는 오픈AI의 챗GPT나, 중국 딥시크 R-1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창업자는 네이버의 성공 신화를 이끈 인물이다. 앞서 야후와 구글 등이 장악한 국내 검색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시장을 뒤흔든 경험이 있다. 한국어 특화 검색 엔진과 지식iN 서비스를 무기로 내세운 네이버는 후발주자라는 불리함을 딛고 국내 1위 검색 엔진에 등극했다. 이후 블로그, 카페 등 연계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해 네이버는 대한민국 대표 플랫폼 사업자가 됐다.

이 창업자가 그릴 AI 청사진에 업계는 벌써 들썩인다. 특히 2022년 대표이사를 맡아 최대 실적을 이끌고 있는 최수연 대표와 AI 사업에서 이룰 시너지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 대표는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지만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한 만큼 연임에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AI 사업 전반을 맡아 진두지휘하고, 최 대표는 지금처럼 네이버 전체 살림을 담당하며 호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기대감은 바로 시장으로 옮겨갔다. 이날 증시에서 네이버는 장중 5% 넘게 뛰어올라 23만2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네이버' 기업 주요 기사

  • 기자 사진 김소연 기자
  • 기자 사진 이찬종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