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5년차 기술교육 기업에 50억 베팅한 벤처캐피탈, 이유는?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12.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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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핫딜]첨단기술교육 기업 아이지, 50억원 투자 유치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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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캐피탈(VC)의 주요 무대는 초기 투자다. 창업 전 혹은 창업 직후 초기자금을 확보하는 3년 차 이내 스타트업,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돌입하는 5~7년 차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가 집중된다. 실제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에 따르면 신규 투자액의 절반 이상이 7년 이하 기업이다.

지난 23일 설립 15년 차 기업 아이지가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2009년 설립 이후 첫 투자 유치다. 국내 기업이 설립 이후 IPO(기업공개)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이 13~14년인 걸 감안하면, 이미 IPO를 마치고도 남았을 기간이다. VC 업계에서는 흔치 않은 투자 사례다.

그러면 코오롱인베스트먼트와 IBK벤처투자는 왜 설립 15년 차 아이지에 투자를 결정했을까. 이번 투자를 이끈 권오성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전무는 아이지의 '독보적 지위'에 초점을 맞췄다.



반도체 8대 공정까지 경험 가능한 아이지 첨단기술교육


아이지 반도체 교육 장비 /사진제공=아이지
아이지 반도체 교육 장비 /사진제공=아이지
권 전무는 "아이지는 다른 경쟁사와 비교해 높은 진입장벽과 경쟁우위를 갖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B2G(기업과 정부 간 거래), B2B(기업 간 거래) 수주에서 독보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9년 3월 설립된 아이지는 기술교육 전문기업으로, 최대주주는 김창일 대표다. 지난해 매출액 184억2400만원, 영업이익 16억89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임직원수는 60명이다. 사업분야는 크게 △첨단기술교육사업 △산업용 솔루션 사업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 △해외사업 등 4개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중점 사업분야는 첨단기술교육사업이다.

첨단기술교육사업은 이공계열 교육기관, 정부출연기관 대기업 사내 기술교육 아카데미 등을 대상으로 △반도체 △스마트팩토리 △로봇 △자동제어·전기·전자에 대한 교육을 진행한다.

권 전무는 "기존 기술교육은 용접, 그라인딩 같이 특정 공정의 숙련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며 "그러나 아이지는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지의 반도체 교육 장비는 설계부터 제조까지 반도체 8대 공정을 모두 경험할 수 있으며, 실제 작동하는 반도체 생산도 가능하다. 또 각 공정을 모듈화해 심화학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아이지 반도체 교육 장비는 현재 한국폴리텍대학과 두원공대, 테크노파크에서 사용하고 있다.


2030년 1000조원 시장 공략…"상장기업 요건 마련"


중소벤처기업 진흥공단 안산 연구원에 설치된 스마트팩토리 교육 장치 /사진제공=아이지
중소벤처기업 진흥공단 안산 연구원에 설치된 스마트팩토리 교육 장치 /사진제공=아이지
아이지는 스마트팩토리 교육 분야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및 클라우드 솔루션 구축 분야에 있어 나이스신용평가 기술신용평가(TCB)에서 최우수 등급인 T-2 등급을 획득했다. 이외 분량조립품분해부를 갖춘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등 관련 특허도 갖고 있다.

권 전무는 "스마트팩토리는 하드웨어(HW) 외에도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SW)적인 측면도 중요하다"며 "아이지는 융복합적인 교육 콘텐츠를 선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팩토리 관련 인력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입사하지 않는 이상 관련 기술을 습득하기 어렵다"며 "사실상 아이지가 독보적인 지위를 가진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지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강화, 글로벌 첨단기술 교육 시장에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일PwC 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첨단기술 교육 시장 규모는 향후 6년간 연평균 15%씩 성장해 오는 2030년 8000억달러(약 1068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아이지의 목표는 이르면 3년 이내 IPO(기업공개)다. 권 전무는 "오랜 업력을 갖고 있다 보니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나 회계 관리는 잘 이뤄지고 있었다"며 "다만, 상장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정비해야 할 부분들이 보였다. 이런 부분을 채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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