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비즈니스위크 2024-특별 부대행사]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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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생산량을 75배 늘릴 수 있는 촉매 기술, 피부 속에 심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건물·사물 어디든 부착 가능한 태양전지 소재, 꿰맨 상처를 실시간 관리하는 전자 실….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최첨단 기술들이 한 자리에 소개됐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가 개막한 가운데 특별 부대행사로 '2024 테크마켓'이 열렸다.
올해 처음 개최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했다. 공공 R&D(연구개발) 우수 성과를 알리고 산·학·연 교류를 통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기존의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더욱 주목됐다.
대학별로 2개의 첨단 기술이 출품됐다. 카이스트는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정연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신병하 신소재공학과 교수) 기술을 소개했다. DGIST는 △자가복원 되는 형상기억폴리머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상훈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카테터 고정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이재홍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을 내세웠다.
UNIST는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최문기 신소재공학과 교수)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센서(박영빈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보였다. GIST는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이광희 신소재공학부 교수) △360도 트레드밀(윤정원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기술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에 관심있는 기업들의 사전 상담신청은 물론 현장에서도 상담 신청이 줄을 이으며 별도로 마련된 상담회장은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AC(액셀러레이터)·VC(벤처캐피탈) 등 투자사들은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사업모델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R&D 관련 연구기관들은 해당 기술을 더욱 심화해 기업들에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자에게 제안키로 했다.
KAIST·DGIST·UNIST·GIST 각 2개씩 혁신기술 출품
정연식 카이스트 교수는 수소생산 촉매기술에 대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로 줄일 수 있어 비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병하 교수는 태양전지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덧붙여 내구성, 광전환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교수는 다양한 근육 부위에 부착 가능한 마이크로 니들의 강점, 이재홍 교수는 섬유형 전자소자 기반의 신축성 있는 전자 실을 소개했다.
최문기 교수는 신축성이 좋아 곡면 등에 부착 가능한 디스플레이 기술, 박영빈 교수는 마찰전기(정전기)를 교통사고 예측 등 데이터감지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광희 교수는 휘는 태양전지 기술을, 윤정원 교수팀 표상훈 박사는 360도로 움직일 수 있는 트레드밀을 각각 소개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8개의 기술을 AI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권재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연구성과활용본부장은 기조발표에서 "과학적 성과에 기술적·사회적 성과를 더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랩투마켓'(Lab to Market)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콘팩토리는 이번 테크마켓을 비롯해 앞으로도 기술사업화의 활성화를 위한 가교 역할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연 머니투데이 부국장은 "공공·민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다 보니 기술사업화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 개발자 심층 인터뷰부터 기술력의 시장성 분석, 수요기업 탐색, 이번 테크마켓까지 지속적이면서 유기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장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연결의 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술로 수소 생산 75배↑…'수소경제 선봉장' 될 이 기술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정연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3차원 전사 프린팅 기반 그린 수소 소재'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증착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수소 생산량을 최대 75배 늘리는 기술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도별 수소차 보급대수는 2019년 4179대에서 2022년 1만104대를 정점으로 지난해 4672대, 올해 상반기 1382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대표적인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했다. 이는 수소 경제가 아직 기존 화석 연료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솔린 등 화석연료의 생산비용이 킬로그램당 1달러 수준인 데 반해, 그린 수소 에너지는 킬로그램당 6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런 추이를 두고 "수소 경제가 비용과 인프라 부족 문제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탓"이라며 "미국 에너지부(DOE)에서는 이리듐 사용량을 지금보다 24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이는 수소경제가 사업성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수소 경제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고효율로 생산하고, 저장 및 운송을 거쳐 운송된 수소를 다시 전력이나 다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화석연료 등 기존 자원 대비 가격 경쟁력 및 사용 편의성이 충족돼야 한다.
정 교수의 핵심기술은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이다. 수소 생산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촉매로 사용되는 이리듐 등 귀금속값이다. 이리듐 촉매에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크기를 줄이고 접촉면을 늘려 효율성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다. 실용화를 위한 양산도 정 교수팀이 개발한 3D(3차원) 프린팅 기술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정 교수는 "수소 경제가 현실화하려면 소재 설계, 제작, 구현, 양산 등 모든 측면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소재 '탠덤' 태양전지, 중국이 장악한 실리콘 전지 넘어선다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중국이 90% 이상 장악한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에서 한 발 나아간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의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신병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차세대 태양광전지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IBM에서 태양전지 소재를 연구하다 2014년부터 카이스트에 합류한 태양전지 소재 전문가다. 지구상에서 범용성이 좋은 소재로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해왔다. 현재 태양광전지는 대부분이 실리콘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이는 중국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최대 효율은 26.1%(단결정, 비집광 기준) 수준에 그친다. 실리콘 특성상 이보다 높은 효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신 교수는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소개했다. 빛 흡수가 뛰어나고 전하 이동이 쉬워 광전환 효율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게다가 기존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는 구조적 안정성 때문에 상업화가 어려웠다. 이에 기존 실리콘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첨가한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신 교수는 "실리콘 기반으로 형성된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한 채 차세대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탠텀 태양전지"라며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에 특정 음이온 첨가제를 넣으면 내부에 형성되는 2차원 안정화 층의 전기적, 구조적 특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를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탠덤 태양전지로 효율 25%를 인정받았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가 20%대 효율을 얻기까지 40년이상이 걸렸지만 탠덤 태양전지는 15년 안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시장을 장악한 것을 두고 '시장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를 만들 때 대량의 전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 중국 정부가 전기비 등을 지원하면서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신기술 개발 유인인 경제성 허들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은 아무리 싸도 진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페로브스카이트란 광물 결정 구조의 이름인데,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5년간 관련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 화장품만 쓰면 아깝지…"로봇에 생체신호 전달"
<이상훈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하지절단 환자에 이식된 로봇다리가 환자의 의도를 인식해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 중인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 응용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마이크로 니들은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μm) 길이·굵기의 미세바늘을 말한다. 피부에 효율적으로 침투할 수 있어 백신이나 약물, 영양분 등을 체내에 손쉽게 전달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 니들을 약 성분 주입용도 외에 사람과 로봇의족, 로봇의수 등의 소통 매개체로 응용했다. 사람의 몸에 붙여 생체신호를 인지하고 로봇의수·의족에 움직임을 명령하는 기능을 부여한 방식이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 니들의 생체신호 기록 성능을 높이고 피부손상을 최소화하며 통증을 없애도록 개발했다"며 "사람과 로봇의 결합, 즉 로봇 팔다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마이크로 니들의 특징 중 하나는 원래의 형태로 복원되는 특징이다. 마이크로니들의 소재로 형상기억폴리머 소재를 채택하면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생활 환경에서 마이크로 니들이 피부 밀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생체신호를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연구된 형상기억폴리머 소재의 마이크로니들은 75뉴턴의 압력으로 수백번의 압력을 가했지만 적외선 조사기로 15분만 조사하면 100% 형상이 복원돼 관통력과 형상이 모두 유지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술은 제약회사 및 화장품 제조사, 스포츠 산업에서도 활용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날 공공 R&D(연구개발) 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를 활용해 이 교수의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 미용 및 스포츠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폴로는 "여드름 흉터, 피부 재생, 주름 등에 마이크로니들 기반 화장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부분 피부를 눌러 화장품의 접촉면적을 넓히기만 하는데 그쳐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스포츠 분야에서도 자세하고 정확한 근육 피로도 측정,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 신경학적 장애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몸속에 심은 '생명줄' 카테터 잘 고정됐을까…섬유형 센서가 탐지
<이재홍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몸 속에 삽입돼 약물을 주입·배출하는 관인 '카테터(Catheter)'는 아직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빠지지요. 그래서 이 연결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을 만들었습니다."
이재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 중인 '카테터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카테터는 튜브 모양의 의료기구로 체내에 삽입해 체액을 주입·배출하는 관이다. 심혈관, 신경혈관, 비뇨기용까지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카테터는 빠질 우려가 있다. 간단한 카테터는 다시 삽입하면 되겠지만, 뇌조직이나 심혈관 카테터 등은 빠진 것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상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꼭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이에 섬유형 전자소자 기술을 활용해 카테터 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압력이나 변형을 인삭하는 센서를 '섬유'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테터 모니터링 시스템은 간단하게 카테터 주변에 연결돼 고정여부가 달라질 때마다 이를 인식, 연결된 기기에 알람을 전달한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 대학병원과 기술을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연내 임상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술은 의료기기 제조업이나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날 공공 R&D(연구개발) 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를 활용해 이 교수의 카테터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이 의료기기 제조업이나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폴로는 "체내 삽입 전자소자 연관제품의 시장규모는 연간 790억원으로 연평균 9%씩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유사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많고 안정성이 뛰어나 빠른 사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비닐랩보다 얇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상상 속 '전자타투' 실현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평균 12.4%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하고 발광효율까지 개선해 초고해상도, 탠덤, 플렉서블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시장에 기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최문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양자점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4'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주관했다. 사업화 유망 기술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다.
양자점이란 수백, 수천 개 원자로 이뤄진 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단위의 작은 반도체 결정체로, 스스로 강한 빛을 낸다.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이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만드는 데 쓰인다.
문제는 대면적 TV에 쓰던 이 기술을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이 작은 디스플레이에 쓰기엔 초고해상도와 발광효율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VR·AR 디스플레이 애플비전프로의 해상도는 약 3800PPI다. 최 교수가 개발한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약 2만526PPI로, 초고해상도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 연구진은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1 수준인 2.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1m) 두께의 초박막 QLED 소자도 제작했다. 특히 구부려도 되는 신축성을 지녀 곡면 등에 부착할 수도 있다. 피부 표면에 붙여 '전자타투' 같은 디스플레이를 재현할 수 있다. 앞으로 바이오분야 기술과 융합하면 영화 '인 타임'의 카운트보디시계처럼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 교수는 "기존 출시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상회하는 초실감 VR·AR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수 있고, 텐덤형 디스플레이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음식을 싸는 랩보다도 얇게 제작할 수 있어 플렉시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로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사고 예측하는 '똑똑한' 정전기…초정밀 센서 나온다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
"정전기는 짧은 순간 발생했다 사라집니다. 이 정전기를 센서신호로 활용해 미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영빈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를 도로에 부착하면 도로별 상황,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4'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주관했다. 사업화 유망 기술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다.
기존 교통 모니터링 센서는 매립형으로 설치됐다. 도로를 파내고 센서를 매설한 뒤에 도로를 다시 복구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기존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고 유지보수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아야만 작동해 전력 공급 등 인프라 비용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개발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는 도로의 노면을 파내는 것이 아니라 노면이나 교량에 센서를 부착하면 된다. 앞차와 뒤차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해 충돌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차가 지나갈 때마다 타이어와 이 복합소재가 접촉, 비접촉을 하면서 정전기가 유도되고 이를 기반으로 센서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손도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로봇은 터치센서로 물건이 손에 닿았는지를 파악하는데 우리 기술을 터치감응센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교량 보수·보강공사, 스마트시티 UAM(도심항공교통),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등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벨상 한국인 제자의 휘어지는 태양전지, 건물·차량에 '착붙'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개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유연·투명한 태양전지로 다양한 영역에 응용할 수 있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 '2024 테크마켓'에서 "고분자 복합체 전극, 즉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광희 교수와 강홍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GIST 연구팀은 이날 테크마켓에서 '일함수 조절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 기반 고분자 복합체 전극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 소자'를 소개했다. 쉽게 설명하면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이다.
이광희 교수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으면서도 제작 공정은 간단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이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기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이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만능의 유연한 태양전지는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60도 모든 방향 걷는 러닝머신, VR·군사·게임 '초몰입' 열린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팀, '360도 트레드밀' 기술 개발
"현재 메타버스(가상공간)에서는 머리에 착용하는 디바이스(HMD)를 통한 시각·시청 중심으로 기술이 집중돼 있다. 더욱 몰입감을 주기 위해선 모든 방향으로 보행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표상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박사연구원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 '2024 테크마켓'에서 "360도 트레드밀로 더욱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와 표상훈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날 테크마켓에서 '초박형 전방향 전신체감 보행 상호작용 360도 트레드밀'을 소개했다. 메타버스에서 실제와 같은 걷기·뛰기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보통 헬스장에서 볼 수 있는 러닝머신 같은 일반적인 트레드밀은 1차원(단방향)으로만 보행 운동을 지원한다. 윤정원 교수팀의 360도 트레드밀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한다.
360도 트레드밀은 미육군연구소(ARL)가 2000년대초 최초로 개발해 2010년대에 상용화한 차세대 보행 인터페이스 장치다. 보행 의도(속도·방향)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용자의 위치를 기준 위치에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뛰는 행동을 하면 실제 현실에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메타버스상에서는 앞뒤좌우로 전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가상공간 기반 공사 현장 설계, VR(가상현실) 여행 콘텐츠, 군사 훈련, 사이버 모델 하우스, FPS 게임,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안전한 운동이 중요한 치매 환자와 같은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표상훈 박사는 "트레드밀은 벨트를 구동하는 메커니즘을 위해 모터나 베어링이 들어가야 하고 2층 구조라 기본적으로 두껍다. 우리는 새로운 기어 전동 방식을 통해 2차원 모션을 초박형 공간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동력 전달 메커니즘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박형이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최대한 조용하게 작동한다"며 "가정이나 사무실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몰입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딥러닝과 파인튜닝을 통해 보행 인터페이스 모델을 개인화·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약자나 뇌졸중 환자 등도 실내에서 더욱 안전하게 운동하고 인지능력 개선 효과를 높이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수소 생산량을 75배 늘릴 수 있는 촉매 기술, 피부 속에 심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건물·사물 어디든 부착 가능한 태양전지 소재, 꿰맨 상처를 실시간 관리하는 전자 실….
SF(공상과학) 영화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최첨단 기술들이 한 자리에 소개됐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가 개막한 가운데 특별 부대행사로 '2024 테크마켓'이 열렸다.
올해 처음 개최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했다. 공공 R&D(연구개발) 우수 성과를 알리고 산·학·연 교류를 통한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기존의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더욱 주목됐다.
대학별로 2개의 첨단 기술이 출품됐다. 카이스트는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정연식 신소재공학과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신병하 신소재공학과 교수) 기술을 소개했다. DGIST는 △자가복원 되는 형상기억폴리머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상훈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카테터 고정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이재홍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을 내세웠다.
UNIST는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최문기 신소재공학과 교수)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센서(박영빈 기계공학과 교수)를 선보였다. GIST는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이광희 신소재공학부 교수) △360도 트레드밀(윤정원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기술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이에 관심있는 기업들의 사전 상담신청은 물론 현장에서도 상담 신청이 줄을 이으며 별도로 마련된 상담회장은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AC(액셀러레이터)·VC(벤처캐피탈) 등 투자사들은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사업모델과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R&D 관련 연구기관들은 해당 기술을 더욱 심화해 기업들에 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자에게 제안키로 했다.
KAIST·DGIST·UNIST·GIST 각 2개씩 혁신기술 출품
정연식 카이스트 교수는 수소생산 촉매기술에 대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로 줄일 수 있어 비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신병하 교수는 태양전지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를 덧붙여 내구성, 광전환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상훈 교수는 다양한 근육 부위에 부착 가능한 마이크로 니들의 강점, 이재홍 교수는 섬유형 전자소자 기반의 신축성 있는 전자 실을 소개했다.
최문기 교수는 신축성이 좋아 곡면 등에 부착 가능한 디스플레이 기술, 박영빈 교수는 마찰전기(정전기)를 교통사고 예측 등 데이터감지에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광희 교수는 휘는 태양전지 기술을, 윤정원 교수팀 표상훈 박사는 360도로 움직일 수 있는 트레드밀을 각각 소개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8개의 기술을 AI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분석한 결과도 공개했다. 권재철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COMPA) 연구성과활용본부장은 기조발표에서 "과학적 성과에 기술적·사회적 성과를 더하는 게 중요하다"며 "(기술사업화 활성화를 위한) '랩투마켓'(Lab to Market) 모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콘팩토리는 이번 테크마켓을 비롯해 앞으로도 기술사업화의 활성화를 위한 가교 역할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임상연 머니투데이 부국장은 "공공·민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다 보니 기술사업화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구 개발자 심층 인터뷰부터 기술력의 시장성 분석, 수요기업 탐색, 이번 테크마켓까지 지속적이면서 유기적인 기획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대한 시장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연결의 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술로 수소 생산 75배↑…'수소경제 선봉장' 될 이 기술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정연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3차원 전사 프린팅 기반 그린 수소 소재' 기술을 소개했다. 이 기술은 반도체 증착 기술을 적용해 기존 대비 수소 생산량을 최대 75배 늘리는 기술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연도별 수소차 보급대수는 2019년 4179대에서 2022년 1만104대를 정점으로 지난해 4672대, 올해 상반기 1382대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미국의 대표적인 수소기업 '플러그파워' 주가는 2021년 고점 대비 70% 이상 급락했다. 이는 수소 경제가 아직 기존 화석 연료 등과 비교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솔린 등 화석연료의 생산비용이 킬로그램당 1달러 수준인 데 반해, 그린 수소 에너지는 킬로그램당 6달러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이런 추이를 두고 "수소 경제가 비용과 인프라 부족 문제로 아직 활성화되지 못한 탓"이라며 "미국 에너지부(DOE)에서는 이리듐 사용량을 지금보다 24분의 1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는데 이는 수소경제가 사업성을 갖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수소 경제란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통해 수소를 고효율로 생산하고, 저장 및 운송을 거쳐 운송된 수소를 다시 전력이나 다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화석연료 등 기존 자원 대비 가격 경쟁력 및 사용 편의성이 충족돼야 한다.
정 교수의 핵심기술은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이다. 수소 생산에서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이 촉매로 사용되는 이리듐 등 귀금속값이다. 이리듐 촉매에 반도체 기술을 접목해 크기를 줄이고 접촉면을 늘려 효율성을 큰 폭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다. 실용화를 위한 양산도 정 교수팀이 개발한 3D(3차원) 프린팅 기술을 통해 가능하도록 했다.
정 교수는 "수소 경제가 현실화하려면 소재 설계, 제작, 구현, 양산 등 모든 측면에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소재 '탠덤' 태양전지, 중국이 장악한 실리콘 전지 넘어선다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중국이 90% 이상 장악한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에서 한 발 나아간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의 시대가 곧 열릴 것이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신병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차세대 태양광전지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교수는 IBM에서 태양전지 소재를 연구하다 2014년부터 카이스트에 합류한 태양전지 소재 전문가다. 지구상에서 범용성이 좋은 소재로 고효율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도록 연구해왔다. 현재 태양광전지는 대부분이 실리콘을 기반으로 만들어졌고 이는 중국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최대 효율은 26.1%(단결정, 비집광 기준) 수준에 그친다. 실리콘 특성상 이보다 높은 효율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신 교수는 실리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소재로 '페로브스카이트'를 소개했다. 빛 흡수가 뛰어나고 전하 이동이 쉬워 광전환 효율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게다가 기존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페로브스카이트는 구조적 안정성 때문에 상업화가 어려웠다. 이에 기존 실리콘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첨가한 '탠덤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신 교수는 "실리콘 기반으로 형성된 기존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한 채 차세대 신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탠텀 태양전지"라며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에 특정 음이온 첨가제를 넣으면 내부에 형성되는 2차원 안정화 층의 전기적, 구조적 특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를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 교수는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탠덤 태양전지로 효율 25%를 인정받았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가 20%대 효율을 얻기까지 40년이상이 걸렸지만 탠덤 태양전지는 15년 안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 시장을 장악한 것을 두고 '시장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를 만들 때 대량의 전기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 중국 정부가 전기비 등을 지원하면서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신기술 개발 유인인 경제성 허들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술은 아무리 싸도 진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라질 수밖에 없다"며 "페로브스카이트란 광물 결정 구조의 이름인데, 세계적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5년간 관련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 화장품만 쓰면 아깝지…"로봇에 생체신호 전달"
<이상훈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하지절단 환자에 이식된 로봇다리가 환자의 의도를 인식해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 중인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 응용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마이크로 니들은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μm) 길이·굵기의 미세바늘을 말한다. 피부에 효율적으로 침투할 수 있어 백신이나 약물, 영양분 등을 체내에 손쉽게 전달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 니들을 약 성분 주입용도 외에 사람과 로봇의족, 로봇의수 등의 소통 매개체로 응용했다. 사람의 몸에 붙여 생체신호를 인지하고 로봇의수·의족에 움직임을 명령하는 기능을 부여한 방식이다.
이 교수는 "마이크로 니들의 생체신호 기록 성능을 높이고 피부손상을 최소화하며 통증을 없애도록 개발했다"며 "사람과 로봇의 결합, 즉 로봇 팔다리와 사람을 연결하는 인터페이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가 개발한 마이크로 니들의 특징 중 하나는 원래의 형태로 복원되는 특징이다. 마이크로니들의 소재로 형상기억폴리머 소재를 채택하면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실생활 환경에서 마이크로 니들이 피부 밀착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생체신호를 읽어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연구된 형상기억폴리머 소재의 마이크로니들은 75뉴턴의 압력으로 수백번의 압력을 가했지만 적외선 조사기로 15분만 조사하면 100% 형상이 복원돼 관통력과 형상이 모두 유지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관련기술은 제약회사 및 화장품 제조사, 스포츠 산업에서도 활용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날 공공 R&D(연구개발) 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를 활용해 이 교수의 형상기억폴리머 소재 기반 마이크로 니들이 미용 및 스포츠 분야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폴로는 "여드름 흉터, 피부 재생, 주름 등에 마이크로니들 기반 화장품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부분 피부를 눌러 화장품의 접촉면적을 넓히기만 하는데 그쳐 차별화가 가능하다"며 "스포츠 분야에서도 자세하고 정확한 근육 피로도 측정,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 신경학적 장애 진단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몸속에 심은 '생명줄' 카테터 잘 고정됐을까…섬유형 센서가 탐지
<이재홍 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
"몸 속에 삽입돼 약물을 주입·배출하는 관인 '카테터(Catheter)'는 아직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쉽지 않습니다.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빠지지요. 그래서 이 연결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을 만들었습니다."
이재홍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및기계전자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 중인 '카테터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카테터는 튜브 모양의 의료기구로 체내에 삽입해 체액을 주입·배출하는 관이다. 심혈관, 신경혈관, 비뇨기용까지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환자가 조금만 움직여도 카테터는 빠질 우려가 있다. 간단한 카테터는 다시 삽입하면 되겠지만, 뇌조직이나 심혈관 카테터 등은 빠진 것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어 상태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꼭 필요하다.
이 교수는 이에 섬유형 전자소자 기술을 활용해 카테터 센싱 시스템을 개발했다. 압력이나 변형을 인삭하는 센서를 '섬유' 형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카테터 모니터링 시스템은 간단하게 카테터 주변에 연결돼 고정여부가 달라질 때마다 이를 인식, 연결된 기기에 알람을 전달한다.
이 교수는 "현재 국내 대학병원과 기술을 추가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연내 임상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술은 의료기기 제조업이나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이날 공공 R&D(연구개발) 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를 활용해 이 교수의 카테터 모니터링 센싱 시스템이 의료기기 제조업이나 자동차 전자제품 제조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폴로는 "체내 삽입 전자소자 연관제품의 시장규모는 연간 790억원으로 연평균 9%씩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유사한 제품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현장에서 수요가 많고 안정성이 뛰어나 빠른 사업화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비닐랩보다 얇고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상상 속 '전자타투' 실현
<최문기 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양자점(퀀텀닷) 디스플레이 시장은 연평균 12.4%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더 선명한 이미지를 구현하고 발광효율까지 개선해 초고해상도, 탠덤, 플렉서블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시장에 기술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최문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양자점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4'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주관했다. 사업화 유망 기술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다.
양자점이란 수백, 수천 개 원자로 이뤄진 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단위의 작은 반도체 결정체로, 스스로 강한 빛을 낸다.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이미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를 만드는 데 쓰인다.
문제는 대면적 TV에 쓰던 이 기술을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같이 작은 디스플레이에 쓰기엔 초고해상도와 발광효율을 동시에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VR·AR 디스플레이 애플비전프로의 해상도는 약 3800PPI다. 최 교수가 개발한 양자점 디스플레이는 약 2만526PPI로, 초고해상도 패터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 연구진은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1 수준인 2.6㎛(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1m) 두께의 초박막 QLED 소자도 제작했다. 특히 구부려도 되는 신축성을 지녀 곡면 등에 부착할 수도 있다. 피부 표면에 붙여 '전자타투' 같은 디스플레이를 재현할 수 있다. 앞으로 바이오분야 기술과 융합하면 영화 '인 타임'의 카운트보디시계처럼 신체에 부착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최 교수는 "기존 출시된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상회하는 초실감 VR·AR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수 있고, 텐덤형 디스플레이의 소재로 활용될 수 있다"며 "음식을 싸는 랩보다도 얇게 제작할 수 있어 플렉시블 웨어러블 디스플레이로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교통사고 예측하는 '똑똑한' 정전기…초정밀 센서 나온다
<박영빈 UNIST 기계공학과 교수>
"정전기는 짧은 순간 발생했다 사라집니다. 이 정전기를 센서신호로 활용해 미래 스마트시티를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지능형 교통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영빈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4대 과학기술원 공동 테크마켓'(이하 테크마켓)에서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를 도로에 부착하면 도로별 상황,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비즈니스위크(GBW) 2024'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테크마켓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카이스트(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학기술원이 주최하고,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데이터분석본부가 주관했다. 사업화 유망 기술을 한 자리에 만날 수 있다.
기존 교통 모니터링 센서는 매립형으로 설치됐다. 도로를 파내고 센서를 매설한 뒤에 도로를 다시 복구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기존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가 손상될 가능성이 높고 유지보수도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외부에서 에너지를 받아야만 작동해 전력 공급 등 인프라 비용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개발한 섬유강화복합재 기반 자가발전 마찰전기 센서는 도로의 노면을 파내는 것이 아니라 노면이나 교량에 센서를 부착하면 된다. 앞차와 뒤차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해 충돌 가능성도 예측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차가 지나갈 때마다 타이어와 이 복합소재가 접촉, 비접촉을 하면서 정전기가 유도되고 이를 기반으로 센서신호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봇손도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로 꼽았다. 박 교수는 "로봇은 터치센서로 물건이 손에 닿았는지를 파악하는데 우리 기술을 터치감응센서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교량 보수·보강공사, 스마트시티 UAM(도심항공교통),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등 안정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노벨상 한국인 제자의 휘어지는 태양전지, 건물·차량에 '착붙'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개발
"이 기술을 활용하면 유연·투명한 태양전지로 다양한 영역에 응용할 수 있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
이광희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 '2024 테크마켓'에서 "고분자 복합체 전극, 즉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광희 교수와 강홍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GIST 연구팀은 이날 테크마켓에서 '일함수 조절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 기반 고분자 복합체 전극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 소자'를 소개했다. 쉽게 설명하면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이다.
이광희 교수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으면서도 제작 공정은 간단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이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기존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이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기후·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만능의 유연한 태양전지는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60도 모든 방향 걷는 러닝머신, VR·군사·게임 '초몰입' 열린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팀, '360도 트레드밀' 기술 개발
"현재 메타버스(가상공간)에서는 머리에 착용하는 디바이스(HMD)를 통한 시각·시청 중심으로 기술이 집중돼 있다. 더욱 몰입감을 주기 위해선 모든 방향으로 보행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요하고, 그것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표상훈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박사연구원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한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 '2024 테크마켓'에서 "360도 트레드밀로 더욱 몰입감 있는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와 표상훈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날 테크마켓에서 '초박형 전방향 전신체감 보행 상호작용 360도 트레드밀'을 소개했다. 메타버스에서 실제와 같은 걷기·뛰기를 구현하는 기술이다.
보통 헬스장에서 볼 수 있는 러닝머신 같은 일반적인 트레드밀은 1차원(단방향)으로만 보행 운동을 지원한다. 윤정원 교수팀의 360도 트레드밀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한다.
360도 트레드밀은 미육군연구소(ARL)가 2000년대초 최초로 개발해 2010년대에 상용화한 차세대 보행 인터페이스 장치다. 보행 의도(속도·방향)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용자의 위치를 기준 위치에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뛰는 행동을 하면 실제 현실에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메타버스상에서는 앞뒤좌우로 전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기술은 가상공간 기반 공사 현장 설계, VR(가상현실) 여행 콘텐츠, 군사 훈련, 사이버 모델 하우스, FPS 게임,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안전한 운동이 중요한 치매 환자와 같은 의료·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표상훈 박사는 "트레드밀은 벨트를 구동하는 메커니즘을 위해 모터나 베어링이 들어가야 하고 2층 구조라 기본적으로 두껍다. 우리는 새로운 기어 전동 방식을 통해 2차원 모션을 초박형 공간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동력 전달 메커니즘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박형이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최대한 조용하게 작동한다"며 "가정이나 사무실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몰입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딥러닝과 파인튜닝을 통해 보행 인터페이스 모델을 개인화·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노약자나 뇌졸중 환자 등도 실내에서 더욱 안전하게 운동하고 인지능력 개선 효과를 높이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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