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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작지만 100배 빠르다" 우주통신 신기술에 뭉칫돈 몰렸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9.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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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광통신 전문기업 스페이스빔, 17억원 프리시리즈A 투자 유치

스페이스빔이 자체 개발한 우주 광통신 장치/사진=류준영 기자
스페이스빔이 자체 개발한 우주 광통신 장치/사진=류준영 기자

"2032년엔 우주에서 4K UHD 화질로 각 행성의 모습을 실시간 중계하겠다."

꿈같은 얘기지만 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도전장을 내던진 곳이 있다. 바로 우주·항공 분야 스타트업 스페이스빔이다. 우주 광통신을 연구하는 스페이스빔은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총 17억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에는 포스텍홀딩스, 탭엔젤파트너스, 그래비티벤처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가 참여했다.

이들은 스페이스빔의 우주 광통신 기술이 뉴스페이스 시대(민간 중심 우주시대) 개막으로 부각되고 있는 다운스트림 산업(위성 데이터 등 우주자원을 활용한 서비스 산업) 발전을 이끌 핵심기술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우주 '다운스트림 시장' 열린다"


김샛별 그래비티벤처스 대표이사는 "발사체를 제작·생산하는 업스트림과 인공위성을 만들고 운영하는 미드스트림, 두 영역의 고도화가 충분히 이뤄지면서 현재는 위성 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다운스트림 산업의 개발과 투자가 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운스트림 산업 발전을 위해 선결돼야 하는 조건이 있다. 우주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지구로 빠르고 안전하게 전송하는 것이다. 지난 50년간 우주 통신도 지구와 동일하게 주파수 기반의 무선 전파통신을 사용한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주파수를 우주까지 멀리 보내야 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쓰는 전파 세기 보다 약 1000배 가량 높은 주파수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파는 공간을 지나면서 잡음, 왜곡이 생길 수밖에 없다. 또 주파수는 쓸 수 있는 이용자가 제한돼 있다. 지난해 기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발사 계획을 제출한 위성 숫자는 100만개가 넘는 상황이다. 이같이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이 가파르게 증가하면 주파수 대역이 곧 고갈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 대표는 "현재 쓰고 있는 전파통신은 우주에서 사라져 버리는 데이터가 더 많다"며 "품질 높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주고받는 우주 통신산업의 숨겨진 부가가치에 주목해 (스페이스빔)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통신, 전파통신보다 속도 100배 빨라


스페이스빔 김정훈 CEO/사진=류준영 기자
스페이스빔 김정훈 CEO/사진=류준영 기자
전파통신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등장한 것이 '우주 광통신'이다. 광(光)이란 말 그대로 빛을 매개로 하는 통신 방식이다. 스페이스빔에 따르면 우주 광통신 기술은 전파 통신 속도보다 약 100배 이상 빠른 데다 전파처럼 대역폭을 배정·허락할 필요가 없어 이용 비용이 들지 않는다. 또 높은 지향성으로 재밍(전파 방해·교란)에 강해 보안성이 우수하다.

특히 송신기 크기가 대략 가로·세로·높이 각각 10cm 정도로 기존 전파 장비보다 10분의 1로 작고 가벼워 저궤도 큐브위성(부피 1리터, 질량 1.33kg을 넘지 않는 초소형 인공위성)에 탑재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큐브위성과 같은 소형위성은 제조·운영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지도 업데이트, 특정 지역 나무, 물 보존량 확인 등 지구 관측, 배 이동 경로 실시간 감시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게다가 우주 광통신은 전력 소모량도 2분의 1로 적어 위성 운용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우주 광통신 기술이 상용화되면 △우주와 지상 간 데이터 병목 현상 해소 △전파 사용 허가에 필요한 행정력과 시간 소요 최소화 △새로운 우주 서비스 출시 가속화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이스빔은 지난해 보현산 천문대에서 20km 장거리 우주 광통신 기술 실증을 완료한 바 있다. 이번 투자금은 항공기를 이용한 항공-지상 간 우주 광통신 기술 실증과 함께 국내 첫 인공위성을 이용한 우주-지상 간 우주 광통신 실증에 쓰일 예정이다.

김샛별 그래비티벤처스 대표이사는 "스페이스빔은 뉴스페이스 시대의 핵심 부품소재 기술 기업으로 상용화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며 "투자자로서 글로벌 네트워킹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스페이스빔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우주와 지상 간 데이터 통신 속도를 혁신적으로 빠르게 구현할 수 있는 우주 광통신 기술을 제품화해 선보일 것"이라며 "우리의 기술이 뉴스페이스 시대의 우주 산업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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