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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대학이 '퍼스트 무버' 되려면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8.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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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인공지능(AI)은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기술로, 인간 두뇌의 학습 방식을 흉내낸 '딥러닝'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딥러닝은 'AI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학교 교수가 개념을 정립하고 발전시켰다. 오늘날 캐나다가 세계적인 AI 허브로 부상한 건 제프리 힌트 교수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다.

코로나(COVID)19 대유행을 거치며 세계는 백신을 만든 제약사들의 대성공을 지켜봤다. 성공의 중심엔 2020년 2월 세계 최초로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 한 때 시가총액 200조 원을 넘긴 모더나가 있다. 이 회사는 MIT(매사추세츠공대) 로버트 랭거 교수와 하버드 의과대학 데릭 로시 교수, 케네스 치엔 박사가 공동창업했다.

이처럼 우리의 삶을 바꾸는 파급력 있는 과학기술 성과는 대기업이 아닌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에서 나오고 있다. 이들 대학은 노벨상을 배출할 수 있는 튼튼한 기초·응용연구 역량과 함께 체계적인 기술이전·사업화 기반으로 세계적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배출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대학이 보유한 딥테크(첨단기술)를 조망하고, 이를 토대로 생겨난 기업을 응원하기 위해 매년 10월 'K-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을 개최하고 있다. 카이스트(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스텍(옛 포항공대) 등 과학기술에 특화된 대학들이 참여하고 있다.

각 대학 대표급 교원·학생창업팀이 그간 갈고 닦은 R&D(연구·개발) 성과를 뽐내며, 사회·경제에 이바지할 서비스와 상품을 소개한다. 이 대회의 개최 취지는 '우리나라가 기술패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처한 연구환경은 해외 명문대학들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이를테면 MIT의 경우 교수 한 명당 최첨단 장비를 지원하고 관리·운영하는 전문인력부터, 연구비 관리 등 연구 행정 전반의 처리를 대신해주는 행정원이 11명 가량 붙는다. 연구자들이 오릇이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 최고의 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이들의 연구성과가 사업화되는 프로세서는 더 체계화돼 있다. 이를 통해 탁월한 연구자로 인정받고 큰 보상도 따르니 명망 있는 과학기술인이 계속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국내 대학 중 그나마 사정이 괜찮다는 KAIST도 교수 한 명당 지원 인력이 2명 정도에 불과하다. 당장 R&D 예산 삭감으로 계약 해지, 신규 인력 채용 불가, 연구장비·시설 이용 단축, 신규 과제 기획 중단 등의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기술력 1등 국가인 독일에선 2006년부터 매년 10여 개 대학을 선정, 각 200억 원 규모의 펀딩을 지원하는 '엑설런트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우수한 연구중심대학을 길러내고 있다. 대학의 역할론이 더 커진만큼 우리도 대학들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현실에 맞는 지원 전략이 나와야 한다는 게 대학 전현직 총장들의 중론이다. 언젠가 세계를 바꾼 혁신기술에 우리 대학들의 이름이 당당히 올라가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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