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대기업 박차고 창업…AI 경력 20년 그녀, '멍냥이 건강' 꽂힌 이유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6.2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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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우리 회사는 한국 시장만 보고 만든 것이 아니다. 이 기술은 한국보다는 미국과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더욱 수요가 있다. 아직 글로벌에서도 우리만큼 기술 숙련도가 올라온 회사는 없다."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가 이처럼 자신감 있게 기술력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은 인공지능(AI)이라는 단어가 생소하던 시절부터 이 영역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그의 경력에서 비롯한다.

허은아 대표는 포항공대 정보통신 석사를 졸업한 뒤 포스코ICT, LG CNS 등 대기업에서 AI 관련 여러 프로젝트를 다년간 수행하며 무려 20년간 경력을 쌓은 AI·빅데이터 전문가다.

항상 창업에 대한 꿈을 꾸고 있던 중 한 수의학 교수로부터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 건강을 체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고 시작한 프로젝트성 기획이 지금의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그는 "회사 다닐 때 프로젝트 기간에는 집에 안 가고 사무실에서 잘 만큼 일에 관한 열정이 강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직접적인 보람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적었다"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체계상 안 되는 부분도 있어 꼭 창업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국내 최초 AI 기반 분석과 수의사 비대면 진료 연동



/그래픽=이지혜
/그래픽=이지혜
2020년 설립된 에이아이포펫은 반려동물을 위한 헬스케어 앱 '티티케어'를 운영하고 있다. 반려인이 티티케어를 통해 반려동물의 눈과 피부, 걷는 모습 등을 촬영하면 AI가 촬영한 부위를 분석해 질병 관련 이상징후를 알려준다.

티티케어는 반려인이 쉽고 편하게, 자주 반려동물의 건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한 앱을 넘어 국내 최초의 동물용 의료기기 소프트웨어로 허가받은 서비스다. 현재 약 200만장의 반려동물 학습용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수는 계속 증가 중이다.

구체적으로 견종·묘종, 생애주기, 질병정보를 기반으로 접종 일정, 체중(비만), 식사량 등을 맞춤 케어할 수 있다. 또 △급여량 △음수량 △영양제 섭취 △소변 △대변 △몸무게 △구토 △호흡수 등 반려동물의 건강과 연관된 상세 항목들을 앱에서 한 번에 기록·관리 가능하다.

이 같은 건강 기록은 PDF와 엑셀 파일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AI 분석 결과에 대해 궁금증이 있거나 동물병원 방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수의사나 영양사, 행동 전문가와 일대일 실시간 채팅을 통한 상담이 가능하다.

특히 국내 최초로 수의사와의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연동한 것이 티티케어의 강점이다. 지난해 국무조정실의 '갈등해결형 규제샌드박스 1호 과제'로 선정돼 실증특례로 지정되면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수의사가 직접 초진한 재진 반려동물의 안과 질환에 우선적으로 적용되며, 장기 집중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물리적·시간적 이유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 주치의의 판단하에 내원하지 않고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반려동물 '애프터 케어' 위해 커머스로 확장



에이아이포펫은 지난해 반려견 전용 필름형 영양제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기업 '미펫'을 흡수합병하며 커머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미펫 제품들은 필름 제형으로 체내 흡수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알약이나 가루를 싫어하는 반려동물에게 쉽고 간편하게 급여할 수 있다.

대표 제품인 '낼름'은 반려동물 건강 개선용 구강 용해 필름으로 특허를 받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허가받은 성분만 사용했으며 눈, 관절, 구강, 장, 종합, 간, 피모 건강에 좋은 기능성 원료별 7종의 상품으로 구성됐다.

기능성 영양 간식 '찢어먹는 지니어스틱'은 노화로 인한 인지능력 감소와 건강 변화를 겪은 반려견에게 적절한 영양 성분을 공급한다. 가수분해 닭고기와 연어를 첨가해 알러지 위험요소를 최소화했으며 사람이 먹는 신선한 식재료만 사용했다.

허 대표는 "사실 반려동물 커머스 자체는 레드오션이다. 거대 커머스 업체 제품들과 경쟁하는 것은 어렵다"며 "우리는 일반적인 커머스가 아닌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프터 케어'의 방법으로서 커머스와 비대면 진료가 붙었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2년 연속 CES 혁신상…글로벌에서도 주목



에이아이포펫은 티티케어를 앞세워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서 2022~2023년 2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했다. 혁신상은 CES를 주관하는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기술력과 혁신성이 뛰어난 기업의 제품에 수여하는 상이다. 'CES의 꽃'으로 불린다.

허 대표는 "처음 외국 바이어들을 만났을 때는 아직 우리의 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았다. 하지만 CES 혁신상을 받고 이들이 원하는 만큼 기술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올해부터 B2B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연내 20개 이상의 기업과 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에이아이포펫의 B2B 사업은 반려동물 관련 건강관리나 비대면 진료, 보험, 호텔링(돌봄), 그루밍(미용)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의 플랫폼에 AI 체크 기능을 SDK(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형태로 제공하는 모델이다.

현재 미국 실리콘밸리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글로벌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올해 하반기 중 실리콘밸리나 로스앤젤레스(LA)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더욱 빠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시리즈B 단계 투자유치도 추진 중이다.

에이아이포펫은 반려동물 애호가로 유명한 배우 다니엘 헤니를 브랜드 모델로 선정하고 국내외 비즈니스 전개에 힘을 모으고 있다. 다니엘 헤니는 "에이아이포펫은 반려인과 반려동물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브랜드"라고 했다.


농협 손잡고 반려동물 금융 서비스 개발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허은아 에이아이포펫 대표 /사진=최태범 기자
에이아이포펫은 NH농협은행과 손잡고 반려동물 비대면 헬스케어와 연계한 금융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허 대표는 "AI 체크 기능부터 건강관리 제품 큐레이션까지 다 넣고 그 안에서 맞춤형 보험상품을 개발해 플랫폼에서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농협이 갖고 있는 고객 데이터와 우리의 반려동물 데이터를 결합해 보험상품을 만들고, 그 상품들을 우리의 앱에서 관리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 중이다.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 많은 이용자들이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에이아이포펫은 최근 미국의 반려동물 전문 교육단체 '피어프리(Fear Free)'와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과 미국에서 피어프리의 공식 파트너사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수의사 마티 베커가 2016년 설립한 피어프리는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을 추구한다.

반려동물이 동물병원, 미용실, 훈련소, 유치원, 펫시터 등 낯선 환경에서 겪을 수 있는 공포, 불안, 스트레스의 예방과 경감을 목표로 반려동물 관련 업계 종사자와 반려인 대상 전문 행동학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활동이다.

허 대표는 "반려동물은 사람과 달리 병원에 가는 것을 이해시킬 수 없다. 병원에 가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이고 공포"라며 "피어프리는 반려동물의 비대면 진료나 원격 모니터링을 권장한다"고 했다.

이어 "반려동물에 대한 비대면 진료를 기술 또는 비즈니스적 관점 외에도 반려 문화를 혁신하는 카테고리로서 피어프리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 이 같은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대표는 향후 사업의 확장성에 대해 "우리의 아이템은 어느 나라의 펫 도메인에서도 그대로 쓸 수 있다. 전세계 탑티어 상위 50개 기업에 에이아이포펫의 플랫폼을 공급하고, 우리의 플랫폼 안에서 전세계적으로 네트워크가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에이아이포펫  
  • 사업분야반려동물, IT∙정보통신
  • 활용기술인공지능, 빅데이터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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