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걸친 우주정거장 실험, '실질적 효과' 여전히 없다는 지적도
'암과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우주 환경에서의 항암제 개발 프로젝트를 또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NASA는 지구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암 치료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NASA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NASA 본부에서 빌 넬슨 NASA 국장, 하이베라 베세라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캔서 문샷(Cancer Moonshot) 이니셔티브' 프로젝트의 진행 현황을 발표했다.
'캔서 문샷'은 바이든 행정부가 2022년 발표한 암 정복 프로젝트다. 미국 내 암 사망률을 25년에 걸쳐 현재 대비 최소 50% 줄이는 게 목표다. 암은 미국인 사망 원인 2위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캔서 문샷 프로젝트에 29억달러(약 3조9000억원)를 할당하는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미 의회에 제출했다.
NASA의 과학연구센터도 '캔서 문샷'에 동참 중이다. 애초 우주비행 시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뒀었지만, 암 치료 연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지구와는 다른 우주의 미세중력(microgravity) 환경에서 암세포의 성장과 기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한다. 이를 통해 지구에서보다 효율적으로 항암제 등 신약을 개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세중력 환경은 물체가 지구에서와 달리 중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환경이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세포를 생장시킬 경우 세포 조직을 구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중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에서 키운 단백질 결정은 지구에서 키운 것보다 크기가 크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다. 중력에 의해 무거운 것이 밑으로 가라앉으면서 입자가 분리되는 침강 분리 현상이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억제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크고 안정적인 구조의 단백질 결정을 얻으면 암유전자의 세부적인 구조까지 연구할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넬슨 국장은 "우주 환경에서 항암제를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 제약회사 머크(Merck) 연구팀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의 효능을 ISS에서 실험했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면 지구 환경에서보다 훨씬 점도가 낮고 균일한 결정체가 생긴다. 이를 통해 기존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만으로 투여할 수 있는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넬슨 국장은 "우리가 우주에 가는 이유는 지구에서의 삶을 개선하기 위함"이라며 "미세중력환경에서 NASA는 지구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암세포 성장과 치료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세라 장관은 "암 퇴치는 국가 통합을 위한 목표"라며 "달 착륙선 발사에 성공한 것처럼, 과학계는 암 종식이라는 불가능한 목표도 현실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쳤다.
다만 NASA의 우주 의학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직 NASA 연구원이자 현재 NASA의 활동을 감시하는 매체 '나사워치'에서 활동 중인 키스 코잉 박사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와 NASA가 지난 25년간 ISS에서 연구한 치료법 중 실제 시장에 출시돼 임상에 돌입한 제품 혹은 치료법이 구체적으로 있는지 물어봐야 한다"며 "대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NASA' 기업 주요 기사
- 기사 이미지 행성 이주 실현될까?…NASA, 목성 위성 '유로파' 탐사선 이달 발사
- 기사 이미지 "韓 우주청, 유인탐사에만 목매선 안돼... 국민 위한 '우주 활용책' 고민해야"
- 기사 이미지 '우주청 롤모델' NASA의 2025년 계획…"화성까지 간다"
관련기사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