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가진 비상장사를 '유니콘'이라고 한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신화 속 뿔 달린 말 유니콘처럼 보기 어렵다는 뜻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0년 말 국내 유니콘 수는 13개로 7년 이하 창업기업 수(307만2000개) 기준으로 했을 때 전체 0.0004%다.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나 다름없다.

유니콘으로 성장한다 하더라도 문제다. 201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벤처투자 호황기에 국내 많은 스타트업들이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가 고꾸라졌다. 유니콘에 거금을 투자했던 벤처캐피탈(VC)들은 투자 회수는 엄두도 못 내고 두 손 놓고 버티기만 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뷰티 테크기업인 에이피알은 올해 6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 라운드에서 유니콘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후 코스피 상장을 향해 순항 중이다. 에이피알이 이렇게 유니콘으로 성장하고, 코스피 상장 추진에 있어 뒷바람 역할을 한 건 주요 투자사인 하나벤처스의 역할이 컸다.

하나벤처스는 단순히 재무적 투자(FI)를 넘어 파트너로서 에이피알이 직면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에이피알 투자를 이끈 조경훈 하나벤처스 이사와 신재하 에이피알 부대표를 통해 에이피알의 성장 스토리를 들어봤다.
"꼬인 실타래 풀어준 해결사"…상장기반 탄탄 에이피알

하나벤처스가 에이피알 투자를 결정한 건 2021년이다. 당시 설립 7년차인 에이피알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지만 나름의 고민을 안고 있었다. 2020년 11월 코스닥 상장이 한 차례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분 분산에 따른 지배구조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에이피알 혼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지배구조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한 건 하나벤처스다. 하나벤처스는 당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37%)와 에이피알 산하의 에이피알에쿼티홀딩스(18%)로 나눠진 지분 중 에이피알에쿼티홀딩스의 구주를 매입해 문제를 해결했다.

신 부대표는 "꼬여있는 실타래를 풀어준 역할을 한 게 하나벤처스"라며 "2021년에 이어 2022년 한 차례 더 에이피알에 투자하면서 지배구조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에이피알은 뚜렷한 성장 지표를 보여주는 회사였고, 이 문제만 해결되면 상장해서 더 잘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며 "세컨더리 투자로 과감히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하나벤처스는 에이피알 지분 4.2% 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투자금액은 약 150억원이다.

하나벤처스의 투자는 그동안 일부 리스크에 에이피알 투자를 주저했던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물꼬를 트며 올해 6월 프리IPO에서 에이피알이 유니콘으로 인정받는 발판이 됐다.
금융그룹 계열사와 시너지…"FI 넘어 파트너로 성장"

하나벤처스의 파트너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 이사는 "에이피알은 하나금융그룹이 출자한 성장전략 테마 펀드들에서 투자한 첫 포트폴리오사"라며 "하나금융그룹과의 시너지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하나벤처스는 '하나콜라보프리아이피오펀드'와 '하나비욘드파이낸스펀드'를 통해 에이피알에 투자했다. 각각 하나캐피탈과 하나은행이 출자한 펀드다. 전략적 투자(SI)의 성격을 띄고 있다.

실제 에이피알은 다양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하나증권은 에이피알 공동 주관사 역할을 맡고 있으며 하나카드는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메디큐브와 제휴를 맺고, 제품 구매 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메디큐브 하나카드'를 출시했다.

신 부대표는 "하나증권과 하나카드 이외에도 하나은행과는 기업금융 차원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며 "하나금융그룹과 전방위적으로 좋은 제안을 많이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는 "하나벤처스에서 SI 성격을 띄는 펀드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파트너십을 토대로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