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정재식 디오리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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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에 사는 엘프, 잔악무도한 오크, 회색 로브를 두른 대마법사, 도끼를 든 드워프
영화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이다. 반지의 제왕은 1954년 영국의 언어학자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의 손에서 탄생한 소설이다. 이외 '호빗', '실마릴리온' 등 톨킨의 저서는 판타지 세계관을 정립한 작품으로 7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 판타지 작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지의 제왕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과를 남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의 매출은 199억달러(약 26조4869억원)에 달한다.
각 미디어별 전문가 영입…기획부터 '탄탄한 세계관' "기존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은 세계관 정립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작자의 머릿 속에만 어렴풋이 존재하고 있는 기억과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국내에서는 반지의 제왕 같은 '유니콘 지적재산권(IP)'(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IP)이 탄생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정재식 디오리진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할 수 있을만한 탄탄한 세계관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5월 설립된 디오리진은 '멀티 유저블(Multi Usable) IP' 개발 스타트업이다. 넷마블에서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프로젝트를 맡았던 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게임, 웹툰, 드라마 등 각 미디어 매체별로 갖고 있는 용어나 제작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스토리'라고 하면 게임에서는 세계관을 뜻하지만, 웹툰이나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의 서사를 뜻한다. 서로 집중하는 핵심요소가 다르다"며 "만약 웹툰이나 드라마만 생각하고, 주인공 서사에만 맞춘 콘텐츠를 만든다면 게임으로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디오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스토리팀을 운영 중이다. '싸우자 귀신아', '용의 아들 최창식' 등 네이버 인기웹툰의 원작자인 임인스 작가가 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EBS '영재발굴단'에서 세밀화 천재로 이름을 알린 강범진 작가도 스토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 대표는 "설립 초기 웹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각 미디어 전문가를 영입해 IP 기획의 틀을 다졌다. 현재는 디오리진만의 용어와 체계로 IP를 기획해나가고 있다"며 "스토리팀 내부에서도 예를 들어 '대사를 잘 치는 작가', '캐릭터를 잘 만드는 작가', '작품의 개연성을 잘 불어넣는 작가' 등 각 역할에 맞는 팀원을 배치해 빠르게 IP를 기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파편화된 IP 확장 기회…美·日 제작 환경 벤치마킹 디오리진의 경쟁력은 이렇게 만든 세계관을 상업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에 있다. 정 대표는 "세계관만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이를 얼마나 잘 상업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오리진이 선택한 방법은 IP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운영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일반적으로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IP를 만들 때 다양한 미디어와 제조사들이 함께 위원회를 만든다. 하나의 IP로 일종의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셈"이라며 "예를 들어 로봇 IP를 만든다고 할 때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완구, 게임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한국에서는 패키지 형태보다는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형태다. 예를 들어 웹툰 하나가 성공하면 이를 본 영화제작사가 판권을 매입해 영화를 제작한다"며 "문제는 해당 웹툰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예상 가치를 서로 조율하기 어렵다"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제작위원회는 IP 기획 단계에서 일찌감치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완구 등 각 사업권별로 수익 배분율을 나눈다. 이는 다른 미디어로 IP를 확장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수익 배분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IP를 다양한 미디어로 빠르게 확장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정 대표가 IP 전략기획팀 인적 구성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IP 전략기획팀에 현대차 (216,500원 ▲1,000 +0.46%)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윈'을 총괄했던 성대경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일본 제작위원회 전문가인 정다인 리드를 영입했다. 성 CSO는 글로벌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디오리진은 이미 △넷마블에프앤씨(F&C)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H' △컴투스 '서머너즈 워' IP 사업 및 세계관 △콩스튜디오 '가디언테일즈' 세계관 리뉴얼 △라인게임즈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갓트웰브' 등 수주 실적도 갖고 있다. 설립 1년만에 누적 수주금액 80억원을 달성했다.
디오리진의 성장 기대감에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 6월 △한국투자파트너스 △슈미트 △롯데벤처스 △현대기술투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33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투자 혹한기 시드 라운드에 100억원 넘는 자금이 모인 건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올드보이 △설국열차 △괴물 등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약한 조민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갓트웰브'를 전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니콘을 넘어 10개 유니콘 IP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하는게 디오리진의 목표"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숲속에 사는 엘프, 잔악무도한 오크, 회색 로브를 두른 대마법사, 도끼를 든 드워프
영화 '반지의 제왕'의 등장인물이다. 반지의 제왕은 1954년 영국의 언어학자 존 로널드 루엘 톨킨의 손에서 탄생한 소설이다. 이외 '호빗', '실마릴리온' 등 톨킨의 저서는 판타지 세계관을 정립한 작품으로 70년이 지난 지금도 전세계 판타지 작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지의 제왕은 상업적으로도 큰 성과를 남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반지의 제왕 프랜차이즈의 매출은 199억달러(약 26조4869억원)에 달한다.
각 미디어별 전문가 영입…기획부터 '탄탄한 세계관' "기존 한국의 콘텐츠 기업들은 세계관 정립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원작자의 머릿 속에만 어렴풋이 존재하고 있는 기억과 아이디어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국내에서는 반지의 제왕 같은 '유니콘 지적재산권(IP)'(1조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IP)이 탄생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정재식 디오리진 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정 대표는 "기획 단계부터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할 수 있을만한 탄탄한 세계관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 5월 설립된 디오리진은 '멀티 유저블(Multi Usable) IP' 개발 스타트업이다. 넷마블에서 원소스 멀티유즈(OSMU, One Source Multi Use) 프로젝트를 맡았던 정 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게임, 웹툰, 드라마 등 각 미디어 매체별로 갖고 있는 용어나 제작 방식이 다르다. 예를 들어 '스토리'라고 하면 게임에서는 세계관을 뜻하지만, 웹툰이나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의 서사를 뜻한다. 서로 집중하는 핵심요소가 다르다"며 "만약 웹툰이나 드라마만 생각하고, 주인공 서사에만 맞춘 콘텐츠를 만든다면 게임으로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디오리진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스토리팀을 운영 중이다. '싸우자 귀신아', '용의 아들 최창식' 등 네이버 인기웹툰의 원작자인 임인스 작가가 팀장을 맡아 이끌고 있다. EBS '영재발굴단'에서 세밀화 천재로 이름을 알린 강범진 작가도 스토리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 대표는 "설립 초기 웹툰,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각 미디어 전문가를 영입해 IP 기획의 틀을 다졌다. 현재는 디오리진만의 용어와 체계로 IP를 기획해나가고 있다"며 "스토리팀 내부에서도 예를 들어 '대사를 잘 치는 작가', '캐릭터를 잘 만드는 작가', '작품의 개연성을 잘 불어넣는 작가' 등 각 역할에 맞는 팀원을 배치해 빠르게 IP를 기획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파편화된 IP 확장 기회…美·日 제작 환경 벤치마킹 디오리진의 경쟁력은 이렇게 만든 세계관을 상업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에 있다. 정 대표는 "세계관만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다. 이를 얼마나 잘 상업화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디오리진이 선택한 방법은 IP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서 운영하는 것이다.
정 대표는 "일반적으로 일본이나 미국에서는 IP를 만들 때 다양한 미디어와 제조사들이 함께 위원회를 만든다. 하나의 IP로 일종의 패키지 상품을 만드는 셈"이라며 "예를 들어 로봇 IP를 만든다고 할 때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완구, 게임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한국에서는 패키지 형태보다는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형태다. 예를 들어 웹툰 하나가 성공하면 이를 본 영화제작사가 판권을 매입해 영화를 제작한다"며 "문제는 해당 웹툰을 영화로 만들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예상 가치를 서로 조율하기 어렵다"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제작위원회는 IP 기획 단계에서 일찌감치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완구 등 각 사업권별로 수익 배분율을 나눈다. 이는 다른 미디어로 IP를 확장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수익 배분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IP를 다양한 미디어로 빠르게 확장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정 대표가 IP 전략기획팀 인적 구성에 공을 들인 것도 이 때문이다. IP 전략기획팀에 현대차 (216,500원 ▲1,000 +0.46%)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윈'을 총괄했던 성대경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일본 제작위원회 전문가인 정다인 리드를 영입했다. 성 CSO는 글로벌 IP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디오리진은 이미 △넷마블에프앤씨(F&C)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H' △컴투스 '서머너즈 워' IP 사업 및 세계관 △콩스튜디오 '가디언테일즈' 세계관 리뉴얼 △라인게임즈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갓트웰브' 등 수주 실적도 갖고 있다. 설립 1년만에 누적 수주금액 80억원을 달성했다.
디오리진의 성장 기대감에 벤처캐피탈(VC)들의 투자도 이어졌다. 지난 6월 △한국투자파트너스 △슈미트 △롯데벤처스 △현대기술투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33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벤처투자 혹한기 시드 라운드에 100억원 넘는 자금이 모인 건 이례적이다.
최근에는 △올드보이 △설국열차 △괴물 등의 콘셉트 아티스트로 활약한 조민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함께 오리지널 IP 프로젝트 '갓트웰브'를 전개하고 있다. 정 대표는 "유니콘을 넘어 10개 유니콘 IP를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하는게 디오리진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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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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