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6>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
[편집자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혁신'을 위해 피·땀·눈물을 흘리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그들이 꿈꾸는 혁신을 공유하고, 응원하기 위해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가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혁신기업답사기]를 연재합니다. IB(투자은행) 출신인 김홍일 대표는 창업 요람 디캠프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 중인 베테랑 투자전문가입니다. 스타트업씬에선 형토(형님 같은 멘토)로 통합니다. "우리 사회 진정한 리더는 도전하는 창업가"라고 강조하는 김 대표가 만난 여섯번째 주인공은 '한국의 일론 머스크' 김수종 이노스페이스 대표입니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흰색 동체의 로켓이 하늘로 솟았다. 상단부에 태극기가 선명한 이 로켓의 이름은 한빛-TLV. 국내 민간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엔진을 달고 성능을 검증했다. 결과는 준궤도(Sub-orbital) 발사 성공.
발사체 개발은 흔히 엔진개발→준궤도 발사→궤도진입→상업발사 등 4단계로 나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로써 준궤도 단계를 마치고 본궤도 진입 단계에 돌입했다. 2017년 창업 후 6년만에 이룬 성과다.
김 대표는 최근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만나 "이 정도면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발사체 개발회사중 6번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켓 소형화뿐 아니라 재사용 기술을 통해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생각도 안했다"…로켓과학자 김수종은 누구 한국항공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박사를 받은 김 대표는 한화에서 로켓을 연구하던 2017년, 이노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창업은 생각도 안 했다"던 그는 오직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만 사랑하던 '천생 연구자'였다. 그러다 이스라엘과 국내에서 일하며 민간 발사체 시장의 잠재력에 눈떴다. 이에 고체 로켓엔진과 액체 산화제를 동시에 사용, 경제성을 크게 높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직접 개발하고자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이노스페이스의 핵심 경쟁력은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쓰는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고체연료방식은 안정적이지만 추진력을 조절하기 어렵다. 반면 연료·산화제가 모두 액체라면 마치 수도꼭지를 틀듯 추진력은 조절되지만 엔진이 비교적 복잡하고 무거워진다.
하이브리드는 양쪽의 장점만 절묘하게 취했다. 특히 이노스페이스는 액상 산화제를 뿌려주는 펌프에 전기모터를 활용했다. 하이브리드 엔진 중 이런 방식을 쓰는 건 세계 최초이고, 준궤도 발사에 성공한 것도 처음이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한 번에 위성 5개 정도를 싣는 소형 발사체에 유리하다.
'로켓 아빠' 김수종의 꿈, 가족 지원이 든든 김 대표가 성공만 거듭한 건 아니다. 브라질 발사시험은 세 차례 실패 후 네 번째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 실패는 지난해 12월. 김 대표는 가족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한국의 아내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 당신이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김 대표는 "그걸 보고 힘을 얻어 생각의 정리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그의 아들은 3월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단 소식을 듣고 엄마를 졸라 로켓 모형을 샀다고 한다. 아들은 귀국한 아빠가 현관을 들어설 때 이 로켓 모형을 세워 든든한 응원을 보냈다.
소형 상업위성 발사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해외 기업은 위성에서 찍은 정밀사진으로 농업 작황은 물론 소매매장의 주차장 이용량까지 알아내 시장을 예측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발사체와 발사장을 아무나 갖출 수 없으므로 위성을 쏘려는 고객사들은 발사 서비스 업체를 찾아간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김 대표의 이노스페이스 등이다.
김 대표는 "2026년 민간 우주발사체 발사시장의 3% 이상을 점유하고 이 같은 발사매출로만 약 1300억원 가량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상관측 등 다른 과학 분야로 납품하면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달 154억원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시드부터 누적 투자유치액은 706억원. 아직 숙제는 있다. 김 대표는 최종 성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의 약 20%를 더 확보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발사체 서비스를 하려면 로켓도 좋아야 하지만 발사기술도 갖춰야 한다.
그는 "이미 누리호 등에서 검증된 기술을 정부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 이전이나 협력을 통해 그 기술을 확보해야 상업발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론 머스크' 김수종 대표는 오늘도 꿈을 꾼다. 그를 만난 김홍일 대표는 "창업가는 꿈을 꾸고, 투자자는 그 꿈을 산다"며 격려했다.
다음은 김홍일 대표(Q)와 김수종 대표(A)의 일문일답. Q) 우주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A) 정부 기관이 주도적으로 개발했던 때를 통상 올드 스페이스라고 하고, 최근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우주산업 제품들을 개발을 하는 걸 '뉴 스페이스'라고 한다. '뉴 스페이스'란 말은 민간기업이 주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민간자본이 투입된다는 의미도 있다. 대규모 정부 세금을 계속 투입할 수는 없지 않나.
Q) 그만큼 발사체에 막대한 돈이 들겠다.
A) 결국 제품화까지는 저희 같은 업체들이 민간 자본 또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제품화 다음엔 발사체 제작비와 운송비, 발사 제반비용, 실패 보상을 위한 보험 가입비와 이윤 등이 다 포함된 서비스 비용을 고객에게 받게 된다.
Q) 가장 비용이 큰 부분은.
A) 당연히 발사체 제작 비용이 거의 절반 이상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민간이 주도하니 서비스 비용이 '올드 스페이스' 때보다 거의 1/100로 줄었다. 위성뿐만 아니라 발사 서비스 비용도 가격파괴가 일어나 우주산업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Q) 거기서 이노스페이스의 경쟁력은 뭔가.
A) 하이브리드는 고체 연료와 액상 산화제를 쓴다. 액체연료 로켓처럼 출력 조절은 가능하면서도 구조가 단순해 빠르고 싸게 만들 수 있다. 또 연료물질이 폭발성인지도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가 서로 다른 상으로 돼 안전성이 있다. 그러면 개발, 생산, 운반 과정에 안전관리 비용을 낮춰 경쟁사보다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Q) 창업 후 어려운 점은.
A) 대표란 너무 어려운 자리같다. 예측불가능한 것을 예측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지않나. 제가 가진 목표가 신입 직원들까지 공유되는 것도 쉽지 않다.
Q) 자녀가 창업 또는 연구원을 하겠다고 하면.
A) 연구원을 하라고 하겠다.(웃음)
Q) 창업하려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A) 전문성과 다양성을 같이 갖춰야 한다. 특히 테크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표자가 전문성을 갖는 게 장점이 많다. 그러면서도 채용, 조직 운영, 투자,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원활히 경영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 김수종 대표 인터뷰는 산업방송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지난 3월,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흰색 동체의 로켓이 하늘로 솟았다. 상단부에 태극기가 선명한 이 로켓의 이름은 한빛-TLV. 국내 민간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엔진을 달고 성능을 검증했다. 결과는 준궤도(Sub-orbital) 발사 성공.
발사체 개발은 흔히 엔진개발→준궤도 발사→궤도진입→상업발사 등 4단계로 나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로써 준궤도 단계를 마치고 본궤도 진입 단계에 돌입했다. 2017년 창업 후 6년만에 이룬 성과다.
김 대표는 최근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와 만나 "이 정도면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발사체 개발회사중 6번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로켓 소형화뿐 아니라 재사용 기술을 통해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업? 생각도 안했다"…로켓과학자 김수종은 누구 한국항공대에서 항공우주공학 석·박사를 받은 김 대표는 한화에서 로켓을 연구하던 2017년, 이노스페이스를 설립했다. "창업은 생각도 안 했다"던 그는 오직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만 사랑하던 '천생 연구자'였다. 그러다 이스라엘과 국내에서 일하며 민간 발사체 시장의 잠재력에 눈떴다. 이에 고체 로켓엔진과 액체 산화제를 동시에 사용, 경제성을 크게 높인 하이브리드 엔진을 직접 개발하고자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이노스페이스의 핵심 경쟁력은 연료는 고체, 산화제는 액체를 쓰는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고체연료방식은 안정적이지만 추진력을 조절하기 어렵다. 반면 연료·산화제가 모두 액체라면 마치 수도꼭지를 틀듯 추진력은 조절되지만 엔진이 비교적 복잡하고 무거워진다.
하이브리드는 양쪽의 장점만 절묘하게 취했다. 특히 이노스페이스는 액상 산화제를 뿌려주는 펌프에 전기모터를 활용했다. 하이브리드 엔진 중 이런 방식을 쓰는 건 세계 최초이고, 준궤도 발사에 성공한 것도 처음이다. 하이브리드 엔진은 한 번에 위성 5개 정도를 싣는 소형 발사체에 유리하다.
'로켓 아빠' 김수종의 꿈, 가족 지원이 든든 김 대표가 성공만 거듭한 건 아니다. 브라질 발사시험은 세 차례 실패 후 네 번째에 성공했다. 가장 최근 실패는 지난해 12월. 김 대표는 가족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때 한국의 아내가 보낸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어. 당신이 누구보다 자랑스러워."
김 대표는 "그걸 보고 힘을 얻어 생각의 정리도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 그의 아들은 3월 마침내 발사에 성공했단 소식을 듣고 엄마를 졸라 로켓 모형을 샀다고 한다. 아들은 귀국한 아빠가 현관을 들어설 때 이 로켓 모형을 세워 든든한 응원을 보냈다.
소형 상업위성 발사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해외 기업은 위성에서 찍은 정밀사진으로 농업 작황은 물론 소매매장의 주차장 이용량까지 알아내 시장을 예측하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발사체와 발사장을 아무나 갖출 수 없으므로 위성을 쏘려는 고객사들은 발사 서비스 업체를 찾아간다. 머스크의 스페이스X, 김 대표의 이노스페이스 등이다.
김 대표는 "2026년 민간 우주발사체 발사시장의 3% 이상을 점유하고 이 같은 발사매출로만 약 1300억원 가량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기상관측 등 다른 과학 분야로 납품하면 추가 매출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노스페이스는 지난달 154억원 프리IPO 투자를 유치했다. 시드부터 누적 투자유치액은 706억원. 아직 숙제는 있다. 김 대표는 최종 성공을 위해 필요한 기술의 약 20%를 더 확보해야 한다고 인정했다. 발사체 서비스를 하려면 로켓도 좋아야 하지만 발사기술도 갖춰야 한다.
그는 "이미 누리호 등에서 검증된 기술을 정부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다"며 "기술 이전이나 협력을 통해 그 기술을 확보해야 상업발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일론 머스크' 김수종 대표는 오늘도 꿈을 꾼다. 그를 만난 김홍일 대표는 "창업가는 꿈을 꾸고, 투자자는 그 꿈을 산다"며 격려했다.
다음은 김홍일 대표(Q)와 김수종 대표(A)의 일문일답. Q) 우주산업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 같다.
A) 정부 기관이 주도적으로 개발했던 때를 통상 올드 스페이스라고 하고, 최근 민간 기업이 주도적으로 우주산업 제품들을 개발을 하는 걸 '뉴 스페이스'라고 한다. '뉴 스페이스'란 말은 민간기업이 주도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민간자본이 투입된다는 의미도 있다. 대규모 정부 세금을 계속 투입할 수는 없지 않나.
Q) 그만큼 발사체에 막대한 돈이 들겠다.
A) 결국 제품화까지는 저희 같은 업체들이 민간 자본 또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제품화 다음엔 발사체 제작비와 운송비, 발사 제반비용, 실패 보상을 위한 보험 가입비와 이윤 등이 다 포함된 서비스 비용을 고객에게 받게 된다.
Q) 가장 비용이 큰 부분은.
A) 당연히 발사체 제작 비용이 거의 절반 이상이다. 그래도 지금처럼 민간이 주도하니 서비스 비용이 '올드 스페이스' 때보다 거의 1/100로 줄었다. 위성뿐만 아니라 발사 서비스 비용도 가격파괴가 일어나 우주산업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Q) 거기서 이노스페이스의 경쟁력은 뭔가.
A) 하이브리드는 고체 연료와 액상 산화제를 쓴다. 액체연료 로켓처럼 출력 조절은 가능하면서도 구조가 단순해 빠르고 싸게 만들 수 있다. 또 연료물질이 폭발성인지도 중요하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연료와 산화제가 서로 다른 상으로 돼 안전성이 있다. 그러면 개발, 생산, 운반 과정에 안전관리 비용을 낮춰 경쟁사보다 서비스 가격을 낮출 수 있다.
Q) 창업 후 어려운 점은.
A) 대표란 너무 어려운 자리같다. 예측불가능한 것을 예측가능하도록 만들어야 하지않나. 제가 가진 목표가 신입 직원들까지 공유되는 것도 쉽지 않다.
Q) 자녀가 창업 또는 연구원을 하겠다고 하면.
A) 연구원을 하라고 하겠다.(웃음)
Q) 창업하려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A) 전문성과 다양성을 같이 갖춰야 한다. 특히 테크 기업을 이끌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대표자가 전문성을 갖는 게 장점이 많다. 그러면서도 채용, 조직 운영, 투자,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원활히 경영할 수 있을 것 같다.
※ [김홍일의 혁신기업답사기] 김수종 대표 인터뷰는 산업방송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프로그램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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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성휘 차장 sunnykim@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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