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주량 선임연구위원
"농경지를 비롯해 물·비료·농약 등 농업 투입재 사용은 줄이되 생산량은 반대로 지금보다 60% 이상 늘리는 이른바 '프로덕션 모어 위드 리스'(Production More with Less·투입은 줄이고 생산량은 늘리고)가 미래 농업이 추구할 핵심가치로 제시됐습니다."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그린텍(GreenTech) 2023'에서 던져진 이 같은 화두와 관련해 "예전처럼 농업 투입재를 '펑펑' 쓰는 게 아니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첨단농업 기술을 구축해 가장 정확한 시기에 꼭 필요한 양만 투입하는 '초정밀제어 농업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면 생산비용은 90% 줄이면서 생산량은 30%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주량 선임연구위원은 농업 정책 및 관련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농식품부 농림식품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장, 농업경제학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린텍은 올해로 8번째를 맞은 세계적인 농업·원예 전시회다. 농업 자동화 장비, AI 로봇, 무농약 재배,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온실 관리와 같은 혁신 제품·서비스가 눈길을 모았다.
유엔(UN)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0억명인 세계인구는 30년 후 10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인구증가로 맞게 될 식량부족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보다 60%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의 농업방식으론 풀어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먼저 새로운 농경지 확보가 어렵다. "광활한 평지가 있어야 기계화·규모화가 되는데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지인데다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가 160만 헥타르(ha, 약 3000만평) 정도 되는데 여기서 1헥타르를 늘릴 때 땅값이 만만찮아요. 특히 근래 더욱 뚜렷해지는 기후변화 문제로 산림과 습지를 더 이상 파괴하기도 힘듭니다."
또 제초제·제균제 등의 농약과 질소비료는 수질오염, 토양훼손 문제 때문에 지금처럼 쓰면 안 되고, 기록적인 가뭄이 닥쳐 물 부족 피해가 극심한 탓에 물도 이제 귀하다.
이에 기후 및 식량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금까지 이뤄진 관행농업에서 이른바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지구촌 사람들이 쓰는 물의 80%를 농업에 쓰는데, 정작 작물이 흡수하는 양은 이중 10%가 안 됩니다. 작물의 생육주기에 맞춰 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물 사용량의 변화가 어마어마합니다. "
그러려면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지닌 ICT를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는 애그테크(농업기술)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처럼 아침, 저녁으로 한 번 씩 물을 주는 식이 아니라 땅속에 넣은 센서를 통해 적절한 물의 양을 정밀하게 측정·공급하는 디지털 관수·관비 기술이 필요해요. 인공광 기술을 활용한 실내농업기술을 개발하면 아파트단지 안이나 슈퍼마켓, 구도심 슬럼지역 등 유휴 실내공간 모든 곳이 농장이 될 수 있죠. 이를 통해 과수, 화훼, 채소 등의 원예작물 재배가 실내에서 이뤄지면 푸드 마일리지(먹을거리가 생산자를 떠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겁니다. "
또 항공방제가 가능한 드론과 작물 상태 파악 및 수확 등을 동시 수행할 수 있는 멀티암 로봇, 농지마다 어떤 작물이 잘 자라는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인공위성 등 신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대체 불가능하던 농작업까지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식량 생산과 소비 정보의 단절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한 식품 중 30%가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과 소비 정보의 실시간 교류와 역방향 교류가 가능해 지면 이런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마켓컬리, 쿠팡잇츠와 같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식품 유통물류와 소비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혁신기회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일 겁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이주량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그린텍(GreenTech) 2023'에서 던져진 이 같은 화두와 관련해 "예전처럼 농업 투입재를 '펑펑' 쓰는 게 아니라 AI(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첨단농업 기술을 구축해 가장 정확한 시기에 꼭 필요한 양만 투입하는 '초정밀제어 농업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면 생산비용은 90% 줄이면서 생산량은 30%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주량 선임연구위원은 농업 정책 및 관련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로 농식품부 농림식품과학기술위원회 전문위원장, 농업경제학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린텍은 올해로 8번째를 맞은 세계적인 농업·원예 전시회다. 농업 자동화 장비, AI 로봇, 무농약 재배, 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온실 관리와 같은 혁신 제품·서비스가 눈길을 모았다.
유엔(UN)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70억명인 세계인구는 30년 후 10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인구증가로 맞게 될 식량부족 사태를 막으려면 지금보다 60%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의 농업방식으론 풀어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먼저 새로운 농경지 확보가 어렵다. "광활한 평지가 있어야 기계화·규모화가 되는데 우리나라 국토의 70%가 산지인데다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가 160만 헥타르(ha, 약 3000만평) 정도 되는데 여기서 1헥타르를 늘릴 때 땅값이 만만찮아요. 특히 근래 더욱 뚜렷해지는 기후변화 문제로 산림과 습지를 더 이상 파괴하기도 힘듭니다."
또 제초제·제균제 등의 농약과 질소비료는 수질오염, 토양훼손 문제 때문에 지금처럼 쓰면 안 되고, 기록적인 가뭄이 닥쳐 물 부족 피해가 극심한 탓에 물도 이제 귀하다.
이에 기후 및 식량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지금까지 이뤄진 관행농업에서 이른바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지구촌 사람들이 쓰는 물의 80%를 농업에 쓰는데, 정작 작물이 흡수하는 양은 이중 10%가 안 됩니다. 작물의 생육주기에 맞춰 물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물 사용량의 변화가 어마어마합니다. "
그러려면 우리나라가 강점으로 지닌 ICT를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는 애그테크(농업기술) 분야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처럼 아침, 저녁으로 한 번 씩 물을 주는 식이 아니라 땅속에 넣은 센서를 통해 적절한 물의 양을 정밀하게 측정·공급하는 디지털 관수·관비 기술이 필요해요. 인공광 기술을 활용한 실내농업기술을 개발하면 아파트단지 안이나 슈퍼마켓, 구도심 슬럼지역 등 유휴 실내공간 모든 곳이 농장이 될 수 있죠. 이를 통해 과수, 화훼, 채소 등의 원예작물 재배가 실내에서 이뤄지면 푸드 마일리지(먹을거리가 생산자를 떠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이동 거리)는 획기적으로 줄어들 겁니다. "
또 항공방제가 가능한 드론과 작물 상태 파악 및 수확 등을 동시 수행할 수 있는 멀티암 로봇, 농지마다 어떤 작물이 잘 자라는지 90% 이상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인공위성 등 신기술을 활용하면 기존에 대체 불가능하던 농작업까지 완전한 자동화가 가능하고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식량 생산과 소비 정보의 단절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생산한 식품 중 30%가 소비되지 않고 버려지고 있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생산과 소비 정보의 실시간 교류와 역방향 교류가 가능해 지면 이런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요. 마켓컬리, 쿠팡잇츠와 같은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식품 유통물류와 소비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혁신기회가 있는지를 잘 보여준 사례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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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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