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있는 기업은 누구나 외부적 요건이나 형식적 조건에 가로막히지 않고 연구할 수 있도록 행정적 부문은 과감히 줄이고, 난이도 높은 연구를 해냈을 경우에는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습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중소기업 R&D 제도혁신 방안' 간담회를 열고 "산으로 간 배(R&D)를 일단 끌어내리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R&D(연구개발) 성공률은 높은데 산업화는 한자릿수에 그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도전, 자유, 책임'이라는 3개의 핵심 키워드로, 혁신에 도전하는 R&D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중기부에서 시작한 R&D 제도혁신 방안이 타부처의 R&D 제도의 변화에도 마중물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이날 기술 역량을 갖춘 중소·벤처기업들이 혁신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R&D 지원사업 신청부터 선정, 수행, 종료까지 각 단계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경직적인 추격형 기술개발 문화를 탈피하고, 잠재력을 갖춘 기업의 R&D 자율성을 극대화해 선도형 기술개발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중기부의 R&D 제도혁신 방안에 대해 현장의 고민이 많이 반영됐다고 호평하면서도 규제와 심사 등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을 내놨다.

A기업 대표는 "부정을 저지른 기업에 엄벌에 처하는 것은 옳지만 규제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규제를 잘 몰라서 잘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속적인 개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영 장관은 "공감한다. 교육이 필요하다"면서도 "실수와 의도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의도는 작아도 엄벌해야한다.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다른 부처에도 공유하는 시스템을 갖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R&D 성과평가에 대한 의견들도 쏟아졌다. B기업 대표는 "과제 선정후 부정 없고 나태하지 않게 하는 것 다 좋은데, 과제 주제가 기술적 의미와 산업적 가치가 있고 역량이 확실해 선정됐다면 관리가 미비해서 성과가 안났다고 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영 장관은 "연구에도 자율을 줘야 하지만 평가에도 믿고 자율권을 줘야 한다. 이를 위해 논문을 검토하듯 심사자들에게 연구결과를 보내서 평가하는 일도 진행하려고 한다. 또한 현재 평가에 있어 보통과 우수에 변별력이 없는데 경제적 파급효과와 기술적 파괴효과 등을 공개해 상도 주는 걸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는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 한신 에이치투 대표, 정태준 클라우드브릭 대표, 이원해 대모엔지니어링 대표, 이승훈 영창케미칼 대표 등 기업 대표 6명과 이혁재 서울대 교수, 노준용 카이스트 교수, 이재홍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이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이영 장관은 "생각하는건 어려운 일인데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더 어렵고 결과가 나오도록 계속하는 건 더 어려운데 하지 않으면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데 3년 안에 변화가 시작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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