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신 아바타로 패션쇼? 폰카로 나만의 가상피팅 아바타 만든다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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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패션테크 스타트업 에이아이바 김보민 대표, 신체 50곳 특징 도출해 아바타 생성

에이아이바 솔루션을 통해 만들어낸 아바타 모델/사진=에이아이바
에이아이바 솔루션을 통해 만들어낸 아바타 모델/사진=에이아이바
"제페토, 로블록스 등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은 모두 3등신 아타바로 패션 관점에서 실제품을 그대로 보여주기엔 한계가 있다."

김보민 에이아이바 대표는 최근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인터뷰에서 '왜 패션인가'라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메타버스 시장의 수익화가 본격화되면서 관련 산업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바타를 중심으로 한 패션시장이 '핫'하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패션시장은 올해 약 9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에이아이바는 2019년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류 가상피팅 솔루션 '마이핏 3D'를 선보인 패션테크 스타트업이다. 최근에는 혼합현실(XR) 패션쇼 플랫폼 '비어(VEER) VR' 베타 버전도 출시했다.

비어 VR는 오큘러스와 같은 VR 장비만 있으면 누구나 런웨이쇼의 맨 앞줄에 앉는 경험을 제공해준다. 아바타 모델을 선택하고 모델의 착장 순서와 런웨이 배경 등 여러가지 옵션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해 패션쇼를 현실처럼 만끽할 수 있다.

지난 3월 '서울패션위크' 기간에 아바타 모델의 자연스러운 워킹을 담은 '2022년 에이벨 가을·겨울 컬렉션' 입체영상을 유튜브로 공개하면서 패션업계에서 큰 주목을 이끌었다.

김 대표는 "정지된 3차원 이미지를 구현하기는 쉽지만 패션모델의 워킹처럼 활동성 있는 입체영상을 구현하려면 갖춰야할 기술 요소가 너무 많다. 이를 대부분 해외 솔루션에 의지하고 있는 데 이를 국산화·표준화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화면에서 당장 튀어나올 듯한 아바타를 생성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을 터. 김 대표는 "처음엔 잡지책에 나온 모델을 폰으로 찍으면 어떤 브랜드의 티셔츠인지, 언제 나온 것인지를 알려주는 AI(인공지능)태깅 기술로 창업하려 했는데 구글이 이미 이 분야를 꽉 잡고 있어 사이즈 쪽으로 전향했던 게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보민 대표/사진=에이아이바
김보민 대표/사진=에이아이바
메타버스는 신선한 홍보수단이지만 고비용과 낮은 접근성으로 인해 영세한 패션업체가 진입하기 어렵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패션업체 중 54%는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이하일 정도로 영세하다. 수천만원이 드는 가상쇼룸은 사실상 '그림의 떡'인 셈. 실제로 제페토 입점 브랜드를 보면 나이키, 구찌 등 명품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또 가상공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바타는 실제 인체와 상이한 경우가 많다. 에이아이바는 이 두 가지 허점을 파고들었다.

에이아이바의 마이핏 3D는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정면, 측면을 촬영하면 목둘레, 가슴둘레, 허리둘레, 어깨길이, 위팔·아래팔 둘레 팔길이, 엉덩이 둘레, 허벅지 둘레, 다리길이, 종아리 둘레 등 신체 50곳의 사이즈를 도출해 실제 모습과 같은 아바타를 만들어준다. 이때 검출된 2D 얼굴 이미지를 기반으로 3D 입체화된 얼굴로 변환하고, 피부색까지 그대로 검출해 적용할 정도로 현실감에 방점을 찍은 기술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바타에 이용자는 구매하고픈 의상을 입혀볼 수 있다. 이 때 꽉 낌, 낌, 보통, 여유, 널널 등의 5단계를 부위별로 색이 진해지는 정도로 표현할 수 있다.

에이아이바는 마이핏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쇼핑몰 등에 저렴하게 공급하며 B2B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카페24 등 오픈 쇼핑몰 플랫폼 위주로 레퍼런스를 확보 중이다.

오는 8월에는 웨딩드레스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신부들이 실제 웨딩숍에 가서 옷 입는 것처럼 가상피팅하고, 결혼식장도 가상 쇼룸 형태로 구현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비즈니스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어 VR는 뉴발란스, 테일러메이드, 아브뉴프랑 등의 브랜드 쇼룸를 구축했다. 최근 국내 유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한성에프아이, 이랜드패션그룹과의 계약도 완료했다. 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에도 브랜드 쇼룸을 제안해 놓은 상태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과 국내 첫 메타버스백화점 플랫폼 구축도 논의중"이라고 귀띔했다.

얼굴의 윤곽, 피부색까지 살린 아바타/사진=에이아이바
얼굴의 윤곽, 피부색까지 살린 아바타/사진=에이아이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영상 코덱 및 셋톱박스 등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10여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바 있는 김 대표는 2012년 '에이벨'이라는 패션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패션테크 기업으로 성장할 기본기를 다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휴먼 아바타를 생성하고 가상쇼핑 공간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인 포지션을 보유했다"면서 "메타버스 패션 플랫폼 시장에서 유행 선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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