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밸리-대구경북과학기술원 5-3]건설로봇 전문 스타트업 엠에프알 이승열 대표
"간단히 말해 '형사 가제트'를 떠올리면 됩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 창업기업인 엠에프알(MFR, Multipurpose Field Robotics)의 이승열 대표(사진)는 '다목적 건설로봇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 "로봇팔과 다리(이동체), 머리(통합제어기), 손(그리퍼), 감각기관(센서)이 건설 임무에 맞게 교체돼 다양한 변신 로봇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적용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건설현장 맞춤 로봇 만들려 공사장에서 살다시피 이 대표는 2003년 대학원 시절 삼성물산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건설로봇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때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로봇은 '커튼월 설치로봇'과 '천장유리 설치로봇' 등이다. 이를 통해 국제 건설 자동화·로봇 학회 최우수 논문상, 국토교통부 창의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금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뮌헨 공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거쳐 현재 DGIST 지능형로봇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기까지 건설로봇 R&D 명맥을 계속 이어왔다. "한 때 논문·특허 같은 연구실적을 쌓는 게 인생 최대 목표였지만 건설 안전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옳은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항상 그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후 이 대표는 건설 작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 공사장에서 살다시피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주로 어떤 부위가 많이 아픈지, 작업 환경과 방식은 어떤지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오랜 기간 가졌다고. "그런 과정이 있어 지금의 건설로봇 설계를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안 했다면 만들었어도 현장에서 안 쓰여겠죠. "
이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설 로봇들은 정형화된 작업 환경 속에서 단순 반복 작업에 특화된 제조업 로봇을 '건설 로봇화' 과정 없이 그대로 도입한다. 건설산업의 생산물은 모양, 특성, 현장 여건이 모두 달라 생산 과정의 표준화·자동화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이런 로봇 대부분이 현장에서 한두번 쓰다 방치된다는 설명이다. "일반 제조업 로봇과 달리 건설 로봇은 비정형·동적 작업 환경, 고중량·대형 건설 자재, 숙련된 건설 작업자 수준의 작업 지능, 궁극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 적합한 로봇 기술이 필요합니다."
창업 5개월간 성적 맞어?
발주처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로봇이 건설비·재해율 감소,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자 관심을 가진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턴 반도체, LCD,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늘면서 벽면부나 바닥부 마감재 시공 로봇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엠에프알에 따르면 최근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증축 현장에 투입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고정밀 추적 센서로 정확한 위치에 30초당 2장의 바닥 마감재를 동시에 설치한다"며 "7명의 작업자가 할일을 로봇 한대가 해낸다"고 말했다.
또 오는 5월부터 경부고속도로 직선화·지하화 공사에 '지하차도 내화패널 설치 로봇'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올해 예상 매출은 약 33억원으로, 내년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8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엠에프알은 앞으로 △콘크리트 유지보수 로봇 △건설 용접용 로봇 △페인팅 로봇 △지하공동구 화재 감시 및 소방 로봇 △싱크홀 예방을 위한 하수관로 유지보수 로봇 등을 개발해 로봇 플랫폼 모듈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엠에프알이 현재 보유 중인 특허는 국내 111건, 해외 39건이다. 이 대표는 "저희의 작은 날개짓이 나비효과가 돼 언젠가 건설 현장 내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며 "중대재해법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로봇 적용 분야는 작업자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건설 작업은 배제하고 위험하고 힘든 작업에 국한돼 있다"면서 "로봇 도입 로드맵 상 최종 단계에서 작업자는 현장 밖에서 창의성이 요구되는 건설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작업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의사결정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연구원 창업기업인 엠에프알(MFR, Multipurpose Field Robotics)의 이승열 대표(사진)는 '다목적 건설로봇 플랫폼'에 대한 질문에 "로봇팔과 다리(이동체), 머리(통합제어기), 손(그리퍼), 감각기관(센서)이 건설 임무에 맞게 교체돼 다양한 변신 로봇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적용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건설현장 맞춤 로봇 만들려 공사장에서 살다시피 이 대표는 2003년 대학원 시절 삼성물산과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건설로봇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때 그의 손을 거쳐 탄생한 로봇은 '커튼월 설치로봇'과 '천장유리 설치로봇' 등이다. 이를 통해 국제 건설 자동화·로봇 학회 최우수 논문상, 국토교통부 창의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 금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뮌헨 공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거쳐 현재 DGIST 지능형로봇연구부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기까지 건설로봇 R&D 명맥을 계속 이어왔다. "한 때 논문·특허 같은 연구실적을 쌓는 게 인생 최대 목표였지만 건설 안전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옳은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졌고, 항상 그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후 이 대표는 건설 작업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문제의 본질을 알기 위해 공사장에서 살다시피했다. 현장 노동자들은 주로 어떤 부위가 많이 아픈지, 작업 환경과 방식은 어떤지 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오랜 기간 가졌다고. "그런 과정이 있어 지금의 건설로봇 설계를 할 수 있었어요. 그렇게 안 했다면 만들었어도 현장에서 안 쓰여겠죠. "
이 대표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설 로봇들은 정형화된 작업 환경 속에서 단순 반복 작업에 특화된 제조업 로봇을 '건설 로봇화' 과정 없이 그대로 도입한다. 건설산업의 생산물은 모양, 특성, 현장 여건이 모두 달라 생산 과정의 표준화·자동화에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이런 로봇 대부분이 현장에서 한두번 쓰다 방치된다는 설명이다. "일반 제조업 로봇과 달리 건설 로봇은 비정형·동적 작업 환경, 고중량·대형 건설 자재, 숙련된 건설 작업자 수준의 작업 지능, 궁극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 적합한 로봇 기술이 필요합니다."
창업 5개월간 성적 맞어?
발주처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로봇이 건설비·재해율 감소, 인력난 해소에 도움을 주자 관심을 가진 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턴 반도체, LCD,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늘면서 벽면부나 바닥부 마감재 시공 로봇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엠에프알에 따르면 최근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증축 현장에 투입을 준비중이다. 이 대표는 "고정밀 추적 센서로 정확한 위치에 30초당 2장의 바닥 마감재를 동시에 설치한다"며 "7명의 작업자가 할일을 로봇 한대가 해낸다"고 말했다.
또 오는 5월부터 경부고속도로 직선화·지하화 공사에 '지하차도 내화패널 설치 로봇'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올해 예상 매출은 약 33억원으로, 내년 해외 진출을 기점으로 80억원 이상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엠에프알은 앞으로 △콘크리트 유지보수 로봇 △건설 용접용 로봇 △페인팅 로봇 △지하공동구 화재 감시 및 소방 로봇 △싱크홀 예방을 위한 하수관로 유지보수 로봇 등을 개발해 로봇 플랫폼 모듈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엠에프알이 현재 보유 중인 특허는 국내 111건, 해외 39건이다. 이 대표는 "저희의 작은 날개짓이 나비효과가 돼 언젠가 건설 현장 내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지 않는 날이 올 것"이라며 "중대재해법이 없는 나라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로봇 적용 분야는 작업자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건설 작업은 배제하고 위험하고 힘든 작업에 국한돼 있다"면서 "로봇 도입 로드맵 상 최종 단계에서 작업자는 현장 밖에서 창의성이 요구되는 건설 프로젝트를 기획·설계하고 작업 경험과 노하우가 반영된 의사결정 업무를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엠에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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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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