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밸리-대구경북과학기술원 5-2]배양육 전문 스타트업 '씨위드' 이희재 대표, 축산혁명에 도전장
"국내 첫 배양육 전문 레스토랑을 열어보이겠다."
축사에서 소·돼지 등 가축을 도축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식탁에 오를 적정량의 고기를 만드는 마법 같은 기술이 식품업계의 화두다. 바로 '배양육'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생창업기업 '씨위드'의 이희재 대표(사진)는 등장하자마자 관련업계의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국내 배양육 관련 R&D(연구·개발)는 이제 태동기지만 그가 개발한 기술은 배양육 대중화의 난관을 넘을 결정적 '키'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3월 문을 연 씨위드는 '해조류' 기반의 배양육을 만들어 독보적 입지를 다진 푸드테크(식품기술) 스타트업이다.
간판 걸고 한 달 만에 초스피드 업종전환 이 대표는 현재 DGIST 박사 과정 대학원생으로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라고 불리는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자다. 그의 첫 창업 아이템은 배양육이 아니었다. "대학원 수업 중 김과 미역 등의 해조류에 요오드(아이오딘)가 너무 많아 갑상선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해조류에서 요오드 농도를 저감한 '저요오드 해조류' 아이디어를 숙제로 제출했죠. 그 뒤에 이 기술을 개발해 첫 창업을 무턱대고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미역을 수출하면 요오드 함량이 높아 전량 반품됐다. 이에 해조류를 수확한 뒤 후처리를 통해 저요오드 해조류를 만들어 수출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연구 끝에 후처리로 미역 요오드를 7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특허 2건을 출원·등록했다.
하지만 저요오드 해조류는 상품화했을 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그를 돕던 DGIST 산학연협력팀과 멘토들은 기술보다 유통·브랜딩에 더 역량을 쏟아야 할 사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자신의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쪽으로 피보팅(pivoting·사업 전환)을 하고 싶었고 때마침 자신의 전공기술과 해조류를 결합하면 배양육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 회사 설립 한 달 만에 배양육 전문기업으로 간판을 새로 내걸었다.
배양육 여태 식탁에 오르지 못한 이유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20년 기준 54.3㎏으로 쌀 소비량 57.7kg에 육박한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세계 육류 소비량은 2018년보다 50%가량 늘 전망이다. 육류 소비량의 증가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이러한 육류 소비 급증에 따라 대체육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전통적 육류 생산방식이 사육에 따른 환경오염, 동물윤리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하면서 이를 대체할 배양육이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 고기'다. 동물의 근육세포를 추출한 뒤 실제 고기와 비슷한 형태의 세포 구조체(세포가 자랄 때 필요한 지지공간) 속에 넣고 배양액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길러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배양육은 우리 식탁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일반 유통되는 고기보다 생산단가가 높기 떄문이다.
배양육이 비싼 이유는 생산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배양액 가격과 연관있다.
배양액은 주로 소 태아의 혈청(FBS)에 화합물을 섞어 만든다. FBS는 풍부한 영양분과 성장인자를 가지고 있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고가라는 문제가 따른다. 실제로 배양액 약 10리터(L) 가격이 약 12만원에 달한다. 10L의 배양액으로는 만들 수 있는 고기는 약 150g 정도다.
이 대표는 FBS 대신 영양 보조제로 쓰이는 해조류의 일종인 '스피룰리나'에 주목했다. 씨위드가 개발한 '해양미세조류 기반 배양액'은 이를 섞어 기존 배양육 대비 FBS 사용량을 70% 이상 줄였다. 이 대표는 "바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해조류로 일반 세포배양액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춘 데다 소의 희생도 줄여 윤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을 통해 배양육 가격도 기존에 2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맥주, 요거트처럼 거부감 없어질 것" 씨위드는 지난해 배양육 브랜드인 '웰던'을 출시하며 배양육 식품화가 가까워 졌음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에 도심 배양육 생산농장 '더팜'을 개소하는 등 전문적인 생산시설도 갖춰나가고 있다. 씨위드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2년 이내 배양육에 대한 식품허가를 받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배양육이 우리 식탁에서 도축육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3~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예상했다. "처음에 햄버거 패티가 등장했을 때에도 누가 이렇게 질낮은 분쇄고기를 먹겠냐고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즐기고 있어요. 우리가 즐겨먹는 맥주, 요거트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대량 배양기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돌아보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는 거부감도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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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서 소·돼지 등 가축을 도축하지 않고 실험실에서 식탁에 오를 적정량의 고기를 만드는 마법 같은 기술이 식품업계의 화두다. 바로 '배양육'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학생창업기업 '씨위드'의 이희재 대표(사진)는 등장하자마자 관련업계의 '라이징스타'로 떠올랐다. 국내 배양육 관련 R&D(연구·개발)는 이제 태동기지만 그가 개발한 기술은 배양육 대중화의 난관을 넘을 결정적 '키'라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3월 문을 연 씨위드는 '해조류' 기반의 배양육을 만들어 독보적 입지를 다진 푸드테크(식품기술) 스타트업이다.
간판 걸고 한 달 만에 초스피드 업종전환 이 대표는 현재 DGIST 박사 과정 대학원생으로 바이오메디컬엔지니어링(BME)라고 불리는 생명공학 분야의 연구자다. 그의 첫 창업 아이템은 배양육이 아니었다. "대학원 수업 중 김과 미역 등의 해조류에 요오드(아이오딘)가 너무 많아 갑상선 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얘기를 듣고 해조류에서 요오드 농도를 저감한 '저요오드 해조류' 아이디어를 숙제로 제출했죠. 그 뒤에 이 기술을 개발해 첫 창업을 무턱대고 시작했습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미역을 수출하면 요오드 함량이 높아 전량 반품됐다. 이에 해조류를 수확한 뒤 후처리를 통해 저요오드 해조류를 만들어 수출해 보자는 생각을 했다. 연구 끝에 후처리로 미역 요오드를 70%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로 특허 2건을 출원·등록했다.
하지만 저요오드 해조류는 상품화했을 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낮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그를 돕던 DGIST 산학연협력팀과 멘토들은 기술보다 유통·브랜딩에 더 역량을 쏟아야 할 사업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대표는 자신의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쪽으로 피보팅(pivoting·사업 전환)을 하고 싶었고 때마침 자신의 전공기술과 해조류를 결합하면 배양육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 싶어 회사 설립 한 달 만에 배양육 전문기업으로 간판을 새로 내걸었다.
배양육 여태 식탁에 오르지 못한 이유 국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20년 기준 54.3㎏으로 쌀 소비량 57.7kg에 육박한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오는 2050년 세계 육류 소비량은 2018년보다 50%가량 늘 전망이다. 육류 소비량의 증가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것이다.
이러한 육류 소비 급증에 따라 대체육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전통적 육류 생산방식이 사육에 따른 환경오염, 동물윤리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하면서 이를 대체할 배양육이 관심을 이끌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공 고기'다. 동물의 근육세포를 추출한 뒤 실제 고기와 비슷한 형태의 세포 구조체(세포가 자랄 때 필요한 지지공간) 속에 넣고 배양액을 지속적으로 투여해 길러내는 방식이다.
하지만 아직 배양육은 우리 식탁에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일반 유통되는 고기보다 생산단가가 높기 떄문이다.
배양육이 비싼 이유는 생산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배양액 가격과 연관있다.
배양액은 주로 소 태아의 혈청(FBS)에 화합물을 섞어 만든다. FBS는 풍부한 영양분과 성장인자를 가지고 있지만,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고가라는 문제가 따른다. 실제로 배양액 약 10리터(L) 가격이 약 12만원에 달한다. 10L의 배양액으로는 만들 수 있는 고기는 약 150g 정도다.
이 대표는 FBS 대신 영양 보조제로 쓰이는 해조류의 일종인 '스피룰리나'에 주목했다. 씨위드가 개발한 '해양미세조류 기반 배양액'은 이를 섞어 기존 배양육 대비 FBS 사용량을 70% 이상 줄였다. 이 대표는 "바다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해조류로 일반 세포배양액 대비 100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춘 데다 소의 희생도 줄여 윤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을 통해 배양육 가격도 기존에 20분의 1로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맥주, 요거트처럼 거부감 없어질 것" 씨위드는 지난해 배양육 브랜드인 '웰던'을 출시하며 배양육 식품화가 가까워 졌음을 대외적으로 알렸다. 지난해 경기도 수원시에 도심 배양육 생산농장 '더팜'을 개소하는 등 전문적인 생산시설도 갖춰나가고 있다. 씨위드는 이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2년 이내 배양육에 대한 식품허가를 받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배양육이 우리 식탁에서 도축육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3~5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예상했다. "처음에 햄버거 패티가 등장했을 때에도 누가 이렇게 질낮은 분쇄고기를 먹겠냐고 했지만 이제는 누구나 즐기고 있어요. 우리가 즐겨먹는 맥주, 요거트도 똑같은 과정을 거쳐 대량 배양기에서 생산된다는 점을 돌아보면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는 거부감도 금방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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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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