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과기정책실에 보낸 '첫서한'…"경쟁국, 美 지위 찬탈 시도"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4.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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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과학기술정책 컨트롤타워
"잠재적 경쟁국에 대한 '독보적 우위' 확보" 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2025 대학풋볼 내셔널리그 챔피언인 오하이오 주립대 풋볼팀 선수들과 기념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2025 대학풋볼 내셔널리그 챔피언인 오하이오 주립대 풋볼팀 선수들과 기념 행사에 참석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OSTP)에 첫 서한을 보내 "미국의 지위를 위협하는 해외 경쟁국에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1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마이클 크라치오스 OSTP 실장에 미국 혁신을 위한 세 가지 과제를 담은 서한(letter)을 전달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미국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국방부 연구·엔지니어링 차관직을 역임했던 크라치오스 실장이 OSTP 신임 실장으로서 미국 상원의 인준을 받은 직후다.

백악관이 공개한 서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40년대 핵폭탄 실험인 '맨해튼 프로젝트'와 1960~1970년대 우주탐사 프로그램인 아폴로 계획을 언급하며 "과학의 진보와 기술 혁신은 미국의 동력 엔진"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오늘날 해외 경쟁국들은 세계 최대의 지식 생산자라는 미국의 지위를 찬탈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지난 세기 동안 미국을 이끌었던 긴박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 가지 핵심 과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미국이 AI(인공지능)·양자정보과학·원자력 기술과 같은 핵심 및 신흥 기술 분야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입지를 확보하고, 잠재적 적대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할 것 △연구자가 행정적 부담을 덜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R&D의 혁신적인 모델을 마련할 것 △과학기술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모든 미국인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이다.

특히 "경쟁국은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거세게 밀고 나가고 있다"며 외국에 대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것을 재차 강조했다.

서한을 수신한 OSTP는 미국의 과학기술정책을 이끄는 컨트롤타워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OSTP에 서한을 보내 세 가지 과제 해결을 주문한 것이 시작이다. 당시 주문에 따라 오늘날 미국의 R&D 지원 사업을 총괄하는 미국과학재단(NSF)이 설립되기도 했다. 그만큼 대통령의 OSTP 서한은 미국 과학기술정책의 주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로 여겨진다.

KISTEP(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과학기술정책센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과 바이든 대통령의 서한을 비교·분석해 지난 4일 내놓은 'KISTEP 브리프'에 따르면, 두 서한 모두 루스벨트 대통령의 서한을 원형으로 삼고 있지만 방향성은 매우 다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과학기술을 '미국 사회 전반의 정의와 번영을 위한 공공적 도구'로 인식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기술 우위', '주권', '경쟁력 회복의 도구'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정부, 학계, 산업계 간 광범위하고 투명한 협력을 요구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의 성취를 되찾고 기술 패권을 노리는 적대국에 대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민간 주도 R&D 강화, 미국 내 공급망 강화 등의 접근을 강조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크라치오스 OSTP 실장은 대통령 메시지를 토대로 국가 R&D 예산 효율화·전략기술 분야의 민관협력 강화 등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지난 1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화상 통화를 통해 대화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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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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