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IA, '관세율 산정' USTR에 의견서…'미국 기업 요청→무역 장벽' 탈바꿈

CCIA는 지난 11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불공정 및 비호혜적 무역 관행에 대한 의견서'에서 한국 ICT 분야의 사례를 여러 건 언급했다. CCIA는 구글·메타·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을 회원사로 둔 단체다. 각국 관세율 산정을 담당하는 USTR이 '미국 기업에 불공정하다'는 CCIA의 일방적 주장을 비관세 장벽으로 간주해 한국에 대한 관세율 인상의 근거로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CCIA는 수년간 미국 기술업계가 한국 시장 공략의 장애 요소로 지적해 온 사안을 총망라해 의견서에 담았다. 구글의 '1대 5000 고정밀 지도' 데이터 해외 반출 요청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2007년부터 여러 차례 반출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구글의 서버가 한국 밖에 있어 감독·관리가 어렵고 안보상 문제도 있다며 거부해 왔다.
CCIA는 "지도 반출 제한은 교통정보와 내비게이션 등 지도 기반 앱·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업체가 한국 라이벌과 경쟁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모든 디지털 서비스 수출에서 한국 비중이 약 1.6%라며, 이를 고려하면 한국에서의 경쟁 제한으로 "미국 지도 제공업체가 연간 1억3050만달러(약 1917억원)를 위협받는다"고 추정했다.
국내 ICT 업계에선 구글의 요청을 노골적인 '특혜' 요구로 본다. 해외 업체도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면 정부 승인 없이 1대 5000 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은 이런 노력 없이 지난달 또 한 번 1대 5000 지도 데이터 반출을 요청했다. 민감한 보안 시설을 흐리게 표시하는 등 일부 개선책을 제시했지만, 그보다는 한국 정부가 상호관세 발효 등을 의식할 수밖에 시기를 노렸다는 평가다.
CCIA는 또 한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이 미국 클라우드 업체의 한국 시장 접근을 차단한다고 지적했다. CSAP는 국가·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보안인증제도다. CCIA는 CSAP로 인해 미국 클라우드 기업이 접근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2023년 기준 8억2500만달러(1조2107억원) 규모로 추정하며 "매년 15%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정부와 국회의 입법 노력도 문제 삼았다.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 사업자에게 불법콘텐츠 유통의 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국내 법령에 관해 CCIA는 "전례 없고, 중복되며, 매우 큰 비용이 드는 기술 체제"라면서 "한국 시장에서 글로벌 CDN 서비스의 운영에 중대한 장벽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구글·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콘텐츠제공사업자)에 대한 망 사용료 부과 논의는 "CP에 네트워크 성능을 책임지도록 요구하는 것으로, 한국 통신사에 상당한 수수료를 지불해야 할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플랫폼법' 입법 추진에 대해 CCIA는 주로 미국 기업들을 겨냥했다면서 "중국 경쟁자들이 미국 기업에 비해 특혜를 받을 것이고, 합법적인 상업에 대한 불합리한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한 '인공지능 기본법'에 대해선 "미국 기업이 우세한 AI 모델 및 응용프로그램에 부담스럽고 방해가 될 보고 의무를 지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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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변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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