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삥뜯는 그림 그려줘"…'장안의 화제' 챗GPT 4컷 만화, 그려봤더니

김소연 기자 기사 입력 2025.03.2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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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4컷만화 유행에 유료결제 ↑…AI 생태계 '흔들'

챗GPT 유료버전에서 그려낸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 4컷만화./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챗GPT 유료버전에서 그려낸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 4컷만화./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 캐릭터가 삥뜯는 그림을 그려줘",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을 네컷으로 그려줘"

최근 SNS(소셜미디어)에서 챗GPT를 이용한 4컷 만화 그리기가 놀이처럼 번지고 있다. 초고화질에 스토리까지 탄탄해 이 기능을 수행해본 누리꾼들은 찬사를 이어간다.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해 창의성까지 덧붙인 생성형 AI(인공지능)에 놀란 이용자들이 챗GPT 유료 결제에 나서고 있다. 오픈AI가 다양한 AI가 공존해온 현 AI 생태계를 얼마나 뒤흔들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미쳤다" 장안의 화제…챗GPT로 4컷만화 그려보니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챗GPT로 4컷 만화 그리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챗GPT-4o가 유료 버전인 챗GPT 팀, 플러스, 프로에서 '이미지 제너레이션'이라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업데이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로 챗GPT-4o는 문장 뿐만 아니라 맥락과 의도를 이해, 창의성을 발휘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 삽화 내 텍스트 삽입 기능도 추가돼 4컷 만화 그리기가 가능해졌다.

국내 한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됐던 만화 그리기를 따라 해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된 만화처럼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을 4컷 만화로 그려줘"라고 챗GPT에 요청하자 AI는 자신이 그릴 그림의 개요를 설명하고 이어 만화를 그려냈다.

기자가 챗GPT 무료버전으로 생성한 네컷만화.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 길가다 우연히 만난 상점에서 신비로운 목걸이를 획득하자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진=김소연 기자
기자가 챗GPT 무료버전으로 생성한 네컷만화. 말하는 고양이의 모험. 길가다 우연히 만난 상점에서 신비로운 목걸이를 획득하자 말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내용이다. /사진=김소연 기자

다만 이번에 사용한 것은 무료 버전이어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유료 버전보다는 화질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한글로 그려달라고 하자 버벅거리는 모습이었다. 챗GPT는 무료 사용자에게도 이미지 생성 기능 업데이트가 곧 제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게시글을 따라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으로 삥뜯는 만화를 그려달라"고 지시해봤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는 저작권이 있어 그리기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지만 굴하지 않고 라이언 캐릭터를 학습시킨 후 "이 캐릭터로 브이 자를 그려달라"고 요청하자 라이언 캐릭터의 그림이 돌아왔다. 저작권 침해가 우려되는 대목이었다.

'가장 똑똑하다'고 일론 머스크가 자랑했던 X AI의 '그록3'에 같은 요청을 했다. 챗GPT와 마찬가지로 '라이언'은 저작권이 있다고 거부했지만, 캐릭터를 학습시켜 그려달라고 하자 동일한 캐릭터를 그려냈다. 다만 그록3는 4컷 만화를 요청하자, 화질은 좋지만 내용도 맥락도 동떨어지는 만화를 그려내 챗GPT보다 열세였다.

그록3로 그려낸 '손가락으로 브이자 그린 라이언'.라이언 이미지를 학습시켜 만들었다./사진=김소연 기자
그록3로 그려낸 '손가락으로 브이자 그린 라이언'.라이언 이미지를 학습시켜 만들었다./사진=김소연 기자



압도적인 기능…챗GPT의 매출 우상향 예상도


챗GPT의 압도적인 이미지 생성 기능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유료 챗GPT 서비스에 가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매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올해 예상 매출이 127억달러(약 18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컨센서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초 알려졌던 올해 목표치 116억달러보다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매출(37억달러: 약 5조4200억원)과 비교하면 3배 많다.

지난해 기준 유료 구독자 1550만명을 기록했던 챗GPT는 올해 이미지 생성 기능의 인기로 더 큰 성장이 예상된다. 챗GPT는 속도가 무료 모델보다 빠른 챗GPT 플러스(월 20달러, 한국은 2만9000원)를 비롯해 사용량에 제한이 없는 챗GPT 프로(월 200달러), 기업용 챗GPT 등의 유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샘 올트먼이 X에 올린 메시지/사진=X 캡처
샘 올트먼이 X에 올린 메시지/사진=X 캡처

다만, 획기적인 기능으로 데이터센터 확충, 고성능 GPU 칩 등에 쓰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이익 성장은 제한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오픈AI의 2029년 매출은 1250억 달러(약 183조원)에 이르겠지만, 그때까지 현금 흐름이 흑자 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X(엑스)에 "사람들이 챗GPT로 이미지를 만들고 좋아하는 걸 보는 건 정말 재미있다. 그러나 우리 GPU가 녹아내리고 있다"고도 적었다. 이미지 생성에 사용자들이 몰리면서 GPU가 녹아내릴 정도로 서버 과부하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무료 이용자들의 이미지 생성을 하루 3개로 제한했다.



기존 이미지 학습해 활용…저작권 문제는 여전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으로 만든 '삥뜯는 만화'/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카카오프렌즈 라이언으로 만든 '삥뜯는 만화'/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저작권 문제도 있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그려달라고 하면 거부하지만, 이미지를 학습시킨 후 요청하면 무단으로 이미지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을 여러 번 학습하면, 나중에는 더 큰 저작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한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창작자들도 AI 툴을 일부 사용하지만, 완성된 캐릭터를 도용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 위험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 기자 사진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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