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AI의 결합, 인류가 근접조차 못 하던 영역 개척"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5.02.0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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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 겸 CEO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

"양자컴퓨터와 AI(인공지능)는 선순환 관계로 함께 성장합니다. AI에 양자컴의 계산 능력이 더해지며 인류는 기존 컴퓨터로는 불가능했던 영역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습니다."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는 6일 대전 KAIST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양자-AI'의 시대는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실리콘퀀텀컴퓨팅은 호주 양자컴 기업으로 2023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1달러 미만에 머물렀으나 최근 양자컴 열풍 덕에 주가가 2000% 가까이 올랐다.

실리콘퀀텀컴퓨팅은 25년간 양자물리학계에 몸을 담아온 시몬스 교수가 2017년 창립했다. 그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대 양자물리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실리콘퀀텀컴퓨팅은 실리콘의 성질을 최대한 활용해 '가장 강력한 AI'가 될 양자컴을 만드는 것이다.

실리콘은 반도체의 핵심 소재이지만 IBM과 구글의 선택으로 대세가 된 '초전도체 방식'에 비해 전 세계 양자컴 시장에서 그다지 시선을 끌지 못한 소재다. 초전도체 양자컴이 초전도 회로를 통해 큐비트(양자컴의 정보 단위)를 제어하는 방식이라면, 실리콘 컴은 초순도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큐비트를 제어한다. 학계는 실리콘 본연의 안정적인 성질 덕분에 큐비트의 상태를 방해하는 요소(노이즈)를 줄이고, 이를 통해 양자컴의 계산 오류도 확연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몬스의 연구팀은 2019년 99%를 넘어서는 정확도를 확보한 큐비트를 개발,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여기에 기존 실리콘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접목하면 대량 생산도 머지 않았다는 평가다.

시몬스는 "양자컴 상용화의 핵심은 큐비트의 안정성, 대량 생산 가능성, 높은 재현율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이미 제조 방법은 확실히 정립돼 있어서 양자컴 상용화는 시간 문제"라고 했다. 실리콘퀀텀컴퓨팅은 지난해 양자컴 기반의 'AI 액셀러레이터'를 공개했다. 당초 목표(2028년) 대비 4년 앞당긴 2024년에 이미 완성된 것이다. AI 액셀러레이터는 양자컴의 원리를 기반으로 머신러닝(기계학습)을 가속하는 기계다. AI 학습의 기본은 빅데이터이지만 적은 데이터만으로 계산을 여러 차례 반복해 그중에서 가장 핵심인 데이터를 뽑아내는 게 양자컴 기반 AI 액셀러레이터의 특징이다.

AI 액셀러레이터는 연구 단계를 지나 실증 단계에 돌입했다. 연구팀은 호주 기관·기업과 손잡고 시드니 하버 브리지의 교통 상황 분석에 나섰다. 평소 교통량이 많지 않아 충분한 빅데이터를 얻을 수 없는 하버브리지에서 AI 액셀러레이터를 적용해 자동차의 평균속도, 교통량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시몬스는 "AI와 양자컴, 신소재는 서로 선순환 관계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양자컴과 결합한 AI는 고전 컴퓨터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계산 능력을 갖추게 되고, 기존 컴퓨터 계산으로는 수십 년 걸리는 신소재 발굴을 이같은 '양자-AI'로 대폭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발굴한 신소재는 다시 양자컴에 적용돼 양자컴의 성능을 높인다. 시먼스는 "컴퓨터의 성능이 5년마다 10배, 10년마다 100배씩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을 뜻하는 '무어의 법칙'은 이제 양자컴의 영역에서 새롭게 정의될 것"이라고 했다.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 겸 CEO(최고경영자) /사진=실리콘퀀텀컴퓨팅
미셸 시몬스 실리콘퀀텀컴퓨팅 창립자 겸 CEO(최고경영자) /사진=실리콘퀀텀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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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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