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더 얼어붙나...계엄·탄핵 파장에 근심 깊어지는 스타트업

고석용 기자,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4.12.0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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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령이 선포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비상계엄과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업황 악화나 투자 위축 등이 장기화할 경우 가뜩이나 투자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벤처·스타트업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 스타트업 창업자 및 벤처캐피탈(VC)들이 모인 오픈채팅방 등 SNS(소셜미디어)에는 간밤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등 사태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비상계엄이 간밤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해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실물경제가 추가로 악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논의가 진행되던 2016년 4분기 경제 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6년 4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4%로 2015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민간소비, 정부소비 등이 모두 악화를 주도했다.

특히 규모가 작은 기업들일수록 불확실한 정치 환경에 대한 불안 심리가 컸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2016년 12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업황전망지수는 82.1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한국경제인협회(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업황전망지수(91.7)보다 낮았다. 두 지수 모두 100 이하면 부정응답이 긍정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SNS에서 한 스타트업 대표는 "당장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지는 않더라도 경기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적었고, 또다른 대표는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작은 기업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업계도 계엄령과 탄핵의 여파를 주목하는 모습이다. 투자부터 회수까지의 기간이 긴 벤처투자 특성상 일시적 정치 불확실성에 당장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그러나 실물경기 부침이 장기화할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실제 2016년 12월 벤처투자액은 2977억원으로 전년동기(2499억원) 대비 오히려 19.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17년 1월 신규 벤처투자액은 751억원으로 전년 동기(1300억원)보다 42.2% 감소했다. 12월 증가액보다 더 큰 폭의 감소다.

이미 올해 벤처투자 시장은 양극화 현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1~3분기 전체 벤처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지만 업력 3년 이하 초기기업 투자는 같은 기간 24.8% 감소했다. 내년 전망도 부정적이다. 신규 결성된 벤처펀드 규모가 4.1% 감소했고 정책금융 의존도는 전년 대비 10.6%포인트나 늘어서다.

한 VC 대표는 "민간은 철저히 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기본기를 유지하고 증시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면 벤처투자 시장에 영향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시기에 정치적 불안까지 커져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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