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출연연 벽 허문다…대학에 '국가연구소' 설립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11.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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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

장준연 KIST 부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장준연 KIST 부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정부가 과학기술 생태계 고도화 정책의 일환으로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간 본격적 벽 허물기에 나선다. 이를 위해 대학의 연구 기능을 확대하기 위한 '네트워크형 국가연구소(NRL 2.0)'를 내년 도입한다.

1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최로 '국가 과학기술 혁신생태계 고도화 대토론회'가 열린 가운데, 임기를 2년 반 남긴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 분야 핵심 정책으로 '출연연-대학 개방형 협력 생태계 구축'이 제시됐다.

기조강연자로 나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장준연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대학과 기업의 R&D 역량이 떨어지던 1980~1990년대에는 출연연의 역할이 컸지만, 기업과 대학의 역량이 높아지면서 출연연의 수월성은 대학에 밀리고, 기술사업화는 기업에 밀리는 처량한 샌드위치 신세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올해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추진해온 '23개 출연연 간 칸막이 제거'를 들었다. 국가 임무 중심의 개방형 협력체계 '국가과학기술연구실(NSTL)'이 대표적이다. 출연연이 임무에 맞게 재원·장비를 공동으로 활용하며 기관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공동출입증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대학의 경우 대규모 연구 수행에 있어서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장 부원장은 "대학은 교수 위주의 분절적 연구가 이뤄지고, 단기적 경쟁방식으로 연구비를 지원하다 보니 대형 과제가 어렵다"며 "5147개 대학 부설 연구소 중 전임연구원이 한 명도 없는 연구소가 80.5%라는 충격적 결과"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대학에 네트워크형 국가연구소(NRL 2.0)를 출범하고자 한다"고 했다. 출연연의 NSTL과 유사한 구조의 통합 체제로, 국가 임무 중심 연구소로, 교수 간 다학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양자, 첨단바이오, AI(인공지능) 등 특정 목표하에 여러 교수가 모여 함께 대규모 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NRL은 출연연과 대학을 잇는 일종의 가교 역할도 하게 된다. 장 원장은 "NRL은 단기적으로는 NSTL과 기능적으로, 물리적으로 가깝게 협력하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 하에 NSTL과 한 팀이 돼, 국가대표급 과학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빠른 시간 내에 세계적인 수월성을 갖고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연구소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했다.

장 부원장은 "기술사업화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대학과 출연연 사이의 이어달리기가 중요한데, 그간 대학과 출연연이 서로 분절돼 있었다"며 "이는 출연연과 대학의 목표, 문화, 수행 방식, 규정과 운영 체계 및 동기가 서로 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연 협력 교육 프로그램 운영, 대학-출연연 간 겸임·겸직 활성화 등 대학과 출연연 간 벽을 과감하게 허물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도록 하고, 대학과 출연연이 주도하는 개방형 공공 R&D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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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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