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사용발사체 개발 나선 우주청, 기업 1곳 선정해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 계획
'한국판 스페이스X' 육성사업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단계별 평가를 거쳐 우수 기업 단 1곳만을 선정한 후 집중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주청은 2030년까지 '스페이스X 반값' 발사체 개발을 위해 경쟁형 R&D(연구·개발) 시스템을 도입, 가장 혁신적인 기술을 내놓은 기업 한곳을 선정해 '한국판 스페이스X'가 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우주청은 앞서 "내년부터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총 3년간 한국판 스페이스X를 육성하는 경쟁형 R&D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박순영 우주청 재사용발사체프로그램장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이 될만한 기술을 스스로 정해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드는 게 골자"라며 "처음엔 여러 플레이어가 참여해 재사용발사체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단계별 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기업 한 곳을 선정한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인 셈이다.
첫 미션은 메탄 엔진 기술이다. 우주청이 재사용발사체 개발에서 특히 액체연료 기반 로켓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액체연료는 재사용발사체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번 불을 붙이면 사실상 제어가 불가능한 고체연료와 달리 액체연료는 주입하는 연료량을 조절해 발사체의 추력을 조절할 수 있다. 우주로 발사된 발사체를 지구로 복귀시키려면 발사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제어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액체연료가 더 유리하다. 그중에서도 메탄은 다른 액체연료보다 가격이 낮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 X의 발사체 팰컨 9도 메탄을 사용한다. 하지만 강력한 성능만큼 고난도 기술이어서 진입 장벽이 높다.
우주청이 지난 29일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사에서 개최한 기업 공청회에도 메탄 엔진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이 다수 모였다. 우주청에 따르면 이날 공청회에 참가한 기업 및 기관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현대 로템 △비츠로테크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한양이엔지 △케이마쉬 총 10곳이다. 이중 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 (18,650원 ▼960 -4.90%)가 지난 8월 발사체 '한빛'의 메탄 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 현대로템 (62,100원 ▼5,000 -7.45%)은 국내 최초로 메탄 엔진 기술을 개발했다.
박 프로그램장은 "한국은 (우주산업 육성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기업 한 곳을 선정하면 우주청은 그 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사 기준은 '얼마나 낮은 가격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업이 뛰어들고 싶을 만큼의 매력적인 지원 조건을 우주청이 내세워야 하는데, 기업 하나에 수조원 씩 투자하는 NASA(미 항공우주국)에 비하면 한국이 예산 면에서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개발한 기술을 국방 수요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트랙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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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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