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나 착 붙이는 태양전지, 집에서도 실감 러닝...일상을 바꾼다

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10.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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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테크마켓'에 나올 GIST 신기술 보니

[편집자주]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를 비롯한 4대 과학기술원이 보유한 딥테크를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는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가 코엑스에서 열린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2024 테크마켓'을 개최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벤처·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 및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무대에 오를 신기술을 개발한 과기원 교수들에게 직접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들어봤다.


노벨상 韓 제자가 만든 '휘는 태양전지'...친환경 에너지 혁신한다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습식 공정 방식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개발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은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원천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고갈 우려가 없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측면에서만 봤을 때의 장점이다.

빛을 흡수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토지가 필요하다. 이로 인한 자연 파괴와 생물 다양성 손실이 우려된다. 또 시간이 흐르면 발전 효율이 떨어져 패널 교체가 필요하고, 폐패널의 처리는 새로운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

1954년 세계 최초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이 분야에선 별다른 혁신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따라다니는 우려와 문제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70년이 흐른 지금, 세상에 없던 태양광 발전 혁신기술이 빛을 보려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개발한 '휘는 태양전지' 기술이다.

기술의 공식 명칭은 '일함수 조절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 기반 고분자 복합체 전극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 소자'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강홍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개발했다.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휘는 플라스틱 형태로 제작된 GIST의 태양전지(왼쪽) /사진=최태범 기자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휘는 플라스틱 형태로 제작된 GIST의 태양전지(왼쪽) /사진=최태범 기자
이광희 교수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으면서도 제작 공정은 간단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휘는 태양전지를 비롯해 반투명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어디든 태양전지 부착이 가능하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은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GIST 연구팀의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발전 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체 및 환경에 해로운 기존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를 사용한 모듈 제작 기술을 통해 약 200㎠ 크기 유기 태양전지 모듈로 12% 효율을 달성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하루 평균 최대 발전 시간인 약 3.5시간보다 더 긴 5시간 동안 발전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두루마기 식으로 대량생산 해낼 수 있고, 전기차 충전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에서 걷고뛰는 '360도 러닝머신', 메타버스 체험감 확 바꾼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초박형 전방향 전신체감 보행 상호작용 '360도 트레드밀' 개발

윤정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윤정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현실과 가상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세상에 등장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주로 활용될 뿐, 당초 기대했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영역까진 아직 나아가지 못했다.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체험감에서 기인하는 요인이 크다. 지금으로선 메타의 오큘러스 퀘스트나 애플의 비전프로가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디바이스로 꼽히지만, 이들 기기는 시각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HMD)만으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전신(全身)을 가상공간에 투입하고 완벽한 몰입감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상공간에서 촉각을 느끼게 하는 햅틱 장갑 등 다양한 기술들이 개발 중인 가운데, 광주과학기술원(GIST) 윤정원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 연구팀(뇌 나노로봇 연구센터)이 개발한 '360도 트레드밀'이 메타버스에서 걷기·뛰기를 구현하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보통 헬스장에서 볼 수 있는 러닝머신 같은 일반적인 트레드밀은 1차원(단방향)으로만 보행 운동을 지원한다. 윤정원 교수팀의 360도 트레드밀(Omni-directional treadmill)은 사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보행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GIST 윤정원 교수팀
/사진=GIST 윤정원 교수팀
360도 트레드밀은 미육군연구소(ARL)가 2000년대초 최초로 개발해 2010년대에 상용화한 차세대 보행 인터페이스 장치다. 보행 의도(속도·방향)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사용자의 위치를 기준 위치에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즉 이용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걷고 뛰는 행동을 하면 실제 현실에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모습이지만, 메타버스상에서는 앞뒤좌우로 전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GIST 연구팀은 기존 360도 트레드밀의 두께·소음 문제를 전반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연속으로 배치된 특수한 스크류 기어를 2단으로 적층해 고속·고가감속의 무한지면 구현에 성공했다.

기술의 공식 명칭은 '초박형 고속 전 방향 트레드밀 기반 메타버스의 전신 체감형 보행 상호작용 플랫폼 기술'이다. 새로운 기어 전동 방식(연속 배치 스크류 기어)을 통해 2차원 모션을 초박형 공간에서 실현할 수 있는 동력 전달 메커니즘을 적용했다.

윤 교수는 "인간 몸무게(200kg이하)를 4m/s, 5m/s의 모션으로 이동 가능한 동력 전달 기술"이라며 "360도 전 방향 트레드밀 기반 보행 인터페이스를 통해 메타버스에서 공간 감각을 구현한다"고 했다.

이어 "초박형이라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최대한 조용하게 작동한다"며 "가정이나 사무실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몰입형 메타버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의 기술은 가상공간 기반 공사 현장 설계, VR 여행 콘텐츠, 군사 훈련, 사이버 모델 하우스, FPS 게임, 재난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윤 교수는 "치매 환자에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들은 밖에서 운동하기가 힘든 상황인데 실내에서도 밖에서 운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치매 환자에게 운동은 인지 능력 개선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핸드폰과 인터넷이 대표적인 수단이었다"며 "앞으로 메타버스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데 있어서 이 기술로 실제감을 주는 상호작용이 이뤄지고 더욱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휘는 태양전지·360도 트레드밀, 사용처 늘고 기술가치도 높아져"


GIST 휘는 태양전지·360도 트레드밀 신기술...'아폴로'로 분석해보니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디자이너' 생성 이미지
"두 기술 모두 활용 범위가 넓다. 적용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으며, 해당 기술들과 함께 쓰일 아이템들의 질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기술적 가치도 같이 높아질 수 있다."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선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이 열린다. 이곳에서 소개될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표 기술 2건에 대해 아폴로는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는 이날 행사에서 기술이전·사업화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빅데이터 기반 공공 R&D(연구개발)성과 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한 사전 분석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 의뢰했다.

아폴로는 기술공급자(공공연구기관), 기술수요자(기업), 기술중개기관, 예비창업자 등에 시장 기회와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분석 정보를 제공한다.

먼저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의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에 대해선 "전도성 고분자는 유기 태양전지에서 중요한 재료로 사용되며,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통해 쉽게 인쇄하고 저비용으로 대면적 태양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기술의 사업화 제품은 건물 및 차량 일체형, 영농형 태양전지 등의 발전형과 인도어용 태양전지와 같은 소전력 생산용 등 우리 생활에 밀접한 태양전지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아폴로는 대표적인 수요기업으로 '대신테크젠'을 제시했다. 기능성 소재를 기반으로 한 열전도성 제품을 전문으로 개발·생산하는 기업으로, 고분자 소재에 대한 연구개발 경험이 있고 태양전지 전극에 활용되는 방열소재 관련 기술과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차량용 태양전지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건화'를 비롯한 다수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를 추천했다. 아폴로는 제품 관계망 분석을 통해 "반도체소자 제조업, 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 축전지 제조업 등 다양한 업종과 제품이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윤정원 GIST 융합기술학제학부 교수팀의 '360도 트레드밀' 기술에 대해선 "FPS 게임, 가상현실, 메타버스, 가상여행 등 보행이 연관된 콘텐츠와 모두 연동 가능해 범용성을 가진 가상 환경의 공간감각 체감 공급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가상현실 몰입을 위한 보행 인터페이스 기술은 사용자가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는 가상현실 기술 혹은 콘텐츠 관련 아이템들과 결합될 때 가치가 있다. 해당 아이템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기술 공급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내의 경우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시장의 성숙도가 아직 낮다고 진단한 뒤 "메타,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삼성전자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VR 시장은 전세계적으로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9.1%로 추정된다"며 글로벌 사업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4대 과학기술원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 '2024 테크마켓' 개최

2024 테크마켓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오는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A홀에서 개막하는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마련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준비하는 통합형으로 치뤄지는 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선정된 기술과 궁합이 맞는 기업을 매칭,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선정된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해당 기술로 개발한 제품·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와 경쟁사 분석 정보도 제공한다.

행사장엔 4대 과기원 공동상담부스가 설치돼 핵심기술 8건에 대한 일대일 현장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12대 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관련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에 대한 R&D 사업 자문도 지원한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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