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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설친 이튿날, 유독 피곤하고 집중력이나 기억력이 떨어질 때가 있다. 사람이 잠을 자면 뇌는 기억을 편집, 저장하기 위해 뇌 영역 간 연결이 활발해지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이 연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불면증 환자들은 수면제를 처방받아 복용하지만 약물 의존도가 높고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약사들도 수면제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에 나서는 상황이다. 2015년 설립한 뉴로티엑스는 수면제가 아닌 전자약으로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스타트업이다. 전자약이란 뇌와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생체신호를 모방한 전기자극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다.

김동주 뉴로티엑스 대표는 "전자약이 수면제를 대체하는 것도 좋지만 먼저 기존 수면제를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뉴로티엑스의 수면장애 전자약은 기존 수면제와 함께 사용해 약물 오남용이나 부작용을 줄여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맞춤형 전자약 처방…"임상 환자 80%가 수면 개선"

뉴로티엑스가 개발한 전자약은 '윌슬립'이다. 수면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의 수면 중 뇌파 신호를 분석해 깊이 잠들 수 있는 전기자극을 파악해 치료해준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하는 등 수면장애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그에 맞는 전기자극도 맞춤형으로 처방할 수 있다.

김동주 대표는 "뇌는 수많은 전기신호를 만들어 우리 몸에 전달하는데 불면증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뇌 영역 간 연결성이 떨어져 감정 조절이 잘 안되고 기억력이 떨어진다"며 "전기자극을 통해 뇌의 연결성을 높여주는 것이 전자약의 기본 원리"라고 설명했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잠들기 1~2시간 전 윌슬립을 10~20분가량 왼쪽 목에 붙였다 떼면 된다. 임상시험 결과 참가자 82%가 수면질 개선 효과를, 80% 이상이 불면증 지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뉴로티엑스는 연내 국립전파연구원의 안전성 검사인 KC인증을 받아 윌슬립을 웰니스 기기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30~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유치도 추진 중이다.

김동주 대표는 "피험자에게 맞는 전기자극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전기자극으로도 효과적일 수 있다"며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보고된 부작용도 약간의 두통이나 어지럼증으로 경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뉴로티엑스는 병용원 수면장애 의료기기 '윌슬립-M'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뇌전증 등 확대…전자약 약국 통해 선두기업으로 성장

뉴로티엑스는 수면장애 전자약 라인인 '윌슬립' 외에 경도인지장애를 치료하는 '윌코그', 뇌전증 치료 솔루션 '윌EP' 등도 개발하고 있다. 윌코그는 전기자극으로 뇌 신경망을 활성화시켜 인지 기능을 개선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윌EP는 뇌전증 환자의 발작 전조 생체신호를 분석해 발작 증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전자약은 이제 막 걸음을 떼는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나 해외나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며 "일단 헬스케어 솔루션 '윌슬립'을 수면보조장치로 시장에 진출한 후, 내후년쯤 의료기기인 '윌슬립-M'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자약의 상용화를 위해 수면센터를 열고 전자약 약국 특허도 한국과 미국에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약을 받는 것처럼 전자약도 이러한 구조로 처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약국에서 전자약 복용법을 상세하게 안내하는 의약분업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전자약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최근 개소한 고려대 캠퍼스 수면센터를 시작으로 지점을 늘려 뉴로티엑스 전자약의 체험센터나 판매 채널로 활용하거나 외부 수면센터에 뉴로티엑스의 전자약을 납품해 수익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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