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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금융 10조 시대? 직접투자 펀드 1.7% 불과..."제도개선 시급"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7.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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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그래픽=김현정 디자인기자
국내 지식재산권(IP) 금융 규모가 1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지만 IP 직접투자 펀드는 전체 2%가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첨단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해 IP 직접투자 펀드를 적극 활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만큼 IP 직접투자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IP 직접투자 펀드 규모는 1513억원이다. 최근 '모태펀드 2024년 2차 정시 출자사업'에서 IP 직접투자 분야 운용사(GP)로 선정된 인텔렉츄얼디스커버리(이하 ID)가 펀드 결성을 완료하면 IP 직접투자 펀드 규모는 175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IP 직접투자 펀드가 전체 IP 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올해 초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담보대출, 투자, 보증 등 국내 IP 금융 규모는 9조6100억원(2023년 기준)이다. 이중 IP 직접투자 펀드를 포함한 IP 투자 규모는 3조1934억원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IP 투자는 기본적으로 펀드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투자 대상에 있어 유망 IP를 토대로 사업화를 진행하는 기업 지분에 투자하는 IP 간접투자 펀드와 기업으로부터 IP 자체를 직접 매입해서 수익화하는 IP 직접투자 펀드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IP 직접투자 펀드가 전체 IP 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 전체 IP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에 불과하다. IP 투자금 대부분은 유망 IP를 보유하는 스타트업 지분 확보에 쓰인 셈이다.

IP 전문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IP 간접투자 펀드 출자사업이 시작될 때마다 같은 지적이 나온다"며 "투자 전 특허 심사가 있다는 걸 제외하면 일반 벤처투자 펀드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KIIP)에 따르면 매년 신규로 결성되는 미국의 IP 직접투자 펀드 규모는 16억1460만달러로 추정된다.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그룹의 9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비롯해 미국 내 1억달러 이상 IP 직접투자 펀드만 40여개에 달한다.

국내 IP 직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 돼야한다. 특히 모태펀드 IP 직접투자 분야의 경직된 투자 대상과 의무조항을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에 따르면 IP 직접투자 분야 GP(운용사)는 국내 중소기업, 대학 또는 공공연구기관의 K-IP 프로젝트에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력이 낮은 중소기업, 대학 또는 공공연의 IP로 소송이나 라이선싱 계약을 진행하긴 어렵다.

IP 직접투자 분야 의무사항도 발목을 잡는다. IP 직접투자 GP는 해외 현지법인을 포함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수익화 소송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IP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런 경우 '프랜드(FRAND)' 조항에 근거, 해외 기업에 대한 특허 소송도 제기하기 어렵다.

소송은 IP 직접투자 펀드의 주요 수익화 전략이다. IP를 침해한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에 따른 배상금 혹은 합의금으로 수익화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송을 통한 수익화가 막힌다면 IP 직접투자 펀드의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프랜드는 유럽통신표준연구소(ETSI)에서 제정한 특허기술 사용에 관한 예외 조항으로 특허 권리를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으로 적용한다. 국내 기업에 대해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지 못할 경우 같은 특허로 해외 기업에 대한 소송도 제기하지 못한다.

또다른 IP 전문 VC 고위임원은 "공공기술 사업화, 간접투자, 직접투자로 분절돼 있는 기존 IP 펀드 계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IP 직접투자 펀드의 지나치게 제한적인 주목적 투자 대상과 목적 또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담보대출과 보증, 간접투자 방식으로는 IP 생태계를 키우는데 한계가 있다"며 "민간자금 유입을 통해 첨단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IP 생태계가 선순환할 수 있도록 직접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경만 알케믹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기존 벤처펀드가 아닌 IP 직접투자에 맟추어진 펀드 설계, 수익화 전략을 가진 운용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검증된 펀드 운용 능력과 IP 수익화를 직접 경혐한 역량이 있는 운용사가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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