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웰컴인! 대한민국'
[편집자주] 이르면 올해 우리나라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다인종·다문화 국가'가 된다. 다문화 인구, 장기 체류 외국인 등 이주배경 인구의 비중이 5%를 넘어서면서다. 합계출산율 0.7명으로 인구절벽을 향해 달려가는 대한민국. 국가소멸로의 질주를 멈출 방법은 사실상 이민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주민 또는 다문화 시민들과 함께 화합과 번영을 이룰 방법을 찾아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해외 인력과 기업을 프랑스로 유치하기 위한 '프렌치테크 티켓' 제도를 운영한다. 비자 및 거주허가 간소화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기업(팀)은 창업초기부터 성장과정 전 구간에 걸쳐 인큐베이팅·사업자금·비자혜택 등을 받는다. 현지 거주 애로사항은 상담데스크를 통해 풀어준다. 정부와 공공이 힘을 합친 조직 라프렌치테크가 이 정책을 관장한다. 프랑스는 영국을 제외하면 EU(유럽연합) 가운데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발달한 걸로 평가된다.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의 시다르타 비크람 판데이 교수는 네팔 출신이다. 운동 겸 치료 용도의 스마트 탁구대 개발기업 패스트퐁에 참여했다. 네팔·이란 등에서 한국에 온 창업멤버들은 해외수출까지 활발히 하고 있지만 사업은 물론 비자갱신 등에서도 어려움이 끊이지 않았다. 판데이 교수는 유창한 한국어로 "2007년 유학생으로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많은 외국인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큰 장벽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대한민국은 합계 출산율 0.7명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다. 해외진출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뿐 아니라 국내인구와 시장을 키워 경제위축 요인을 상쇄하는 것이 큰 과제다. 자본·인재·기업 등 경제 핵심요소의 국내유입을 늘리는 이른바 '인바운드' 전략이 아웃바운드(해외진출)와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창업 열기가 높다면 경제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재앙적 인구위기, 자본·인재·기업 위축 불보듯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100명의 다음 세대가 70명(70%)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 2명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으므로 사실상 200명의 다음 세대가 70명(35%)이라는 계산이다. 이 출산율이 두 세대동안 유지되면 200명이던 조부모 세대는 손자·손녀 대에 24.5명으로 급감한다.
인구절벽뿐 아니다. 지난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964~1974년생을 뜻하는 2차 베이비부머가 올해부터 법정은퇴연령(60세)에 진입한다. 60대 남녀 고용률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인구가 많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행렬은 2024~2034년 사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0.38%p 하락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이대로면 노동력이 감소하고 소비시장 위축도 잇따를 수 있다. 출산율 제고와 함께 시급한 경제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 인구를 국내에 유입하는 인바운드 대책이 절실하다. 인바운드 창업 또는 취업은 국제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외국인 창업자들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내외국인들이 자극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혁신을 촉진한다.
이밖에도 노동인구 유입 등 인바운드 경제가 지니는 장점이 적잖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서울시는 최근 글로벌 창업평가기관 스타트업지놈 조사 결과 전세계 300개 도시 중 창업하기 좋은 곳 9위에 올랐다.
"실패할 기회라도 달라" 인바운드 창업지원 먼길 그럼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창업환경 격차가 크다. 외국인 창업시 느끼는 어려움도 적잖다. 다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고 영어 등 외국어 활용에도 제한이 있다. 이 때문인지 주요국 중 외국인 창업자가 설립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없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비자 정책도 개선 대상으로 꼽힌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창업준비비자(D-10-2), 개인창업비자(D-9), 법인창업비자(D-8) 등을 받으려면 갖출 서류가 많고 요건도 까다롭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자본금 100원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사업 능력 등을 증빙하기 위해 적어도 1000만원 이상 필요한 걸로 알려졌다. 어렵사리 창업비자를 받아도 외국인에게 국내 은행대출이나 투자유치는 난제다.
판데이 교수는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통화에서 "영주권을 가지면 학생비자일 때에 비해 비자 갱신이 덜 번거롭다는 것뿐, 투자를 받거나 사업을 할 때 변화는 느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외국인'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도 경험이라는데, 외국인 창업가들은 실패할 기회라도 갖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56,400원 ▲1,100 +1.99%) C랩에서 분사한 아가르왈 판카즈 태그하이브 대표는 "항상 외국인이니까 조금 더 (노력)해야 하더라. (투자자들은) '외국인에게 투자했다가 한국을 떠나면 어떡하느냐' 하고 걱정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끈질긴 노력으로 '외국인 창업 K-유니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태그하이브는 시리즈A까지 투자 받고 한국·인도 양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패스트퐁은 제13회 청년기업가대회 본선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했다.
"외국인이 창업한 K-유니콘 만들자" 꿈일까 창업 생태계가 강한 나라는 대체로 인바운드가 활발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적극적이다. '1파운드 창업'은 영국의 대표적 창업장려정책이다. 창업시 법인 등기이사 수와 자본금에 대한 제한을 없앴다. 이 같은 파격은 글로벌 투자금이 몰리고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이 발달하는 촉매가 됐다.
프랑스의 프렌치 테크 티켓은 외국인 창업, 취업 및 투자자 등 3가지 분야에 걸쳐 4년의 유효기간 동안 직계가족동반이나 취업 허가서 생략 등 장벽을 낮춰준다. 외국인 창업자들이 거주 등 다른 걱정 없이 프랑스 내에서 사업에 열중하도록 지원하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인바운드 프로그램 '고 오스트리아'는 스타트업에게 2주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EU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출 등 자금과 시설, 네트워킹 등을 지원한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다투곤 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들을 벤치마크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창업비자를 발급할 때 매출액 요건뿐 아니라 기술성과 사업성을 고려하고, 취업비자 발급시에는 기량 검증을 통해 요건을 완화해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31일 서울 강남구에서 글로벌스타트업센터(GSC)를 연다. GSC는 인바운드 코리아 정책의 대표사례로, 국내 창업을 원하는 외국인 기업가들에게 비자·세무·법률 업무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인바운드 강국은 중기부만의 몫은 아니다. 정부가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범부처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인재와 자본 등의 국내 유입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프랑스는 해외 인력과 기업을 프랑스로 유치하기 위한 '프렌치테크 티켓' 제도를 운영한다. 비자 및 거주허가 간소화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기업(팀)은 창업초기부터 성장과정 전 구간에 걸쳐 인큐베이팅·사업자금·비자혜택 등을 받는다. 현지 거주 애로사항은 상담데스크를 통해 풀어준다. 정부와 공공이 힘을 합친 조직 라프렌치테크가 이 정책을 관장한다. 프랑스는 영국을 제외하면 EU(유럽연합) 가운데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발달한 걸로 평가된다.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의 시다르타 비크람 판데이 교수는 네팔 출신이다. 운동 겸 치료 용도의 스마트 탁구대 개발기업 패스트퐁에 참여했다. 네팔·이란 등에서 한국에 온 창업멤버들은 해외수출까지 활발히 하고 있지만 사업은 물론 비자갱신 등에서도 어려움이 끊이지 않았다. 판데이 교수는 유창한 한국어로 "2007년 유학생으로 한국에 왔을 때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많은 외국인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큰 장벽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대한민국은 합계 출산율 0.7명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겪고 있다. 해외진출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뿐 아니라 국내인구와 시장을 키워 경제위축 요인을 상쇄하는 것이 큰 과제다. 자본·인재·기업 등 경제 핵심요소의 국내유입을 늘리는 이른바 '인바운드' 전략이 아웃바운드(해외진출)와 병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창업 열기가 높다면 경제 생태계 전체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재앙적 인구위기, 자본·인재·기업 위축 불보듯 2023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100명의 다음 세대가 70명(70%)이 된다는 뜻이 아니다. 부모 2명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으므로 사실상 200명의 다음 세대가 70명(35%)이라는 계산이다. 이 출산율이 두 세대동안 유지되면 200명이던 조부모 세대는 손자·손녀 대에 24.5명으로 급감한다.
인구절벽뿐 아니다. 지난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964~1974년생을 뜻하는 2차 베이비부머가 올해부터 법정은퇴연령(60세)에 진입한다. 60대 남녀 고용률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인구가 많은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 행렬은 2024~2034년 사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0.38%p 하락시킨다는 시나리오다.
이대로면 노동력이 감소하고 소비시장 위축도 잇따를 수 있다. 출산율 제고와 함께 시급한 경제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그 중에서도 외국인 인구를 국내에 유입하는 인바운드 대책이 절실하다. 인바운드 창업 또는 취업은 국제경험과 네트워크를 가진 외국인 창업자들을 국내에 유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내외국인들이 자극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혁신을 촉진한다.
이밖에도 노동인구 유입 등 인바운드 경제가 지니는 장점이 적잖다. 실제로 외국인들의 접근성이 좋은 서울시는 최근 글로벌 창업평가기관 스타트업지놈 조사 결과 전세계 300개 도시 중 창업하기 좋은 곳 9위에 올랐다.
"실패할 기회라도 달라" 인바운드 창업지원 먼길 그럼에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은 창업환경 격차가 크다. 외국인 창업시 느끼는 어려움도 적잖다. 다문화에 대한 포용력이 부족하고 영어 등 외국어 활용에도 제한이 있다. 이 때문인지 주요국 중 외국인 창업자가 설립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없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하다. 비자 정책도 개선 대상으로 꼽힌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창업준비비자(D-10-2), 개인창업비자(D-9), 법인창업비자(D-8) 등을 받으려면 갖출 서류가 많고 요건도 까다롭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자본금 100원만 있으면 창업이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사업 능력 등을 증빙하기 위해 적어도 1000만원 이상 필요한 걸로 알려졌다. 어렵사리 창업비자를 받아도 외국인에게 국내 은행대출이나 투자유치는 난제다.
판데이 교수는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 통화에서 "영주권을 가지면 학생비자일 때에 비해 비자 갱신이 덜 번거롭다는 것뿐, 투자를 받거나 사업을 할 때 변화는 느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여전히 '외국인'이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는 것이다. 그는 "실패도 경험이라는데, 외국인 창업가들은 실패할 기회라도 갖기를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56,400원 ▲1,100 +1.99%) C랩에서 분사한 아가르왈 판카즈 태그하이브 대표는 "항상 외국인이니까 조금 더 (노력)해야 하더라. (투자자들은) '외국인에게 투자했다가 한국을 떠나면 어떡하느냐' 하고 걱정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럼에도 끈질긴 노력으로 '외국인 창업 K-유니콘'의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태그하이브는 시리즈A까지 투자 받고 한국·인도 양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패스트퐁은 제13회 청년기업가대회 본선에 올라 가능성을 확인했다.
"외국인이 창업한 K-유니콘 만들자" 꿈일까 창업 생태계가 강한 나라는 대체로 인바운드가 활발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지원에 적극적이다. '1파운드 창업'은 영국의 대표적 창업장려정책이다. 창업시 법인 등기이사 수와 자본금에 대한 제한을 없앴다. 이 같은 파격은 글로벌 투자금이 몰리고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이 발달하는 촉매가 됐다.
프랑스의 프렌치 테크 티켓은 외국인 창업, 취업 및 투자자 등 3가지 분야에 걸쳐 4년의 유효기간 동안 직계가족동반이나 취업 허가서 생략 등 장벽을 낮춰준다. 외국인 창업자들이 거주 등 다른 걱정 없이 프랑스 내에서 사업에 열중하도록 지원하는 셈이다.
오스트리아 인바운드 프로그램 '고 오스트리아'는 스타트업에게 2주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EU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출 등 자금과 시설, 네트워킹 등을 지원한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를 다투곤 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들을 벤치마크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창업비자를 발급할 때 매출액 요건뿐 아니라 기술성과 사업성을 고려하고, 취업비자 발급시에는 기량 검증을 통해 요건을 완화해주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31일 서울 강남구에서 글로벌스타트업센터(GSC)를 연다. GSC는 인바운드 코리아 정책의 대표사례로, 국내 창업을 원하는 외국인 기업가들에게 비자·세무·법률 업무 등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인바운드 강국은 중기부만의 몫은 아니다. 정부가 명확한 비전을 세우고, 범부처 차원에서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인재와 자본 등의 국내 유입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그하이브
- 사업분야교육, IT∙정보통신
- 활용기술인공지능, 블록체인
- 업력***
- 투자단계***
- 대표상품***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태그하이브' 기업 주요 기사
관련기사
- 기자 사진 김성휘 차장 sunnykim@mt.co.kr 다른 기사 보기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