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직행 막는 '홀드백'…모태펀드 영화계정 흥행 영향 미칠까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4.02.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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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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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 영화시장 활성화를 위한 '홀드백'(극장 상영 후 2차 시장 공개) 제도를 이달 내 마련하기로 한 가운데 모태펀드 영화계정 출자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한국벤처투자는 지난달 '모태펀드 영화계정 2024년 1차 정시 출자사업'을 발표했다. △한국영화 메인투자 △중저예산 한국영화 등 두 분야에 각각 210억원, 115억원씩 출자해 420억원, 23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다.

주목적 투자는 한국영화 프로젝트다. 한국영화 메인투자 펀드는 약정 총액의 90% 이상을, 중저예산 한국영화 펀드는약정 총액의 25%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이번 출자사업에서 특이할 점은 홀드백 조건이다. '영화 분야 투자는 문체부에서 정한 홀드백 조건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통 적용 의무사항이 달렸다. 앞서 지난해 말 발표된 '모태펀드 영화계정 2023년 11월 수시 출자사업'에도 홀드백 준수 요건이 포함됐다.

홀드백은 영화가 극장에서 인터넷TV(IPTV)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2차 시장으로 풀리는 시점 사이에 일정 기간을 두는 것을 뜻한다. 영화가 2차 시장으로 직행하지 않고, 극장에서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다. 프랑스에서는 이미 홀드백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영화시장에서도 관례적으로 홀드백을 적용하고 있다. 통상 손익분기점(BEP)를 맞추는 작품의 경우 1~2개월 정도 극장에서 상영하고, IPTV로 풀린다. IPTV에 노출된 이후 추가로 1~2개월 뒤에 OTT 시장에 풀리게 된다. 흥행 여부에 따라 시점은 더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 있다.

문제는 최근 홀드백 기간이 짧아졌다는 점이다. 크게 상승한 극장 관람료 탓에 극장을 찾는 사람은 줄고, OTT 구독 모델이 보편화되면서 IPTV와 OTT로 향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투자사·배급사·젝작사·IPTV 등으로 구성된 '한국 영화산업 위기 극복 정책협의회'를 만들어 문체부와 홀드백 의무화를 논의 중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 자율협약 형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내로 홀드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홀드백이 모태펀드에 적용되면서 벤처캐피탈(VC)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영화 투자사인 VC 입장에서 흥행이 어려워 보이는 영화는 빨리 IPTV, OTT로 넘겨 수익을 내야 한다. 그러나 홀드백이 적용되면 의무적으로 극장에 걸어둬야 하는 기간이 필요하고, 수익화가 쉽지 않다. 홀드백을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는 모태펀드 자금을 기피하는 움직임도 나올 수 있다.

콘텐츠 전문 VC 관계자는 "예매율과 개봉 일주일 관객 수만 봐도 영화의 흥행 여부는 어느 정도 가늠된다. 100%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괄적으로 적용하긴 어렵다"며 "흥행 여부 혹은 영화 제작 규모에 따라 홀드백 기간을 차등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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